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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63024231
· 쪽수 : 544쪽
· 출판일 : 2020-12-08
책 소개
목차
13장.
14장.
15장.
16장.
17장.
18장.
19장.
20장.
21장.
후일담 1장. 돌아온 운
후일담 2장. 아이를 처음 만난 순간
후일담 3장. 그리고 그 후
저자소개
책속에서
허태웅이 시간을 버는 사이에 허태선과 그 가족들은 꽤 멀리도 도망쳤다.
그러나 운의 수하들은 그들보다 빨랐으며, 그들을 태운 마차는 수도를 좀 벗어났을 때 진명에게 붙들렸다. 수척해진 얼굴로 끌려온 허태선은 눈빛만은 형형한 채 운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밧줄에 꽁꽁 묶여 있는데도 참으로 오만했다.
같이 붙잡혀 온 허태선의 부인은 오래전 미색으로 유명했던 게 사실인지, 여전히 아름다웠으나 눈물로 엉망이었다. 그녀는 눈물 바람을 하며 제발 살려 달라고 빌기만 했다. 그 옆엔 허태웅의 부인이 있었다. 그녀는 허태웅을 원망하며 악을 써 댔다.
그 조금 떨어진 뒤엔 천으로 얼굴을 가린 여인이 앉아 있었다. 다른 길로 몰래 도망쳤다가 조금 전 잡혀 들어온 여자였다. 뒤늦게 들으니 허태웅의 첩이라 했다. 운은 무심히 시선을 돌렸다.
가장 중요한 허여소가 보이지 않았다. 운이 싸늘한 시선으로 허가의 식솔들을 샅샅이 훑었는데도. 허여소의 머리카락 하나 보이지 않았다.
“허여소는 이미 그때 도주한 듯합니다. 속히 수색대를 꾸리겠습니다.”
운에게 다가온 진명이 귓속말을 전했다. 운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진명은 병사들에게 모두 궁으로 끌고 가라고 지시를 내렸다.
“잠깐.”
병사들이 허가의 식솔들을 모두 끌고 가기 위해 움직이려 하는 데, 운이 갑자기 그들을 막아 세웠다. 영문도 모른 채 멈춘 병사들과 진명이 의아하게 운을 보았다. 운은 시선을 한곳으로 하고 걸음을 움직였다.
운이 다가서자 천으로 얼굴을 가린 여인이 움찔거렸다. 코앞에 선 운이 고개를 푹 숙인 채 저를 외면하고 있는 그녀를 말없이 내려다보았다.
“벗겨.”
“예? 예, 전하.”
당황한 병사가 다가와 얼굴을 가리고 있는 천을 벗겨 내었다. 엉망으로 된 머리카락 사이에 얼굴이 반쯤 드러났다. 얼굴에 흉터라도 있는 건가. 아니면 무엇을 감추려 하는 건가. 어떻게 해서든 운에게 얼굴을 보이지 않기 위해 여자는 고집스레 고개를 숙였다.
“헉!”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카락을 우악스럽게 움켜쥔 운이 여자의 얼굴을 들어 올렸다.
“……!”
드러난 여자의 미색에 놀란 것이 아니었다. 이상하게 낯이 익었다. 알 수 없는 불안감과 익숙함에 심장이 쿵쾅댔다. 고집스럽게 천으로 얼굴을 가릴 땐 언제고. 막상 얼굴이 드러나니 홍요가 체념 어린 얼굴로 운을 올려다보았다.
“오랜만이구나, 운.”
태웅의 첩으로 들어와 앉은 그녀를 누구 하나 사람 취급 하지 않았던 이들은 흑운왕에게 인사를 건네는 홍요를 황당하게 쳐다보았다. 오랜만이라니. 운이라니. 두 사람이 아는 사이였던가……?
다정한 그녀의 인사에 허가의 식솔은 물론 주위를 에워싸고 있던 병사들이 일제히 당황했다. 홍요와 눈을 맞추는 운의 눈빛에 거친 풍랑이 일었다. 홍요는 무언가를 가늠하듯 운을 살피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날 기억하니?”
기억……하냐고?
무엇을……?
갑자기 속이 뒤틀리고 머리가 윙윙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