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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한국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63161462
· 쪽수 : 420쪽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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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병원에서 돌아온 밤, 내 방을 찾은 어머니는 나에게 스스로 주사 놓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것은 이후로도 그녀가 날 위해 주사를 놓는 일 따윈 없다는 의미였다. 이로 인해 이 집을 떠나야 되는 걸까 염려스러웠던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어머니, 혹시 이 병에 걸린 게 제 탓일까요?”
“아니, 그런 건 아니야. 다만 조금만 더 일찍 알았다면….”
조금만 더 일찍 알았다면. 풀이하면 이랬다. ‘너를 입양하기 전에. 너를 이 집에 데려오기 전에. 네가 나를 어머니라고 부르고 너를 내 딸이라고 말하기 전에 너의 병력을 알았더라면 나는 너로 인해 이토록 당황스럽고 귀찮은 일 따윈 생기지 않았을 텐데 무척 아쉽구나’라고.
“엄마, 그냥 두고 엄마 식사하세요. 쟤 좀 봐. 혼자서도 잘하잖아.”
아들의 말이 맞다. 은율은 또래의 아이들이 그렇듯 입 주변으로 지저분하게 소스를 묻히거나 테이블 위로 음식을 흘리거나 하는 법이 없었다. 오히려 바짝 붙은 선주 때문에 아이는 애써 불편함을 감추고 있었다. 그제야 선주는 깨달았다. 자신의 시선과 관심을 필요로 하는 아이를 갖고 싶었지만 오히려 시선과 관심을 요구하는 쪽은 언제나 자신이라는 것을.
암만 곁을 내줘도 눈치채지 못하는 아이. 챙겨주지 않아도 혼자 잘하는 아이. 함께 있으면 불편해지는 아이. 함께 지낸 6개월 동안 선주를 단 한 번 엄마라고 부른 아이. 가만히 놔둬도 스스로 자라 어른이 될 것 같은 아이. 선주가 필요하지 않은 아이. 선주는 그날 이후 이 손님 같은 아이가 얄미워졌다.“엄마, 그냥 두고 엄마 식사하세요. 쟤 좀 봐. 혼자서도 잘하잖아.”
아들의 말이 맞다. 은율은 또래의 아이들이 그렇듯 입 주변으로 지저분하게 소스를 묻히거나 테이블 위로 음식을 흘리거나 하는 법이 없었다. 오히려 바짝 붙은 선주 때문에 아이는 애써 불편함을 감추고 있었다. 그제야 선주는 깨달았다. 자신의 시선과 관심을 필요로 하는 아이를 갖고 싶었지만 오히려 시선과 관심을 요구하는 쪽은 언제나 자신이라는 것을.
암만 곁을 내줘도 눈치채지 못하는 아이. 챙겨주지 않아도 혼자 잘하는 아이. 함께 있으면 불편해지는 아이. 함께 지낸 6개월 동안 선주를 단 한 번 엄마라고 부른 아이. 가만히 놔둬도 스스로 자라 어른이 될 것 같은 아이. 선주가 필요하지 않은 아이. 선주는 그날 이후 이 손님 같은 아이가 얄미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