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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호러.공포소설 > 한국 호러.공포소설
· ISBN : 9791163162742
· 쪽수 : 376쪽
· 출판일 : 2022-06-15
목차
1. 압록강 뱃사공
2. 돌아온 탕아
3. 마마신이 찾은 마을
4. 붉은 비단의 저주
5. 화피
6. 낙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선노미가 헉, 숨을 들이마신 것과 만춘이 이쪽을 돌아본 것은 거의 동시였다.
달빛에 드러난 만춘의 눈빛은 잘 벼린 날카로운 칼날 같았다. 시선이 이쪽으로 향했을 뿐인데도 칼에 베이는 기분이 들었다. 선노미는 확신했다. 저자는 맹인이 아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맹인 행세를 하고 있다! 그리고 방금 제 비밀을 들킨 걸 알아차렸다!
선노미는 엉금엉금 뒤로 기어 연암에게 다가갔다. 만춘에게 발각된 이상, 더는 시간을 끌 수 없었다. 그는 고의로 눈을 멀게 하려고 했다. 이제 거리낄 것도 없어진 마당에 무슨 짓이든 하려 들 것이다. 그 전에 이 집을, 이 마을을 떠나야 한다!
선노미가 흔들어 깨우자 연암은 가늘게 실눈을 떴다. 눈을 떴는데도 그는 제 몸을 흔들어대는 선노미를 보고 있지 않았다. 그저 천장에만 망연히 시선을 둘 뿐이었다. 선노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증거였다. 선노미는 있는 힘을 다해 연암을 일으켜 세웠다.
“나리, 지금 빨리 떠나야 해요!”
“난데없이 그게 무슨 말이냐?”
“자세히 설명할 시간이 없으니 어서요!”
(낙원 中)
세득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딜 가려고 그래요?”
순심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물었다.
“이쪽으로 오는 모양인데 손 놓고 있을 순 없잖아.”
세득은 방문으로 다가가 문고리를 건 뒤, 밥상을 손에 들고 벽에 바짝 몸을 붙였다. 안으로 들어오기라도 하면 남자 머리를 내리치려는 속셈이었다.
터벅터벅.
발소리가 문 앞까지 다가선 뒤 딱 멈췄다.
아버지, 저 왔어요. 어머니, 문 좀 열어주세요.
구복은 온몸이 와들와들 떨렸다. 아들들을 안고 있는 순심의 팔에 점점 힘이 들어갔다.
안 들여보내주면 못 들어갈 줄 알고.
애걸하던 남자의 목소리가 갑자기 싸늘해졌다. 등골이 서늘해질 정도로 섬뜩한 목소리였다. 따뜻했던 온돌 바닥도 기분 나쁜 냉기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 같았다.
(돌아온 탕아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