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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3506882
· 쪽수 : 300쪽
· 출판일 : 2024-11-15
책 소개
목차
제이드 1 : 2019년 10월
제이드 2
제이드 3
제이드 4
제이드 5
영숙 1 : 1971년 4월
영숙 2
영숙 3
영숙 4 : 1972년
영숙 5 : 1973년
제이드 6 : 2019년 11월
영숙 6 : 2019년 9월
제이드 7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제이드, 정말 유감이에요. 수지는 정말 좋은 분이었어요.”
요양원 행정 직원인 메기가 나를 꼭 껴안으며 그렇게 말했다. “좋은 분이었다”는 건 아마 세상을 뜬 누구에게나 쓰는 표현일 것이다. 메기는 유령과 같은 상태였던 엄마가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알 리 없었다. 평생 엄마를 봐왔던 나조차도 엄마가 어떤 사람이었냐고 물으면 뭐라고 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성적이고 말이 없는 사람?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사람? 엄마는 다른 사람들에게 하는 것처럼 나를 향해서도 넘어올 수 없는 얇은 벽을 쳐놓고, 그 벽 너머의 자신을 결코 보여주려 하지 않았다.
내 주의를 끌었던 것은 별로 궁금하지도 않은 어른들 사이의 대화가 아니라 할아버지 품에 안겨 있는 매들린이었다. 할아버지는 여러 차례 해본 듯 익숙한 자세로 매들린을 무릎에 앉혔다. 처음엔 얌전히 안겨 있던 매들린은 시간이 흐르자 지겨워졌는지 몸을 꿈틀대며 할아버지가 입고 있는 녹색 카디건의 단추를 만지작거리거나 수염을 잡아당기려고 장난을 쳤다. 그때마다 할아버지의 눈가에 세 가닥의 주름이 잡히며 얼굴 전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내게는 한 번도 보여주지 않던 온화한 미소였다. 나는 언젠가 백화점에서 본 밝은 금발 곱슬머리에 푸른 눈동자를 한 아기 천사 인형과 똑같이 생긴 매들린과, 매들린에게 상냥한 할아버지를 번갈아 바라보면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당시에는 알지 못했던 ‘소외감’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