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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한국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63162971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2-03-18
책 소개
목차
- 수현의 시간
- 04
- 08
- 12
- 16
- 20
- 가보항
- 현채의 시간
- 24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 방면에선 동질감을 느끼긴 했지만, 그러면서도 멋대로 상대가 누군지 검색해보는, 계산이 아닌 학습된 듯한 착실함과 순진함에는 거부감을 넘어 짜증마저 일었다. 수현이 본 그녀는 적어도 그의 기준에선 딱히 부족할 게 없는 녀석이었다. 먹고 살 걱정이 없이 살아온 이들은 남에게 관심이 많은 것일까. 이해할 수 없는 부류였다.
수현은 이제 자신이 무엇을 바라고 현채를 만나기로 했는지도 모호해졌다. 그렇다면 반대로, 녀석은 왜 나를 만나러 왔을까.
녀석은 수현이 누구보다도 돈이 절실하다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우연이라고 했지만, 돈이 필요한 사람을 찾고 있던 것일 수도 있었다. 온라인에서의 수현을 보고 자신의 뜻에 동조할 사람이라고 여겼는지도 몰랐다. 그렇담 사정은 달라도 녀석 또한 돈이 필요할 것이다. 녀석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한 가지뿐이었다. 수현은 고개를 창 쪽으로 다시 돌렸다. 녀석을 시험해 볼 필요가 있었다.
“아, 형님. 여기 원주예요.”
영호의 대답에 피로가 묻어나왔다. 영호는 한동안 수현을 사장님이라고 부르다가 최근부터 다시 수현을 형님이라고 불렀다. 수현은 영호와의 거리가 좀 더 멀어진 듯 느꼈다. 그것은 영호도 마찬가지였다. 호칭은 친근할지 몰라도, 위계가 희미해지고 규칙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늘었다.
수현은 이혼을 하면서 렌터카 지점을 몇 개만 남기고 프랜차이즈 업체에 매각했다. 아내와의 재산 분할 때문이었지만, 일할 의욕이 떨어진 이유가 더 컸다. 규제와 단속이 심해지면서 이전과 같은 영업을 하기도 버거워졌다. 이전처럼 렌터카에 GPS를 장착해 마구잡이로 추적하는 것도 고객의 동의가 없으면 불가능했다. 그렇다고 GPS를 쓰지 않을 수는 없었지만, 규제가 신경이 쓰이는 것은 사실이었다.
경찰의 함정수사에 걸린 것이 결정적 계기였다. 지난 3월, 경찰서에서 있었던 일은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