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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왈가닥 비바리

조선의 왈가닥 비바리

천영미 (지은이)
고즈넉이엔티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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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왈가닥 비바리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조선의 왈가닥 비바리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91163163015
· 쪽수 : 420쪽
· 출판일 : 2022-04-15

책 소개

허망하게 부모님을 떠나보내고 형제들과도 생이별한 만덕은 천애고아로 탐라에 홀로 남겨진다. 만덕은 버려지듯 들어간 기방에서 각자의 아픔을 가진 월향과 육손을 만나고, 그들은 서로를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그렇게 시작된 기방 생활은 천방지축 만덕이 덕분에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다.

목차

1부
2부

저자소개

천영미 (지은이)    정보 더보기
성신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7년여간 대학 강사로 일했다. 지금은 호주 시드니에서 인문학 강사로 활동 중이며, 외국인들에게 한국 역사와 문화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첫 장편 《조선의 등 굽은 정원사》로 2020년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스토리 부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글쓰기를 시작했고, 2024년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조선의 품격》으로 대상을 차지했다. 그 외의 작품으로는 《조선의 왈가닥 비바리》가 있다. 저자는 조선 시대 역사를 기반으로 한 글쓰기에 관심이 많아, 조선 시대 문헌 속에 갇힌 인물들을 발굴하고, 그들을 생동감 있게 표현해내는 후속 작품들을 집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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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아까요, 제가 바다에 대고 막 소리친 거 보신 거죠? 제가 살짝 미쳤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음…… 하루아침에 가족을 모두 잃었거든요. 그런데 옆에 남아 있는 건 바다뿐이라서……. 그래서 막 소리 지른 건데, 지금은 속이 조금 시원해진 거 같아요.”
만덕이 바위에 톡톡 발길질을 하며 중얼거렸다.
“미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니 걱정 마. 나도 매일 바다에 나와 중얼거린단다. 언제든 내 얘기를 들어주는 건 바다뿐이니까. 바다는 우리 얘기를 듣고, 또 파도에 실어 멀리 보내버리기도 하니까……. 바다에 털어놓으렴. 조금은 편해질 수 있게.”
육손이가 아이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히히힛, 아즈방이랑 저는 조금 잘 통하는 거 같아요.”
아이가 방긋 웃었다.
그리고 갑자기 사내의 거칠고 큰 손 안에 아이의 작은 손이 쏙 들어왔다. 흠칫 놀란 사내는 작고 여린 손을 뿌리칠 수 없었다. 별처럼 빛나는 아이의 미소에 오히려 사내의 마음이 시렸다.
‘이 아이는 정말 괜찮은 걸까.’
아이의 굴곡진 삶이 더 이상 애처로워지지 않기를 사내는 속으로 빌고 또 빌었다.


갑자기 월향이 흐느끼기 시작했다.
“아즈망, 갑자기 왜 우세요?”
“네가 왜 우리 남매를 노제시켜? 왜 등이 휘게 일해서 번 돈으로 고작 우리를 살리겠다는 거냐고?”
“그야 아즈방이랑 아즈망이 제 가족이니까요. 가족도 날 버리고 떠났을 때, 그래도 날 받아주고 지켜주신 분들이니까요. 사랑과 관심을 넘치도록 받으면서 이곳에 살고 있으니까요. 물건 만들 때마다 행여라도 등잔 기름 떨어질까 봐 몰래 채워주시는 아즈방이랑, 부르튼 손에 바르라고 슬쩍 약을 가져다 놓으시는 아즈망이 진짜 제 가족이니까요. 그 보살핌 덕에 제 삶이 따끈따끈해졌어요. 그러니 다른 생각 마시고, 객주 차릴 준비나 도와주세요. 저는 탐라에서 가장 멋들어진 객주를 차릴 거니까요. 고양이가 담벼락을 뛰어넘으려면 잔뜩 웅크리고 있잖아요? 저는 오늘부터 웅크린 고양이가 될 거예요. 잘 준비해서 이때다, 싶으면 도약할 거예요. 아주 아주 높이요! 그러니 두 분은 딱 저만 믿으시고 건강하셔야 돼요. 제가 꼭 호강시켜 드릴게요.”
“으이구, 저 허풍! 으이구, 저 사고뭉치!”
월향이 빨개진 코를 팽, 풀며 눈물을 닦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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