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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3166405
· 쪽수 : 328쪽
· 출판일 : 2025-07-15
책 소개
목차
곱디고운 작약 진흙에 지고
눈물꽃
봄은 어디에서 오는가
멍처럼 푸른 쑥물이 주룩 흐르고
좋은 세상이 어디 있는지는 몰라도
강물은 돌고 돌아 바다로 나가지 이내 몸은 돌고 돌아 어디로 가나
사나운 뇌성벽력이 단번에 몰아치니
지나가는 개에게 물린 꿩
이목구비 달린 것 차이 없고 몸 안에 든 오장육부도 매한가진데
어느 쪽이어도 영영 이별의 길
붉디붉은 노을이 핏빛으로 멍들어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편이 낫지 않을까. 마음에 깊은 미련 하나 갖고 사는 것도 괜찮겠지. 슬픔의 색깔로 물든 마음을 오랫동안 붙잡고 있으면 그것이 생을 지탱해줄 수도 있겠지. 그것은 무쇠처럼 무겁고 강렬할 것이다. 비가 오면 빗속에서 그 짙은 쇠 냄새를 맡으며 몸속으로 스며드는 비를 따라 울 수도 있을 것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울 수 있는 그 마음이 생을 끌어가는 힘이 될 것이다.
미아는 이해했다. 닥쳐올 미래까지 알 수 있었다. 다시 한번 결연해졌다. 살자고 마음먹은 체념으로 억센 팔자의 슬픔이 물러났다. 어미가 노래 부르듯 평생 팔자 타령한 까닭을 이해했다. 여자는 팔자 속에서 살아야 했다. 살자고 마음먹으면 무엇이든 아주 못 견딜 만하지는 않을 것이다. 희망을 버리면, 스스로에 대한 연민도 따라 버릴 수 있을 것이다. 미아는 입을 벌렸다. 노래했다. 이제 스스로를 위해 노래하는 일이 없을 거였다. 앞으로는 오직 명에 따라서만 입으로 노래가 흐를 거였다. 미아는 그것을 알았다. 단 한 가지, 스스로를 위로하던 위안을 그렇게 빼앗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