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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한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91163166627
· 쪽수 : 368쪽
· 출판일 : 2025-12-01
책 소개
권정희 작가 7년 만의 미스터리 스릴러!
『데스 앤 라이프 걸』은 권정희 작가가 7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말이 사람을 죽게 할 수도, 살게 할 수도 있다’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이 소설에는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자 하는 작가 특유의 따스한 시선이 녹아 있다.
대학원에서 범죄심리학을 전공한 권정희 작가는 말이 사람의 심리와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했다. 또한 말의 온도가 공감의 깊이로 결정된다는 것에서 착안해, 공감 능력이 없는 소시오패스와 공감 능력이 무척 좋은 엠패스 간의 흥미롭고 독특한 대립 관계를 완성했다.
특히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사회의 비인간성에 대항하는 여고생 윤설아의 모습은 비슷한 처지의 어려운 이들을 외면하지 않고 순수한 인간성 지키는 것을 무기로 한 ‘공감형 히어로’라는 새로운 유형의 주인공을 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권정희 작가가 들려주는 죽음의 전주, 그 미스터리한 음악의 정체
학교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엠패스와 소시오패스의 숨 막히는 꼬리잡기
『데스 앤 라이프 걸』은 현실을 자신이 만드는 영화로 취급하며 단지 흥미를 위해 사람들을 희생시키는 소시오패스 류정화(18)와 그녀의 덫에 걸린 이들을 구하려는 죽음의 소리를 듣는 여고생 윤설아(17) 그리고 삶의 무게에 짓눌려 허덕이면서도 꿋꿋이 어려운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기간제 상담 교사 강재경(34)의 대립과 연대를 그려낸 이야기이다.
죽었다 깨어난 뒤 죽음의 위기에 처한 이들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 윤설아는 그녀의 이야기를 유일하게 믿어주는 상담교사 강재경의 도움을 받아 사람들을 구해나간다. 이내 모든 ‘죽음의 전주’가 시작되는 곳에 서 있는 류정화의 존재가 밝혀지지만 언제나 희생자들이 스스로 죽음을 택하도록 조종해왔던 그녀의 악행을 증명할 방법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2년 전 설아의 언니, 승아의 죽음에도 역시 류정화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드러나며 상황은 급변한다. 심지어 재경에게 범죄자의 딸이라는 낙인을 남긴 것 역시 정화였음이 밝혀지자, 설아는 교복 속에 숨어 수년간 아무도 모르게 사람들을 해쳐온 류정화의 또 다른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서 2년 전 종결된 언니의 죽음의 비밀을 찾아나서기로 한다.
작가는 절망 속에 고립된 인간이 끝내 스스로 죽음을 택하게 되는 이른바 ‘사회적 타살’ 문제를 ‘죽음의 전주’라는 미스터리한 소재를 통해 풀어냈다. 이로써 죽음과 상응하는 고통에 매몰된 이들을 구할 방법은 단지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라는 명료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죽이려는 자와 죽음을 막으려는 자의 치열한 심리 스릴러
고립되어 죽음에 직면한 이들을 구하는 것은 단지 우리의 선한 관심
『데스 앤 라이프 걸』 작품 속 갈등은 한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는다. 내키는 대로 시나리오를 쓰고 죄책감 없이 누군가를 죽음으로 몰아가는 가해자 류정화는 가정에서 옳고 그름을 배우지 못하고 안정적인 지지를 받아보지 못한 아동학대 피해자이고, 사람들을 삶으로 이끄는 윤설아는 당사자조차 알지 못하는 죽음의 신호에 누구보다 가까이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 설아를 돕는 재경도 류정화 때문에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피해자이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삶을 포기하지 않는 생존자이다. 이는 현실 속 수많은 당사자성을 품고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도 다르지 않다.
마찬가지로 소설에서 묘사하는 영웅의 모습 또한 아주 평범하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살리고 싶다’라는 생각만으로 기꺼이 고생을 자처하는 정의로운 주인공 윤설아와 어려움을 겪어본 탓에 타인의 목소리도 쉽게 지나치지 못하는 조력자 강재경뿐만이 아니다. 더 큰 권위와 위협 속에 숨죽인 채로도 끝내 잘못된 일을 바로잡고자 하는 희생자들의 공감과 연대가 바로 류정화를 저지하는 무기인 것이다.
때문에 이미 오랜 기간 죽음이 넘쳐나는 한국 사회에 이토록 인간적인 얼굴을 한 소설, 『데스 앤 라이프 걸』은 분명한 시사점을 가진다. 최소한의 공통점으로 끈끈하게 이어지는 설아와 재경 그리고 다른 피해자들처럼, 소외되고 고통받는 또 다른 ‘나’를 외면하지 않을 때야말로 우리가 스스로를 구하고 지켜낼 수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목차
Chapter 1
1 첫만남
1-1 아무 일도 없을 리 없는 하루
2 류정화 & 윤설아
2-1 신데렐라를 꿈꾸는 악녀
3 지우고 싶은 과거
3-1 삶과 죽음 사이에서
4 죄책감이라는 감정의 소용돌이
4-1 아슬아슬한 줄타기
5 음악 소리가 들려오면
5-1 기적의 생환
Chapter 2
6 남겨진 자들의 슬픔
6-1 먹잇감 & 희생양
7 과거가 말을 걸어오다
7-1 죽음의 징조
8 어쩌면 공감력 제로 소시오패스
8-1 달콤살벌한 거짓말
9 요지경 속 딜레마
9-1 살아는 있을까?
10 어쩌면 공감력 만렙 엠패스
10-1 그깟, 모래알 따위
11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
11-1 졸지에 사생팬?
Chapter 3
12 잔인한 고백
12-1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
13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다
13-1 끝나지 않은 악몽
14 죽이려는 자, 살리려는 자
14-1 너의 불행은 나의 행복
15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 작가의 편지
저자소개
책속에서

어디선가 인기척이 느껴졌다. 다시 현실이었다. 아니, 꿈인가? 특유한 향이 코끝을 자극했다. 엄마의 섬유 유연제 냄새도, 아빠의 애프터셰이브 냄새도 아니었다.
무슨 냄새지? 꿈이 아닌가? 그때 들려오는 말소리가 내 귀를 쫑긋하게 했다.
“있잖아, 네 언니!”
누구지? 혹시 아는 음성인가 가물가물 생각을 떠올려보려는데 이어지는 말이 내 뇌리에 꽂혔다.
“자살한 거 아니야. 자살… 당한 거야.”
다음 말을 들으려 집중할수록 자꾸만 잠이 쏟아졌다. 아니 정신이 혼미해진다는 게 맞는 표현이었다. 이렇게 죽는 건가? 그렇게 정신을 잃었다. 아니, 잠이 든 걸지도. 아니면 그조차 꿈이었을지도.
날카롭던 정화의 목소리와 함께 그녀를 어디서 봤었는지 기억해냈다. 학생의 명찰에 시선이 머물렀다.
‘양윤정’
그래, 이름이 양윤정이었다.
열여덟, 반짝반짝 빛나고 생기가 돌아야 할 나이. 윤정 학생의 얼굴은 어두웠고, 깊이를 알기 힘든 우울의 그림자까지 덕지덕지 묻어났다. 게다가 엄지손톱은 얼마나 물어뜯었는지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흡사 세상의 모든 고난과 고민은 다 짊어진 것 같은 모습이었다.
짠한 동시에 화가 났다. 그런 그녀를 보고 있자니 문득 단어 하나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먹잇감!’
일진 학생들에게, 사회의 소시오패스들에게, 그녀는 접근하기 딱 좋은 ‘먹잇감’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