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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64134564
· 쪽수 : 316쪽
· 출판일 : 2020-02-24
책 소개
목차
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또 차이고 말았어 10
에필로그; 또는 린지 리 웰스의 챕터 292
작가의 말 300
부록 302
감사의 말 314
리뷰
책속에서
콜린은 산란한 정신 상태로 아늑한 침대에 눕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카펫 깔린 바닥에 큰 대자로 벌러덩 누웠다. 그는 ‘비참함의 열기sorry fever’라는, 마음에 쏙 뜨는 표현이 완성될 때까지 ‘너의 영원한 사랑yrs forever’을 애너그램으로 끼워 맞춰 보았다. 그리고 그 비참한 열기에 휩싸인 채 머릿속에 각인된 그녀의 메시지를 반복해서 읊었다.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그의 명치끝에서 뻐근한 느낌이 전해져 왔다. 울음을 덧셈으로 풀어 볼까? 우는 나, 거기에 더하기 눈물. 하지만 콜린은 울고 싶은 것과 정반대의 끔찍한 기분을 느꼈다. 나에게서 뭔가를 빼야 하나? 그는 계속해서 한 가지 단어만을 생각했다. 영원한forever. 흉곽 바로 아래서 화끈거리는 통증이 전해져 왔다.
콜린은 다시 화제를 돌렸다. “가끔 네가 얼간이처럼 굴 때가 있어. 앞으로는 네가 날 싫어하지 않는다는 걸 티 나게 보여 줬으면 좋겠어.”
“그러니까 날더러 더 노골적으로 알랑거려 달라는 거지? 역시 넌 내 절친이야. 난 널 너무 사랑해. 넌 세상에 둘도 없는 천재야. 밤새도록 너랑 붙어 있고 싶어. 뭐, 이래 달라는 거 아니야? 하지만 난 그럴 생각이 없어. 그런 건 지츠핑클러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하지만 네가 천재라는 건 인정해. 세상에 그 머리로 못할 게 뭐가 있겠어? 난 그런 네가 부러워.”
“아직 안 끝났어. 잠깐 목을 축이고 있을 뿐이야. 뭐, 아무튼 비실천가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실없이 행동하는 것뿐이었어. 그냥 죽치고 앉아 농담만 줄줄 늘어놓고, 또 뭔가 실천하려는 사람들을 조롱하며 살아왔지. 네가 다시 용기를 내 또 다른 캐서린에게 대시할 때도 난 널 신나게 비웃기만 했어. 매일 밤 온갖 서류를 이불 삼아 덮고 소파에 늘어져 잠을 자는 홀리스를 볼 때도 그랬지. 네가 벌집을 쐈을 때도 엄청 잔소리를 늘어놨잖아. 난 옆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면서. 더 이상은 그렇게 살지 않기로 했어. 이제부터는 실천가가 되기로 했다고.” 하산이 마운틴 듀를 마저 비우고 캔을 우그러뜨린 후 바닥에 툭 떨어뜨렸다. “봐, 방금 난 뭔가를 해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