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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4712601
· 쪽수 : 200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_정신병이라는 이름
모놀로그_만사가 너무 좋고 너무 싫은 사람
죽고 싶다
우울의 자식
진단은 늦었지만, ADHD
내 행복이 거짓이라고요?
모든 게 잘 되고 있다는 믿음: 조증 선글라스
고백도 안 했는데 차였어요
사랑하는 사람들은 왜 모두 나를 떠나가?
ADHD의 사랑
차였지만 춤을 추자
만능 정신병자의 고기능 조증
사고 쳤다
조증의 추억
북부 대공의 은밀한 조증
내일부터 갓생 산다
각성과 약
행복과 우울 사이 그 어딘가
태풍, 장마 그리고 뭉게구름
건강함이라는 환상
의사와 심리상담사와 귀신과 글
에필로그_조증과 나의 글쓰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병원에 가면 저의 이유 없는 행동에 이름이 붙습니다. 우울증입니다, ADHD입니다, 조증입니다. 판정받고 나면 인생의 가이드라인이 생긴 것 같아요. ‘맥락 없이 눈물이 난다! 우울증이다! 항우울제 처방 늘려! 상사에게 기분 나쁜 농담을 던진다! 앗! 충동성 ADHD다! 아침에 약 빼먹었군! 내일 약 챙겨 먹고 가서 죄송하다고 해!’ 이렇게요.
저는 여전히 좋은 일이 있으면 “좋아! 너무 좋아악!” 소리 지르고,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것에 “사랑해” 키스를 보내고, 하고 싶은 일은 당장 다 해 보고,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고 살고 싶어요. 자꾸 찾아오는, 과히 슬픈 날에는 글을 쓸래요. -중략- 아니면 최소한, 부정적인 마음을 제 글의 뮤즈로라도 부려 먹을래요. 평생 함께해 온 정신병 중 어떤 부분은 나 자신으로 이해해 받아들이고, 어떤 부분은 현명히 몰고 다니면서 살아보려 해요.
한 시간 동안 집중해서 엔터를 누르고 누르지 않는 게 거의 고문이었다. 작고 하얀 방에서 나는 말 그대로 미쳐갔다. 30분이 지났을 무렵에는 자포자기한 채 엔터를 누르면 안 되는 순간에도 마구 내리쳤다. -중략- “선생님… 검사가 너무 힘들어서 죽을 것 같았어요.” 선생님은 독방에서 초주검이 되어 나온 내 표정을 살폈다. 검사 결과를 볼 필요도 없었다. 내 얼굴에 다 쓰여 있으니까. 저는 30분도 집중할 수 없는 지독한 ADHD 환자입니다. 저를 당장 학술 연구용으로 쓰셔도 됩니다. 최고의 샘플이 당신 눈앞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