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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독일소설
· ISBN : 9791165086664
· 쪽수 : 172쪽
· 출판일 : 2026-04-25
책 소개
목차
역자의 글
변신
시골 의사
판결
책속에서
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 잠자가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침대 위에서 끔찍한 벌레로 변해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는 갑옷 같은 등을 바닥으로 한 채 누워 있었고, 고개를 조금만 들어 올리면 갈색의 배가 보였다. 배는 약간 둥글게 부풀어 있었고, 아치 모양으로 나뉜 단단한 마디들로 구분되어 있었다. 이불은 그 몸을 간신히 덮고 있을 뿐이었고 언제라도 미끄러져 떨어질 듯했다. 몸의 다른 부분에 비해 한심할 정도로 가느다란 수많은 다리들이 그가 바라보는 동안 무력하게 휘저어지고 있었다.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그는 생각했다. 그것은 꿈이 아니었다. 그의 방은 비록 조금 작기는 했지만 제대로 된 사람의 방이었고, 익숙한 네 벽 사이에 평화롭게 자리 잡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직물 견본들이 널려 있었다. 잠자는 외판 사원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위의 벽에는 그가 최근 삽화 잡지에서 오려내어 멋진 금박 액자에 넣어 둔 그림이 걸려 있었다. 그 그림에는 모피 모자와 모피 목도리를 두른 여인이 똑바로 앉아 팔뚝까지 덮는 커다란 모피 머프를 보는 쪽으로 들어 올리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그레고르는 창밖의 칙칙한 날씨를 바라보았다. 빗방울이 창유리에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고, 그 소리는 그를 꽤 우울하게 만들었다.
“조금만 더 자서 이 모든 헛소리를 잊어버리면 어떨까.”
--- 변신
나는 큰 곤경에 처해 있었다. 급히 떠나야 할 일이 눈앞에 닥쳐 있었고, 십 마일 떨어진 마을에서 중병에 걸린 환자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와 그곳 사이의 넓은 길은 거센 눈보라로 가득했다. 마차는 하나 있었다. 가볍고 바퀴가 커서 우리 시골길에 잘 맞는 마차였다. 나는 모피 옷을 단단히 여미고 의사 가방을 손에 든 채 이미 마당에 서서 떠날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문제는 말이었다. 바로 그 말이 없었다. 내 말은 지난밤 이 혹독한 겨울에 과로한 탓에 죽어 버렸다. 하녀 로사는 지금 마을을 돌아다니며 말을 빌리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소용없는 일이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눈더미에 점점 더 파묻혀 움직일 수 없게 된 채 나는 그저 무력하게 서 있었다.
잠시 뒤 대문 앞에 로사가 혼자 나타나 등불을 흔들었다. 이런 여정에 누가 자기 말을 빌려주겠는가. 나는 마당을 다시 한 번 둘러보았지만 아무런 방법도 찾을 수 없었다. 정신이 딴 데 가 있고 괴로움에 시달리던 나는 발로 수년째 방치된 돼지우리의 낡은 문을 쿵 하고 걷어찼다. 문은 경첩 위에서 덜컹거리며 열렸다가 다시 닫혔다. 말에게서 나는 듯한 따뜻한 기운과 냄새가 흘러나왔다. 안에서는 흐릿한 마구간 등불이 밧줄에 매달려 흔들리고 있었다. 낮은 우리 안에 웅크리고 있던 한 남자가 파란 눈을 드러낸 얼굴을 내밀었다.
“마차를 준비할까요?”
그가 네 발로 기어 나오며 물었다. 나는 할 말을 찾지 못한 채 몸을 숙여 우리 안에 무엇이 더 있는지 들여다보았다. 로사가 내 곁에 서 있었다.
--- 시골 의사
가장 아름다운 봄날의 어느 일요일 오전이었다. 젊은 상인 게오르크 벤데만은 강을 따라 길게 늘어선 집들 가운데 한 채의 1층 방에 앉아 있었다. 그 집들은 높이와 색깔만 다를 뿐 거의 똑같이 생긴 낮고 가벼운 구조의 건물들이었다. 그는 막 해외에 있는 소꿉친구에게 보낼 편지를 다 쓰고, 장난스럽게 느릿느릿 봉투를 봉한 뒤 팔꿈치를 책상에 괴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강과 다리, 그리고 맞은편 강둑의 연한 초록빛 언덕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고향에서의 처지가 마음에 들지 않아 몇 년 전 러시아로 사실상 도피하듯 떠났던 그 친구를 떠올렸다. 지금 그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사업을 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사업이 꽤 잘되는 듯 보였지만, 친구가 점점 드물게 보내오는 편지에서는 오래전부터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는 불평이 느껴졌다. 그는 이국 땅에서 헛되이 애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국적인 짙은 수염도 어린 시절부터 익숙했던 그의 얼굴을 제대로 가리지 못했고, 누렇게 뜬 피부는 점점 깊어지는 병을 암시하는 듯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그곳의 동포 공동체와도 거의 교류가 없었고, 현지 가족들과의 사교적인 관계도 거의 없었다. 그렇게 그는 마치 영원한 독신 생활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