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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5121167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0-07-21
책 소개
목차
1부 슬픔의 변천사
사소한 오류 · 13
통점(痛點) · 14
슬픔의 변천사 · 16
거지주머니병 · 18
원피스의 계절 · 20
술잔을 중심으로 · 22
울음을 불러내어 밤새 놀았다 · 23
상처를 읽는 방식 · 24
석양증후군 · 26
압박붕대 사러간다 · 28
바이올린을 빙자함 · 30
어머님 전 상서 · 32
서쪽을 바라볼 때 · 34
2부 능소화도 엄마가 있었을 거야
개구리증후군 · 37
민달팽이 약사(略史) · 38
독도법(讀圖法) · 39
비문증(飛蚊症) · 40
공범 · 42
나무늘보처럼 달리기 · 44
나를 위한 아다지오(adagio) · 46
새들에게 고함 · 48
해바라기 · 50
버킷리스트 1 · 52
능소화도 엄마가 있었을 거야 · 54
지하경제 · 56
남한강 당초문 · 58
3부 파란만장이 다녀가셨다
잠깐 울어야겠다 · 61
죽고 싶은 꽃 · 62
깊이에 대하여 · 64
파란만장이 다녀가셨다 · 66
달력 속에 염소가 산다 · 68
풍장의 전말 · 70
당신이라는 서쪽 · 72
탁란(托卵) · 74
죽음의 형식 · 76
황금분할방식 · 78
서귀포 옮겨 적기 · 80
경계에 대하여 · 82
절정 그리고 · 83
4부 바오밥나무 그림자에게 다녀왔다
거짓을 보았다 · 87
문득 · 88
꽃의 스펙트럼(spectrum) · 90
슬픔을 방목하다 · 92
이미테이션(imitation) · 94
뜨거운 밥 · 95
수상하다 · 96
꽃다발을 받는 방식 · 98
바오밥나무 그림자에게 다녀왔다 · 100
꽃에 대하여 말해야겠다 · 102
생일 · 104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 · 106
페르소나 · 108
설득할 수 없는 것들 · 110
꽃밭의 재구성 · 112
발문 천 번을 계획하고 만 번을 망설이는 울음 / 이성목 · 114
저자소개
책속에서
슬픔의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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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양귀비 꽃을 보러갔다
아편이 되지도 못하는 씨방을 감싸고
꽃은 뜨거운 핏빛이다
-
한사코 핀다는 것은
더는 참지 못하겠다는 비명인 줄 아니까
저 빨강을 고요히 바라보기로 한다
-
맵고 짜고 질긴 것들을 탐방하며
나를 탕진하던 날들을
개양귀비 꽃잎에 구구히 빗댄다
-
길가의 간판을 밤새도록 읽으며 베꼈던 이름들
개양귀비개다래개미지옥개살구개밥바라기그리고개새끼
저것들을 부르다 놓쳐버린 길들이 뒤엉켜
밤마다 가위에 눌리는데
-
울기 좋은 곳도, 울기 좋은 때도,
남들이 모두 차지했으므로
나는 그냥 팥죽솥처럼 끓기로 한다
-
마침내 슬픔이 따듯해졌다
--
바오밥나무 그림자에게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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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조차 비만인 삶이 있다
-
걷고 걷고 걸어도
닿을 수 없는 길을
걷고 걷고 걷다가
-
숨어들기 넉넉한 그림자를 만났지만
빈손을 주머니에 감춘 채
까무룩 잠든 시늉이나 하다가
-
거미로, 나비로, 바위자고새로,
칡넝쿨로, 지칭개로,
강물로, 는개비로, 돌풍으로,
-
어쩔 수 없으면 사람으로,
-
또 무엇 무엇으로 거듭된 생을
다 실토해도
저 침묵의 길 위에 이파리 하나 보탤 수 없겠지만
그래도 발설하지는 마, 천 년쯤 혼자 알고 있어,
-
세상이 다 아는 비의(悲意)를 간곡히 전하면서
발목 튼실하고 가시 촘촘한 엉겅퀴로 다시 오겠다고
그런 줄이나 알고 있으라고
저린 발 주무르는
-
몸집 큰 슬픔이 나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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