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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당신은 이렇게 죽을 것이다](/img_thumb2/9791165344672.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91165344672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22-10-0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죽음이라는 마지막 여행을 준비하며
1. 죽는다는 것은
2. 당신은 이렇게 죽을 것이다
3. 경험담을 남길 수 없는 경험
4. 죽음, 그 후
5. 당신은 마음대로 죽을 수 없다
6. 준비하지 못한 죽음
7. 누군가에게는 선물이 될 죽음
8. 어떻게 죽을지 선택할 수 있는가
9. 자연사가 불가능해진 시대
10. 죽음을 설계하다
11. 마지막 징검다리
12. 웰빙의 완성, 웰다잉
13. 생의 마지막 결정
에필로그 : 나는 이렇게 죽을 것이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생전에 아버지는 친구 분들이 “아들이 피부과 의사여서 그런지 얼굴에 검버섯이나 잡티 하나 없이 깨끗하다”고 하며 부러워한다는 자랑 아닌 자랑을 하셨습니다. 그렇게 나는 아버지 얼굴에 작은 잡티나 검버섯이 보이면 병원으로 모셔와 레이저로 없애드리고는 했습니다. 그러나 계속되는 기침과 가쁜 숨은 내 눈앞에서 바로 사라지게 할 수 없었습니다.
(…)
어쩌면 아버지는 이런 불편한 장치들을 왜 해야 하고, 꼭 해야만 하는지, 자신의 상태는 어떻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이런 것들이 궁금하지는 않았을까요. 당시 아버지와 나는 필연적으로 다가올 죽음에 대해 공감하고 있었지만 죽음이라는 단어를 대화에 끌어들일 용기는 없었습니다.
(…)
‘당신은 이렇게 죽을 것이다’라는 말은 어쩌면 아버지에게 하고 싶었지만 차마 하지 못했던 말, 그리고 미래의 나를 향한 선언이기도 합니다. 나에게 아버지의 마지막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침대 곁에서 이 책을 펼쳐놓고 우리 모두 언젠가 한 번은 떠나야 할 죽음이라는 여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프롤로그 : 죽음이라는 마지막 여행을 준비하며)
죽음은 누구에게나 두려운 것이고,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합니다. 감정적으로는 가족, 친지, 친구들과 영원히 헤어지게 된다는 이별에 대한 두려움이고 신체적으로는 죽음의 순간이 고통스럽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일 것입니다.
죽음에 대한 감정적인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과의 많은 대화와 자기 성찰을 통해 이별을 준비하는 정리의 시간을 가짐으로써 조금씩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고통스럽지 않을까 하는 신체적인 두려움은 막연한 상상에서 비롯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염려는 죽음을 앞둔 마지막 투병 기간 내내 감정을 어둡게 짓누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죽음의 순간은 전혀 고통스럽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참고한다면 막연히 고통스러울 것이라는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죽음이 다가오면 뇌의 기능이 서서히 사라지면서 의식을 잃어가게 됩니다. 통증이라는 감각을 느끼는 것은 뇌의 기능이 정상일 때 가능한 것이어서 죽음이 가까워져 점차 의식이 사라지는 상태에서 고통스럽다는 감각 자체는 극도로 무뎌지거나 존재하지 않게 됩니다. (3. 경험담을 남길 수 없는 경험)
흔히 “사람은 죽으면 모두 한 줌의 재로 돌아간다”고들 합니다. 이 말은 인생의 덧없음을 표현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세상에 흔적을 남기지 않고 자연에 회귀하고자 하는 바람을 담은 말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죽어서 한 줌의 재가 된다는 것이 결코 쉬운 것만은 아니기도 합니다. 죽음을 앞둔 당사자의 의지와 가족 간의 충분한 논의 후에 적절한 장례 방법을 선택하지 못한다면 저절로 한 줌의 재가 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4. 죽음, 그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