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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65347536
· 쪽수 : 532쪽
· 출판일 : 2023-06-08
책 소개
목차
2화 패랭이를 쓴 홍시
3화 거기、그대로 있으라
4화 지금부터 거래를 시작하지
5화 홍시의 정체
6화 극악무도한 녀석
7화 은빛 세상 아래
8화 가까이 서는 마음
9화 네가 필요하다
10화 선녀와 산신령
11화 대단한 가문의 장자
12화 반갑지 않은 손님
13화 조금씩 한 걸음씩
14화 누구시오
15화 너보다 귀해
16화 조선 최고의 여인
17화 젖어 들다
18화 임자 없는 여자
19화 잊거나 잊지 않거나
20화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
21화 도량이 좁은 사내
22화 등 뒤에서
23화 원
24화 널뛰는 마음
25화 까치가 몰고 온 손님
26화 내 아들이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저, 저기! 사람! 사람입니다! 대장! 나무에 사람이 매달려 있습니다!”
월호와 지담은 단숨에 칼을 빼 들었다. 부러져 가는 나뭇가지를 간신히 붙잡고 사람이 매달려 있는 것이 보였다.
“뒤로 물러나소서. 위험합니다.”
보이는 것은 형체뿐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다. 월호의 청에도 완은 움직이지 않고 나뭇가지를 주시했다. 우직, 우지직. 가지는 계속해서 부러졌다.
“그만 나뭇가지를 놓고 아래로 뛰어내려라.”
허나 가지를 붙잡은 녀석은 아무런 처신을 하지 않았다. 두려움에 신음을 흘리지도, 살려 달라 악다구니를 쓰지도 않았다. 본디가 담이 좋은 것인가, 아니면 두려워 넋을 놓은 것인가. 아무런 반응이 없자 완은 또다시 회유했다.
“죽고 싶은 일이 아니라면 뛰어야 살 것이다. 받아 들 것이니, 뛰어라.”
“셋을 셀 것이다. 셋에 그 가지를 놓아라. 하나.”
완이 앞으로 팔을 뻗었다.
“이, 이쪽으로 떨어져라! 내 쪽으로! 내 쪽으로!”
행여나 귀한 분의 몸으로 낙하할까, 지담은 목소리를 높이며 허둥지둥 팔을 쭉 내밀었다.
“둘, 셋.”
우지지직. 가지는 기어이 나무로부터 제 몸을 분리했고, 완은 그 모습을 지켜보다 성급히 셋을 불렀다. 가지보다 먼저 떨어지는 녀석을 보며, 지담은 받아 들 요량으로 날렵하게 움직였다.
“대자아앙!”
하지만 마치 아래에서 완이 잡아당긴 것처럼, 녀석은 완의 품으로 수직 낙하했다.
쿵!
- 1화 세자、출궁 出宮 하다
여인임이 들통날까, 용희는 저도 모르게 자꾸만 얼굴을 숨기게 되었다. 사람 속도 모르고, 지담은 눈앞의 홍시가 자꾸만 불량한 태도로 말을 이어 가는 것이 못내 비위 상했다.
“너,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들어라.”
지담의 냉한 음성에 용희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굳이 사내와 시선을 마주하지 않아도, 온몸으로 뿜어져 나오는 살기를 모를 수는 없었다.
“지금까지의 방자함은 웃으며 넘겨주겠다. 생각 같아선 당장 네놈을 패대기치고 싶지만, 그분의 뜻이 그러하니 백 번도 참고 넘어가 주지.”
한주먹 거리도 안 될 것 같은 홍시의 어깨를 붙잡으며 지담은 목소리를 낮추었다. 그 음성이 어찌나 살벌한지 용희는 말을 잃었다.
“하지만 내게 금상의 어명이 내려온들 두 번은 참기 힘들 것이다. 하니 다시 마주치는 일은 없길 바란다.”
당연한 결과였다. 뼈와 살이 모두 그분의 것인 지담에겐, 당장 목을 베어도 아깝지 않은 홍시 녀석이었으니까.
“다시 만나 그분의 심기를 어지럽히거든, 내 칼이 네놈을 가만두지 않을 테다.”
대를 거쳐 섬겨야 할 국본을 곁에서 뫼시는 일. 어지간한 충성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럼 나도 한마디만 하겠소.”
“무엇을 말이냐?”
하나 어디 만만한 상대였겠는가.
“한 번만 더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간 그쪽 손목이 남아나질 않을 것이오.”
“뭐, 뭐라?”
용희는 굴하는 법 없이 더욱 낭랑한 목소리로 입술을 열었다.
“그대가 섬기는 사람이지 내가 섬기는 사람은 아닌 것을 모르오?”
- 4화 지금부터 거래를 시작하지
“나의 청을 들어주고 나면, 내가 너의 청을 하나 들어줄 것이다.”
“청을…… 말이오?”
“분명 청을 들어주겠다 했소?”
“무엇이든지.”
“하나 그것을 내 어찌 믿어야겠소?”
“믿고 믿지 않고는 네 소관이 아니더냐. 지금 하는 거래는 말로 보여 줄 일이 아니니, 너 또한 나를 판단하여 결단을 내려라.”
용희는 또다시 입술을 다그어 물었다. 지담과 월호가 멀찍이 모습을 드러냈고, 주지승은 가만히 두 사람을 바라보다 발길을 돌려 처소를 나섰다.
“다시 한번 묻겠다.”
하늘은 또 어찌나 높고 푸르른지, 세상을 뒤집어 두 이의 발아래에 놓아 드리고 싶었다.
“나와 거래를 해 보겠느냐.”
- 4화 지금부터 거래를 시작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