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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65348380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23-11-01
책 소개
목차
10. 스카샤인
11. 놀이공원의 이상한 무료 티켓
12. 폭포에 숨겨진 비밀
13. H.A.B 서약
14. 아빠의 그리피스
에필로그_다시, 공중에 떠 있는 집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퍼머루트 밖에서 라이톤들이 폴로들에게 자신을 숨기며 사는 방법은 세 가지 정도가 있어. 첫 번째는 헤프너 저택처럼 보이지 않는 건물 속에 사는 방법이야. 퍼머루트가 생길 때 그 모습을 감추기만 한 경우지. 대부분은 퍼머루트에도 집이 있는 부유층인 경우가 많아서, 필요에 따라 옮겨 다니는 거라고 보면 돼. 일부는 퍼머루트에 살기 싫어서 폴로들 세상에 남았지만, 그렇다고 폴로들과 사는 것도 싫어서 숨어 지내는 괴짜인 경우도 있어.”
설명하는 진의 눈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어딘지 모르게 흥분한 것 같았다. 이안은 영문도 모른 채 설명을 듣고 있었다.
“두 번째로 너희 엄마가 그동안 하셨던 것처럼, 폴로들과 함께 살면서 폴로인 척 정체를 감추는 방법이 있어. 폴로들 세상에서 같은 공간을 이용하며 살아야 하니까 능력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어려움이 있겠지. 하지만 잘만 숨으면 다른 라이톤들도 찾아내기 힘들어. 그래서 퍼머루트에서 어떤 이유에서건 도망친 라이톤들이 이 방법을 많이 쓴다고 들었어.”
이렇게 설명하는 비비스도 어쩐지 흥분한 것처럼 보였다.
이안은 왜 갑자기 비비스와 진이 눈을 반짝이며 이런 설명을 해 주는 건지 다음 말을 듣고서야 이해가 갔다.
“마지막으로 공간 자체를 다른 공간과 연결해서 숨는 방법이 있다고 들었어. 평상시에는 폴로들과 함께 사니까 두 번째 방법과 같아. 하지만 필요할 때 연결된 공간을 작동시키면, 두 공간이 연결되고 보호막 같은 게 생기는 거야. 작동시킨 라이톤에게만 보이기 때문에 몰래 숨을 수 있는 거지. 아마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연결이 풀릴 텐데, 그때까지 그 누구도 접근할 수 없는 거라고 했어. 근데! 이게 라이톤의 목숨을 걸 만큼 엄청난 능력을 써야 만들 수 있는 위험한 방법이라고 들었어. 그래서 실제로 연결된 집을 본 라이톤은 없지.”
진이 흥분과 설렘을 애써 감추며 차분히 설명을 마쳤다.
“그런데 연결된 공간을 작동시키는 방법이 바로! 문의 방향을 바꾸는 거야! 바닥의 모양은 잠금장치일 거야. 잠금장치를 풀면 하루만 공간이 연결됐다가 사라진다고 들었어. 아마 폴로들 세상에서 너무 강한 힘을 오래 쓸 수 없기 때문일 거야.”
비비스도 기다렸다는 듯이 맞장구를 쳤다.
이안은 그제야 엄마 클레어가 경찰들과 대화하면서도 유독 바닥에, 계단에, 문에 신경 썼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또 친구들이 왜 이렇게 흥분했는지도 알 것 같았다. 아무도 본 적이 없는 ‘연결된 집’에 가 볼 기회가 생긴 것이다.
- 9. 연결된 집
“아……. 지금 그것까지 설명하기엔 시간이 너무 없다. 대번포트 님은 정말 괜찮다. 나를 여기 보낸 것도 대번포트 님이니까 걱정하지 말아라. 자, 어서들 먹자.”
아린은 음식이 가득 차 있는 아이들의 접시에 먹을 것을 더 놓아 주며 말했다.
“괜찮을 거야.” 비비스는 이안과 진을 보며 나직이 말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이안을 구하러 와 준 비비스의 아빠인 아린을 믿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대번포트 님이 괜찮다니!’
아이들은 비로소 마음이 놓였다. 서로를 바라보며 안도와 신뢰의 눈빛을 보냈다. 그러고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하루가 넘게 제대로 먹지 못했기 때문에 셋은 모두 허겁지겁 먹느라 정신이 없었다.
음식은 비워지고 나면 다시 생겨났다. 이안은 마법처럼 나타나는 음식을 보며 다시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신비로운 일은 봐도 봐도 질리지 않고, 절대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았다. 이안은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음식을 먹으면서도 계속 집을 둘러봤다.
비비스의 집은 외관과 내부 구조가 이안의 집과 똑같았지만, 가구와 소품이 달라서인지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이안의 집은 전체적으로 흰색 가구에 깔끔하고 잘 정돈된 분위기였다. 엄마가 손수 뜨개질한 소품들과 이안이 만든 작품이나 그림이 곳곳에 진열돼서 전체적으로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비비스의 집은 한마디로…… 재미있는 느낌이었다.
집 안의 가구들은 거의 나무로 되어 있었는데, 저마다 특별한 형태였다. 잘 깎고 다듬어진 나무가 아니라 자연 그대로의 나무가 변형된 느낌이었고, 마치 ‒테오도라의 진열장처럼‒ 움직이다가 잠깐 멈춘 것 같은 느낌이었다.
가구들은 아린이 직접 만든 것 같았는데, 그중에서도 테이블이 제일 눈에 띄었다. 거실 중앙에 놓여 있는 테이블은 마치 살아 있는 한 그루의 나무 같았다. 평평한 테이블 상판 위로 나뭇가지 같은 것이 여러 개 뻗어져 있었고, 그 끝엔 나뭇잎 모양의 쟁반이 달린 형태였다. 더욱 신기한 것은 이안이 먹으려고 하는 음식에 손을 대면, 음식이 놓인 쟁반이 공중에 떠올라서 이안 앞의 그릇에 음식을 저절로 내려놓는 것이었다.
- 9. 연결된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