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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5394585
· 쪽수 : 500쪽
· 출판일 : 2020-11-12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배경 지도
시대적 배경
주요 등장인물
북방의 하늘 - 칼날에 돋는 꽃 1~50
저자소개
책속에서
“지금 여루 임금님의 아버지 되시는 천자를 말하십니까?” “네, 그렇습니다. 그때 반란군을 물리치고 난 뒤, 국운을 되살리고자 단군조선의 국호를 대부여로 바꾸셨습니다. 그러시면서 조선이라는 이름을 버릴 수 없어 진한, 번한, 마한의 삼한 명칭을 진조선, 번조선, 막조선으로 바꾸셨지요. 그런데 그때도 배달겨레의 통합을 반대하던 세력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야만의 북방 유목족과 함께할 수 없다며 남쪽의 막조선으로 갔고, 그곳의 가리 칸께서는 그 무리들을 야산이 많은 동남쪽 지방의 진국으로 옮겨 가서 살도록 조치하셨습니다.”
히누리 공주는 산맥과 산맥이 겹쳐진 깊은 계곡 가운데를 이 강과 저 강이 흐르다가 만나는 곳이 바라보이는, 거기 너른 평원과 잇닿은 산기슭 자리에 우람한 돌을 차곡차곡 쌓아올려 세운 석성의 고을을 ‘아사달’이라 이름 짓고 부족장으로서의 삶을 새로이 시작했다. 배달겨레의 오랜 선조들이 명명한 이름들을 후손들이 때때로 자랑스럽게 계승하는 관습을 히누리도 그대로 본떠서 사용하는 것이다. 그녀는 두 줄기의 강 이름도 번조선 땅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좋도록 ‘살수’와 ‘한수’라 이름 지었다. 산맥의 가장 높은 멧부리는 아사달이라는 부족 명에 걸맞게 ‘백악산’이라 불렀다. 그녀를 중심으로 해서 빙 둘러선 부족민들은 산이 늘 흰 눈으로 덮여 있어 매우 성스러운 영산이라며 경외로 가득한 칭송을 아낌없이 쏟아 내었다.
신불사가 맨 선두에 섰다. 성곽 가까이 천둥 부대를 전진시키자 성벽 위의 화하족들이 화살을 쏘아 대기 시작했다. 적의 화살이 채 미치지 못하는 지점까지 다다른 뒤 신불사는 부대를 정렬시켰다. 코앞까지 들이닥친 무력시위에 화하족들은 허둥대며 성문 쪽으로 병력을 집결시키고 있었다. 어느덧 성루 주변으로는 나무 방패와 창을 든 군사들로 빽빽이 들어찼다. 성문이 파괴됐을 때 밀어붙일 인해전술을 준비하는 것이 분명했다. 신불사는 부하가 건네는 화살을 받아들고서 숯덩이가 이글거리는 화로 속에 담갔다. 헝겊 뭉치로 뚤뚤 감싼 화살촉은 송진이 묻어 있어 즉각 불덩어리가 되어 활활 타올랐다. 그는 불화살을 단궁 시위에 걸었다. 산뽕나무와 동물의 뿔, 힘줄, 아교 등의 재료를 합성하여 만든 단궁은 사거리가 2백 보에 달하는 대부여의 신무기였다. 그는 조준한 활시위를 힘껏 당겼다가 놓았다. 전쟁의 서막을 알리듯 불화살은 궤적을 그리며 성안으로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