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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국내 BL
· ISBN : 9791166058790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24-03-06
책 소개
목차
Chapter 2. 인터뷰
Chapter 3. 연애
Chapter 4. 중력
Chapter 5. 아스널 vs 웨스트햄
Chapter 6. Stand By Me
Chapter 7. 은밀도隱密島
Chapter 8. Full Moon
Behind― The―Scenes Story (차학윤 ver.)
저자소개
책속에서
“저한테, 왜… 잘해 주시는 겁니까…?”
“좋아하니까요.”
낙조에 물든 얼굴을 돌아보며 우스꽝스러운 질문을 하는 것에, 그는 역시 실없다는 듯 피식 웃으며 간략히 대답했다. 나는 왠지 절박해져 바로 또 이어 물었다.
“제가, 뭐가 좋으십니까?”
“얼굴이요.”
그러나 그는 이번에도 한만한 태도로 다만 내 얼굴로 손을 뻗어 와 거추장스럽다는 듯 젖은 뺨을 슥 훑어 닦으며 싱거운 대답을 툭하니 던지는 것이다. 그리곤 저 스스로도 우스웠는지 언뜻 고개를 숙이며 혼자 씩 웃고는, 찌푸린 눈으로 다시 시선을 맞추며 덤덤히 덧붙인다.
“체형도, 키도, 귓불도, 손톱 모양도, 속눈썹 길이도, 작정한 것처럼 딱이어서요.”
“…….”
태연한 어조였지만 더할 나위 없이 스스러운 고백이었다. 그에 기꺼워하는 나 자신이 진저리가 났다. 나는 들고 있던 와인병을 글라스 위로 급히 기울여 술을 따르고, 그것을 벌컥 들이켜 버렸다.
“…저는 나쁜 사람입니다.”
그리고 눈물이 그득 괴인 두 눈을 부릅뜬 채 힘겹게 고백을 했다.
“못됐긴 한데, 뭐 그렇게 나쁘진 않은데요.”
그는 눈썹을 짧게 치뜨며 대꾸했다. 나는 고개를 내저었다.
“저는 나쁜 사람입니다, 그리고, …더러운 사람입니다.”
“아, 그건 내가 단속할 거고.”
그리고 목을 조이며 속삭여 덧붙이는 것에도 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 심드렁히 말을 받는 것이다. 확신할 수 있다, 그는 내게 위험하다. 그런데…, 그런데.
공연히 서러운 마음에 눈시울이 뜨거워져 나는 급히 시선을 내리고 글라스에 가득 와인을 따랐다. 그리고 오연히 그것을 그의 앞으로 내밀었다.
“이 정도로는 소용없다니까….”
권태로운 기색으로 눈살을 찌푸리며 혼잣말을 하면서도 그는 그것을 받아 들었다. 그리고 말끄러미 응시하는 내 시선에서 역시 눈을 떼지 않은 채 천천히 고개를 젖히며 핏빛 도는 와인을 삼킨다. 굵은 목울대가 뱀처럼 꿈틀거렸다. 그리고 절반쯤 잔을 비운 그가 언뜻 글라스를 내리며 기대에 찬 얼굴로 돌연한 물음을 해 왔다.
“그럼 강재희 씨는, 내 어디가 좋습니까?”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럼 싫어합니까?”
“네.”
농담 같은 질문과 대답이 이어졌다. 그러나 그는 실망한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나는 가쁘게 북받치는 호흡에 입술을 벌린 채 달뜬 숨을 뱉어야 했다. 여유로운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그가 고개를 갸웃하며 이어 물었다.
“그럼, 날 싫어하는 이유는 뭡니까?”
“…내가 질 것 같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