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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세계의 종교 > 천도교
· ISBN : 9791166292361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25-07-20
책 소개
이 책은 네 개의 부로 구성된다. 1부 「청년, 동학을 만나다」에서는 ‘사람다운 삶과 사회’라는 문제의식, 정체성 탐색, 새로운 삶의 의미를 동학 안에서 발견한 청년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이들은 동학이 말하는 하늘마음(시천주), 사람을 공경하는 존재론(인내천), 생명 간 공생의 감각(이천식천)을 일상 속 실천으로 받아들인다.
2부 「청년, 동학을 말하다」에서는 전통 사상과 사상사로부터 참여형 사회, 동아시아 연대까지, 동학의 사유를 통해 새롭게 조망하고 연결한 철학적 성찰이 이어진다.
부 「청년, 동학하다」는 청년들이 실제로 동학의 가치를 기반으로 수행한 활동과 실천의 장이다. 평화운동, 어린이 인권, 인공지능 시대의 윤리, 교육 실천, 기술철학 등에서 동학은 더 이상 과거의 사상체계가 아니라 ‘현재의 삶을 전환하는 운동’으로 드러난다.
마지막 4부 「청년, 동학을 그리다」에서는 예술, 굿, 춤, 음악, 네트워크 등 감성과 창의가 융합된 동학적 상상력이 펼쳐진다. 동학 플로우, 바이브 네트워크, 굿판과 같은 장은 동학의 영성적 기반이 현대적 감각과 결합하며 어떤 방식으로 구현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은 오늘날 한국사회에 다시 불고 있는 ‘동학 공부’ 열풍 속에서도 특별한 위치를 점한다. 많은 이들이 동학을 역사적 기념일이나 농민혁명의 상징으로만 기억하는 가운데, 이 책은 동학을 지금 여기의 문제의식으로 전환시키는 청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았다. 각각의 글에는 전문 해석이 아니라, 동학을 통해 자신과 사회를 이해하고, 더 나은 세계를 모색하고자 한 치열한 사유와 감각이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책이 청년들에게 자기 주체성을 회복하고, ‘희망 없음’이 구조화된 시대에 스스로 ‘희망이 되겠다’는 선언을 담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후위기, 전쟁과 갈등, 성장주의의 파국, 탈정치의 무기력 속에서 이 청년들은 동학을 통해 연대의 감각을 회복하고, 생명과 존재의 윤리를 일상 속에서 다시 세워간다. 그들에게 동학은 과거를 위한 공부가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실천이고, 새로운 문명을 창조하는 ‘사상적 동반자’이다.
『청년, 동학을 짓다』는 특정 종교의 권유서가 아니다. 동학을 ‘짓는다’는 표현에는 단지 동학을 전승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각자의 방식으로 다시 살아낸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는 동학을 사상사적 유산이 아니라, 다시 삶의 리듬으로 되살리는 전환의 시작이다. 책의 부제인 ‘MZ, 다시 세계를 만나다’라는 말처럼, 이들은 동학을 매개로 다시 사회와 우주를 마주하고, 인간의 존재 이유를 다시 묻는다. 그 방식은 학문적 글쓰기, 활동기록, 감성 에세이, 철학적 성찰, 문화기획 구상 등 다양하며, 이 다양성 안에서 독자들은 새로운 동학의 얼굴을 만난다.
오늘날 ‘동학하는 청년들’의 등장은 동학의 미래를 말해주는 징후이자, 청년 세대의 새로운 사유 방식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 책은 시대가 청년에게서 희망을 읽어내기보다, 청년이 스스로 희망이 되는 시대적 장면을 포착하고 있다. 누군가가 해석한 동학이 아니라, 스스로 짓고 키워가는 동학. 이들의 글과 실천은 과거를 향한 경의이자 미래를 향한 초대장이다.
『청년, 동학을 짓다』는 시대의 전환기에, 동학을 통해 자신을 다시 읽고, 세상을 다시 잇고자 하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정치, 교육, 문화, 생태, 기술 등 어디서든 ‘다시 세계를 만나는’ 길을 모색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든든한 길벗이 될 것이다.
목차
서문
제1부 청년, 동학을 만나다
사람다운 삶과 사회로 가는 마중물 / 백진솔
별자리를 바꾸는 별 / 홍박승진
스물두 살 여름, 파랑새, 동학 / 김용한
동학과 정체성 / 이희연
동학과 동학들 / 장윤석
제2부 청년, 동학을 말하다
하늘마음, 하늘정치, 하늘문명 / 정은수
『전봉준, 혁명의 기록』, 읽다 / 고무정
동학에 이르는 길, 그리고 한국 사상사와 동학 / 임시헌
참여형 사회와 동학 / 타하라 마사토
편지_ 동아시아와 동학의 꿈 / 후지몽·고석수
제3부 청년, 동학하다
2022년 어린이 선언 / 박상희
동학과 한반도 평화, 그리고 어린이 / 이효정
인공지능 시대의 동학의 가치를 생각하다 / 박제형
매트릭스 백서 / 문영훈
제4부 청년, 동학을 그리다
동학 플로우(Flow), 동학을 춤추고 노래하다 / 송지용
굿판에서 만난 동학 / 양애진
바람과 흐름의 길 / 전범선
바이브 네트워크 / 김덕중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에게 있어 동학에 대해 더 깊이 알아가는 시간은 나 자신과 인간과 세계를 더 깊이 이해하는 시간이자, 어릴 적부터 나의 부족하고 모자란 부분들을 이해해주고 헤아려준 사람들로부터 받아온 배려와 사랑을 더 깊이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다. 부모님과 조부모님, 친구들과 벗들, 내가 알지 못하지만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의 노동과 수고, 자연과 만물의 존재 속에서 오늘의 내가 있을 수 있었음을 떠올려 보게 되는 시간들이었다. 그들과의 만남을 돌아보았을 때, 특히 내 마음을 밝히고 또 살리어주었던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을 향한 정성과 존중이 있는 말,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배려하는 행동, 하늘마음에서 피어난 듯한 사람의 맑은 미소였다. 이는 나에게 또 다른 하늘의 소리요, 하늘의 몸짓이며, 하늘의 얼굴이었다. 그동안 받아왔던 사랑들을 되돌아본다. 그동안 내가 받아왔던 사랑을 나 또한 조금이나마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며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나의 마음과 기운을 하늘의 마음과 기운으로 바르게 가꾸어, 앞으로 생명 만물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나 자신이기를 바란다. 나 자신이 먼저 변할 때, 그곳에서 사회의 변화도 시작될 수 있으리라.
동학에서 하늘을 내 안에 모시는 것, 그리고 누구나 하늘을 모실 수 있다는 것은 나를 인식함과 동시에 다른 존재를 타자화하지 않으면서 포용하게 한다. 포용 안에서 여러 정체성의 같음과 다름을 이해한다. 그것이 얽히며 다양성을 발현하게 한다. 동학은 머리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책을 읽고 이치를 알아 그렇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모신다는 것은 몸과 마음의 작용을 알아차리고 행하는 것이다. 행하지 않으면 동학을 한다고 할 수 없다. 이성이 고도로 발달해도 죽임이 계속 이어지는 것, 살린다는 것이 이성만으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 지금 시대에 동학이 필요한 이유를 보여준다.
동학은 3번의 진화를 거쳤다. 동학 1.0은 수운 최제우와 해월 최시형, 동학 2.0은 의암 손병희, 동학 3.0은 장일순과 김지하가 주도했다. 동학 1.0은 동학 창도와 동학농민혁명, 동학 2.0은 천도교 창건과 3·1혁명, 동학 3.0은 한살림운동으로 대표된다. 당대의 가장 중요한 문제를 짚으며 현실을 변화하고자 적극 행동했다. 그러나 이제 한 세대가 저물어 가고 있다. 새로운 세대가 부상하고 있다. 그렇다면 동학의 4번째 진화, 동학 4.0은 무엇인가? 모르겠다. 아직 무르익지 않았다. 청년동학은 여전히 미숙하다. 수줍다. 투박하다. 하지만 그렇기에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담지하고 있다. 청년동학이 동학 4.0의 맹아다. 이 책을 함께 집필한 동학청년이 동학 4.0의 주역이다. 우리가 마주한 국면은 앞선 3번의 시기만큼이나 중대하다. 동학청년은 시대적 책무를 짊어질 각오를 해야 한다. 권리를 내세우기에 앞서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성숙한 태도를 체화해야 한다. 노심자(勞心者)가 되자. 천성(天性)을 도야하여 천인(天人)으로 거듭나자. 동학청년부터 실천해야 한다. 하늘마음을 품을 때 하늘정치, 하늘문명이 이 땅 위에 세워질 것이다. 도리를 행하는 성인의 마음으로 나, 집안, 이웃, 나라, 지구를 살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