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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심리학/정신분석학 > 교양 심리학
· ISBN : 9791166812958
· 쪽수 : 308쪽
· 출판일 : 2021-03-26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
2012년 개정판 서문
2019년 개정판 서문
1장 엄마도 사람이다
2장 둘이서 추는 ‘애착의 춤’
3장 엄마와 나의 이야기
4장 과거의 메아리
5장 알면 바뀐다
6장 엄마의 인생을 들려줘
7장 사연을 읽다
8장 더는 못하겠다면
리뷰
책속에서
엄마도 한낱 인간이다.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이 책의 핵심 주제 또한 바로 이 말에 담겨 있다. 우리 문화 속에서 모녀 관계는 주로 위에서 아래로, 혹은 아래에서 위로 일방통행일 때가 많다. 한마디로 “너는 주고, 나는 받고”, “너는 의무를 다하고, 내겐 권리가 있고” 이런 식이다. ‘엄마’를 사회적 역할이 아니라 타고난 것으로 이해한다. 이런 시선은 엄마의 역할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정당화하고, 딸의 원망은 그 기대를 먹고 자란다. 우리 문화가 만들어낸 모성애 관념은 딸과 엄마 모두를 영원히 그 역할에 묶어두려 한다. 그래서 딸과 엄마가 여성 대 여성으로 같은 눈높이에서 보다 풍요롭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다.
“받은 대로 돌려준다.” 이 말은 또, 어릴 적 자신의 경험과 비슷한 방식으로 지금의 가족, 자기 아이들을 대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릴 때 폭군 같은 아버지 밑에서 자라 그런 행동을 관계 패턴으로 습득한 사람은 커서 가정을 꾸린 후에도 가족에게 폭군처럼 군다. 물론 모든 엄마가 폭군이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이 말은 인간 사이에 일어나는 일이 세대를 넘어 계속 전달된다는 의미다. 가족 문제는 세대를 넘어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 “어제 폭군에게 당하던 아이가 자라 어른 폭군이 된다.” 이 말은 미래의 우리 행동이 어릴 적에 형성된다는 의미이다.
엄마가 평생 사랑받은 경험이 없다고 해보자. 엄마는 자신에게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고 확신하지 못한다. 아이가 태어나 행복한 표정으로 엄마를 쳐다본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과도한 기쁨도 오래가면 견디기가 힘들어진다. 아이는 잠시 그런 마음을 안정시키려 시선을 돌리고, 엄마는 이런 행동을 오해한다. ‘아이도 나를 외면하는구나. 날 좋아하지 않아.’ 그 결과 교류는 중단된다. 아이는 외로이 혼자 남고, 이 경험이 뇌에 각인된다. 엄마의 의심과 고독이 아이에게로 전해진다. 이 순간 두 사람은 모두 외롭다.
이런 아이들은 예의 있게 거리를 두는 것처럼 보인다. 자신을 내보이지 않으면 거절당할 가능성도 낮아지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다. 사람을 피하고 자기를 지키기 위해 “누구도 필요 없어. 혼자서도 잘할 수 있어”라는 감정을 키운다. 그런 경험은 정말로 고통스럽다. 마음 저 깊은 곳엔 항상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는 사랑받지 못한다고, 환영받지 못한다고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