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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의 기억

망각의 기억

(잃어버린 나의 시간을 찾아서)

한은원 (지은이)
한국문화사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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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의 기억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망각의 기억 (잃어버린 나의 시간을 찾아서)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6850042
· 쪽수 : 276쪽
· 출판일 : 2021-02-27

책 소개

한은원 에세이.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꽃피는 그늘 그 너머', '그 너머 또 다른 세상'으로 총 3부로 구성되었다.

목차

글을 시작하며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옛집 앞에 피는 꽃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옛날이야기 듣던 밤에 도둑이
「조그만 하늘」 강소천
낮잠을 자지 않는다는 내 엄마
『아담 비드』 조지 엘리엇
딸의 이름을 미리 지어둔 젊은 청년
「소네트 33번」 엘리자베스 브라우닝
할머니들이 천국에서 다시 만날 때
「나비 웃음」 캐서린 맨스필드
할아버지의 회중시계로 여행하는 이상한 나라
「삶의 절반」 프리드리히 횔덜린

꽃피는 그늘 그 너머
길거리에 돈 뿌리던 사람
『베니스의 상인』 윌리엄 셰익스피어
순자 언니들과 함께했던 어린 시절
「엠마오 저녁식사에 함께 있는 부엌 하녀, 물라또」
나타샤 트레서웨이
나의 첫 백마 탄 기사
「뙤약볕을 - 시원하게 식혀주는 친구란」 에밀리 디킨슨
친구는 그런 거잖아요
「장강에서의 이별」 에즈라 파운드
선생님께 사랑을
「꽃들의 학교」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아낌없이 베풀어준 친구
「이야기 나눌 시간」 로버트 프로스트
소녀들의 감상적인 사랑
「사랑에 빠진 소녀」 라이너 마리아 릴케
마약을 했었다는 어느 남학생
「편안하게 무감각해」 핑크 플로이드
처음 자전거를 타던 아들아이의 웃음
「균형감」 아담 자가예프스키
제프리의 페루 동생 펩시
「아버지가 아들에게」 칼 샌드버그
캐나다 관광선 뽀빠이 아저씨가 말해준 예의
「예법」 엘리자베스 비숍
짐과 존의 사랑 이야기
「장례식 블루스」 W. H. 오든
우리 동네 신기료 아저씨
「신발수선공」 우다얀 타카르
매일 열심히 운동하는 엄마의 꿈
『반지의 제왕』 ?J. R. R. 톨킨
고도를 기다리는 방식
「고도를 기다리며」 피터르 베르헬스트
방울을 잡고 방울이와 함께 달리던 거리
「혼자 먹으며」 리영 리
앤아버의 뚱보 다람쥐
「우화」 랄프 에머슨
낙안읍성 마리아 할머니
「산수유꽃나무에 말한 비밀」 서정주
의사 선생님의 따듯한 농담
「의사들」 앤 섹스톤

그 너머 또 다른 세상으로
벤야민이 마음에 품은 천사
「곱사등이 난쟁이의 노래」 독일 동요
리히터가 싫어한 리히터
『소송 중』 으젠느 기유비크
카프카 소설이 보여주는 글쓰기의 힘
「셰에라자드」 리처드 시켄
도덕적인 너무나 도덕적인 톨스토이
「자선병원의 하얀 병실에서」 베르톨트 브레히트
세잔의 그림들이 암시하는 영원
「세잔의 항구」 앨런 긴즈버그
사도 토마에 대한 변론
「소들」 토마스 하디
오디세우스가 돌아가야만 하는 집
「이타카」 카바피
가나안을 바라보는 모세의 기도
「기도」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글을 마치며

저자소개

한은원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나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및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W. 스티븐스의 시에 대한 석사 학위논문과 T. S. 엘리엇의 시에 대한 박사 학위논문 외에 현대 영미시에 대한 다수의 논문이 있으며, 한국 현대시에 대한 저서 『마주침 : 그 이 분법을 넘어서』(2015), 서구 소설과 영미시에 대한 저서 『사랑의 무게 : 우리 시대 서구 소설과 함께 읽는 영미시 34편』 (2017)(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 『대지의 노래 : 그곳에 가면 떠오르는 서구 소설과 영미시 35편』이 있다. 2021년 현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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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앤아버의 뚱보 다람쥐
만물은 지혜롭게 어우러져 있으니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내 곁을 영영 떠날 때, 아무도 떠난다고 나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영이라는 것이 있다고 믿기가 어렵다. 만일 영이 있다면, 그들이 그렇게 나 모르게 가버렸을 리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들은 나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이별이라는 고통을 나에게 안기고 싶지 않아서 조용히 떠나버렸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그들이 간절하게 나에게 전하는 작별인사에 내가 귀 기울이지 않은 건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영이라는 것이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십몇 년 전 미시간주 앤아버에 일 년간 머무를 때였다. 우리 가족은 그곳에서 미시간 대학 소속의 소박한 관사에서 살았다. 큰 나무가 두어 그루 있는 작은 마당에는, 봄이면 수선화도 몇 송이 피었다. 온갖 작은 동물들도 놀러 오곤 했다. 매일 와서는 몇 시간이고 마당 풀밭에 서 있곤 하던 로빈(붉은가슴울새)도 있었고, 강아지처럼 재롱을 부리며 견과류를 얻어가곤 했던 뚱보 다람쥐도 있었다. 뚱뚱한 쥐 같아서 곰쥐라고 부르던 설치류 동물도 자주 들락거렸다. 가끔은 다정한 오리 한 쌍이 유유하게 마당을 가로질러 걷기도 했고, 어스름한 밤이면 사슴을 볼 수도 있었다. 주변 들판에는 작고 하얀 토끼도 많았고, 능금나무 밑에는 거위가 떼로 모여있었다.
혼자 있을 때 내가 좋아하던 놈은 로빈이었지만, 온 가족이 좋아하던 놈은 뚱보 다람쥐였다. 굉장히 사교적인 붙임성이 있는 이놈은 하루에도 몇 번씩 우리 집 거실 유리문 앞에 와서, 뒷발로 서서 앞발을 모았다. 조그만 동그란 눈은 “먹을 거 주세요~” 하며 웃는 듯했다. 대학생이던 아들아이는 실 끝에 견과류를 매달고는 꼬마소년처럼 그놈이랑 놀곤 했다. 실을 위로 잡아 올리면 그놈은 앞발을 더 높이 올리면서 견과류를 낚아채려고 버둥거렸다. 한참 후 그 유리문 앞에서 모든 식구가 사라지면, 내가 식사준비를 하는 건너편 부엌 창문 쪽으로 돌아와서는 기어올랐다. “먹을 거 주다 말고 어디 갔냐구요?” 하고 투정을 부리는 듯했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그놈 때문에 웃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가을이 되자, 뚱쥐라고 불리던 그 뚱보 다람쥐는 더 이상 우리 유리문 앞에 오지 않았다. 겨울잠에 들어간 모양이었다. 또 여러 달이 흘러 겨울이 되었고, 우리가 한국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 떠나기 전날 짐을 정리하고 있을 때였다. 몇 달 만에 우리 뚱쥐가 유리문 앞에 찾아왔다. “어디 가세요?” 하는 듯이 어수선한 집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우리 식구는 깜짝 놀랐다. 그놈이 우리가 떠나는 것을 알고 인사하러 온 거로 여겨졌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그놈이 먹을 만한 것을 모두 모아서 그 앞에 놓아주었다. 볼때기 가득 입에 넣고 왔다 갔다 하면서 자신의 은신처에 다 옮겨놓고 나서도, 그놈은 오래도록 우리를 마주 보고 있었다. 눈 내리는 문 앞에서 뒷발로 서서 앞발을 모으고 인사를 전하고 있었다. 일 년간 살던 정든 집을 떠나는 우리의 심사를 따듯하게 지켜봐 주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 식구는 지금까지도 뚱쥐의 작별인사를 기억하면서 웃곤 한다. 그리고 그놈이 우리 없이도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빌곤 한다. 이 글을 쓰면서, 우리나라 다람쥐와는 달리 북미 다람쥐는 겨울잠을 자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북미 다람쥐는 겨울잠을 자지는 않고, 은신처에 먹이를 잔뜩 저장해 두고 들락날락하면서 겨울을 난단다. 우리 식구가 놀랐던 거처럼 뚱쥐가 우리가 가는 걸 알고 겨울잠을 자다 말고 나온 건 아니었다. 그 말을 듣고 좀 김이 센 건 사실이다. 그러나 뚱쥐의 그 작별인사가 덜 신비해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신통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은신처에 박혀있었는지 그놈은 몇 달 동안 나타나지 않았는데, 떠나기 전날 우리 앞에 나타났으니 말이다.

물론 뚱쥐가 그런 식으로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은 신비한 영적 교감에 의해서가 아니라 먹이를 구하려는 동물 특유의 필사적인 본능에 의해서일지 모른다. 그래도 나는 뚱쥐가 도대체 어떻게 우리가 떠나는 걸 알고 찾아왔는지 궁금해진다. 어떠한 알 수 없는 영의 흐름이 우주에 흐르고 있어서, 우리가 아주 세심하게 마음을 기울이면 서로의 안부를 알 수도 있는 게 아닐까 하는 느낌도 든다. 쓰나미가 몰려오면 사람보다 동물이 먼저 감지하듯이, 동물들은 우주 만물의 흐름에 더 민감한 게 아닐까 하는 느낌도 든다. 그리고 그놈이 잘 있나 궁금해지면서, 엉뚱하게도 “개에게도 불성이 있는가”라는 불교의 화두가 떠오른다. 다람쥐에게도 불성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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