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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살어리

사랑 살어리

(어머니와 아내와)

최병준 (지은이)
한국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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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살어리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사랑 살어리 (어머니와 아내와)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6850356
· 쪽수 : 168쪽
· 출판일 : 2021-06-30

책 소개

최병준 시인의 첫 시선집.

목차

■ 책 앞에
서시(序詩)

어머니와
제1부 화두(話頭)

오늘도 청개구리는 / 놋그릇을 닦으시며 / 대화 / 참깨를 떠시며 / 어버이 날에 / 어머니에겐 난 무언가 / 거리 / 이 가을에 / 장날 / 엄마손은 약손 / 화두 / 염원 / 무제 / 말 잊다 / 후회

제2부 긴 잠
긴 잠 / 꿈 / 99 년 7 월 2 일 / 수의 / 벌초 / 망주석 / 망초 / 어머니의 초상 / 눈물 / 참말이 아니면 거짓말이지 / 행복일기 / 풍경(風景) / 진실 / 인생 / 어여 내려가 / 어머니 별곡 / 엄니

아내와
제1부 봄날에

생활연습 / 봄날에 / 사랑 나들이 / 사랑 이야기 / 타령 / 문풍지 소릴 들으며 / 고백 / 황혼에 서서 / 아! 아다다 / 환청 / 아내 / 다림질 / 흐르는 세월

제2부 깜깜한 날
깜깜한 날 / 그 이후 / 고백 변주 / 아내에게 / 미안합니다. / 염원 / 혼란 / 이건 아닌데 / 사랑노래 / 어느 하루 / 우리 / 조용한 가을 / 세월을 헹궈가며 / 친구

■ 책 뒤에

저자소개

최병준 (지은이)    정보 더보기
시인, 문학박사 강남대학교 명예교수(총장 역임) 전) 포은학회 회장 현) 십청헌 김세필 기념사업회 회장 『월간문학』 신인문학상 제5회 우리문학상 본상 제12회 단국문학상 『시문학』 창간 30주년 기념 공로상 국민훈장 석류장 근정훈장 청조근정훈장 바르게살기 대상 저서 제1시집 『접니다 어머니』 제2시집 『언젠가는 바람』 제3시집 『그 큰 바위 얼굴』 제4시집 『대화』 제5시집 『그건 까치밥이여』 제6시집 『시시한 시 시시한 시님하』 제7시집 『세월』 제8시집 『조용한 오후』 제9시집 『다 잘못했습니다』 제1시선집 『사랑 살어리』 최병준 전집 1, 2(논저) 외 등
펼치기

책속에서

오늘도 청개구리는

내 살다군디, 내 뼉다군디
어디라 감히

그놈만 생각하면
지금도 젖줄이 찡 돌아

산모만의 희열이
한아름 가슴 가득하단 말여.



아가야!

여기가 동, 저기가 남이지
이게 해, 저게 달이지

이치를 깨닫고, 예의를 알아야지
뱀골엔 아예 가질 말고
그곳은 진 데야, 독뱀이 ......

자, 열심히 익혀야지
개굴 개굴 개굴 개굴



동이 아니고 서, 남이 아니고 북이야
해와 달이 아니야, 별이란 말이지

이치와 예읜 재미가 없단 말이야
뱀골, 독뱀이 어디가 있어

굴개 굴개 굴개 굴개



칠처럼 윤나는 머리
반듯한 가르마가

절절한 기억으로만
남는데

엄마손은 약손이라는 의미를
엄마의 까아만 젖꼭지가 왜 좋은지를

아직도,
아직도 모르는 채

어머니와 나와의 거리를
센티로 셈했고 ......



앞 냇가 모래밭
엄마의 무덤을 생각하고

오늘도
청개구리는
굴개 굴개 굴개 굴개
개굴 개굴 개굴 개굴

비가
오는데

제1시집 「접니다 어머니」에서


놋그릇을 닦으시며

모든 인간사가 우주의 섭리처럼 그렇게 꼭 운행되는 건 아니라면서도

사람 사는 곳에 그래도 지저분한 빨래도 널려 있어야 하고, 가끔가단 고스톱의 왁자함도 있어야 하는 것이라면서도

그는


책은 가지런히 꽂혀있어야만,
방은 깨끗해서 머리카락 하나라도 없어야만 한다며

자다가도
개켜놓은 의관이 흩어지거나,
이부자리가 비뚤어지고
머리가 헝클어질 땐

다시,
손을 봐야만하는 것이라며



선생놈의 사기질이나 도둑님의 도둑질이 等價라는 세상에서도

헛되고 허되니 헛되고 헛되도다라는 깊은 깨우침도 결국 헛됨이라고들 하는데도

그는


몸은 티하나 없이 정결해야만,
마음은 온전하게 비워야만 한다며

허투루 입을 벌려
마구 혀를 놀려
신기가 흩어지고
시비가 생길 땐

다시,

태어나야만 하는 것이라며



오늘도
새옷으로 갈아입으신
그는

채소를 심었던 몇 이랑과
좌선을 했던 한나절을
기억하시면서

개운하고
떳떳한 삶이 나올 때까지

말갛게,
말갛게 놋그릇을 닦으신다.

가난한 몸짓으로


원시 “재떨이를 닦으며”의 작품
제1시집 「접니다 어머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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