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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티베트에는 포탈라 궁이 없다](/img_thumb2/9791168019485.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8019485
· 쪽수 : 228쪽
· 출판일 : 2022-12-02
책 소개
목차
저자의 말
처음 본 새
1부
2부
어디로 가는 건가요?
저자소개
책속에서
얼마나 가고 싶었기에 그 높은 곳에 철길을 냈을까. 새도 날아가는 자신의 창공에 길을 내지 않는데, 인간은 길에 도로를 내고 표시를 한다. 이제 여기는 나의 영역, 나의 소유, 나만이 다니는 통로라고 경고한다. 열차가 곧 들어온다는 표시등이 떴다. 나는 눈알에 힘을 주고 진입하는 열차를 쳐다보았다. 괴상하게 생긴 눈동자, 어떤 육체에도 어울리지 않는 수염, 자존심이 강하고 제멋대로인 비늘을 과시하며 열차는 터널을 통과해서 내 앞에 섰다.
개를 키워본 적 있을 거야. 어떤가?
있죠. 당연히. 귀엽고 충직하잖아요. 나는 으쓱하며 말했다.
개와 고양이를 우습게보면 안 돼. 그들은 모든 게 자기들에게 어떻게 사랑과 음식이 분배되는지 알지. 인간들에게 안기거나 턱을 내어주면서 말이야. 눈이 피곤해도 모든 걸 주시하고 있어.
할아버지는 잠시 말을 끊었다가 덧붙였다.
동물들은 인간들에게 정의와 공평이 뭔가를 가르쳐 주지. 인간들이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아니면 부당하게 학대하거나 약속을 어길 때마다 인간을 안타깝게 쳐다본단 말이지. 그 눈빛을 본 적이 있나?
티베트에도 국기는 있다. 설산사자기(雪山獅子旗). 태양을 바치고 있는 두 마리의 사자. 하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두 마리의 사자는 보이지 않는다. 밤이라 사자는 어디선가 잠을 자고 있는 것일까. 내가 라싸에서 가장 먼저 본 장면은 야크와 양의 얼굴을 하고 거리를 활보하는 티베트인들의 얼굴이 아니라 남의 집에서 명랑하게 펄럭이고 있는 붉은 국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