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실격 2

부정이의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가…를 고민했을 때 부정이 제일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을 제일 마지막에 고백하게 하고 싶었습니다. 중요한 건 부정이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가보다 부정이를 통해서 무엇을 보게 하는가라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회복의 과정에 집중하고 싶었습니다. 회복이 하루아침에 일어날 수 없음을, 고해성사는 한 번으로 끝날 수 없음을, 치유가 간단히 이루어지지 않음을 그리고 내내 혼자라고 생각했던 부정을 둘러싼 사람들도 모두 그러함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 「부정이 깊은 어둠 속으로 들어오기까지」

#01 몽타주. 강재
강재e 그런데 가끔… 그러다가 아주 가끔은…
그럼… 사랑이란 건 뭘까…라는…

11부 남양주 파출소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는 강재.

강재e 살면서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그런 생각 속으로…
깊게… 빠져들어 버리고 맙니다…

11부 파출소 안, 부정을 바라보며 안으로 들어오는 강재.
부정과 나란히 앉아 서류에 이름을 쓰는 강재.

강재e 누군가 나를 사랑하는 게 아닌…

11부 멀리 선로에 서 있는 부정을 발견하는 강재.
부정에게로 다가가는 강재.

강재e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

12부 텐트 안에서 부정을 바라보는 강재.
입술이 닿을 듯 가까워졌던 순간.
12부 천문대 바깥, 부정이 꼭 쥐었던 티셔츠를 내려다보는 강재.

강재e 내 안에 그 사람의 공간이 생겨나고… 자라나고…

12부 터미널에서 유실물을 바라보고 있는 부정을 바라보는 강재.
12부 서울로 떠나는 부정이 탄 버스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강재.

강재e 그러다가 결국… 온통 한 사람으로 가득 차버리는…

13부 버스 차창으로 보이는 바다. 바다를 바라보고 서 있는 강재.

#02 택시. 밤
14부 46씬, 강재가 타고 있는 택시 안.
화려한 도시의 불빛이 어른거리는 강재의 얼굴.
처음보다, 어딘가 어려진, 제 나이를 찾은 모습의 강재.

강재e 나른한 고통에 대해서…

#03 호텔 쉼 근처. 길. 밤
택시에서 내리는 강재.
호텔이 있는 길 앞 어딘가에 서는.
강재를 스치고 지나가는 사람들. 연인들.

강재e 애써 혼자가 되려 해도 끝내 혼자가 될 수 없는…

한참을 그렇게 왔다갔다 부정을 기다리는 강재.

강재e 달콤한 근심에 대해서…
- 「15부 마침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