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나래 반려동물 납골당

봉황이 한국과 중국 하늘로 다 빠져나오는 데만 아홉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봉황은 우리 문명을 한 번 훑어보더니 “볼 것 없어……” 하는 말만 남기고 도로 아홉 시간을 들여 빠져나가 버렸다.

초등학교 3~4학년이 되었을 무렵 그때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왜 우리 국민이 그런 정부를 뽑았어요?” 하고 묻곤 했다. 그러면 김연우 어머니는 지친 미소를 띠고 “글쎄다. 왜인지는 몰라도 우리 국민은 그런 정부를 자주 뽑았단다. 한두 번 있던 일이 아니야” 하고 대답했다.

나는 그때 네 살 아니면 다섯 살이었고,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은 화가 나면 작은 짐승이된다. 그리고 그때는 유치원에서 불붙은 화가 아직 다 꺼지지 않았을 때였다. 나는 신경질을 내며 울부짖었다. 정수기 몇 개를 넘어뜨리고 스마트 팜에 난 풀을 쥐어뜯었다.
“뭐야! 너희야말로 꺼져! 우리 집이야! 우리 집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