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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편, 그 사랑의 시

77편, 그 사랑의 시

오세영 (지은이)
황금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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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편, 그 사랑의 시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77편, 그 사랑의 시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8150607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3-09-27

책 소개

오세영 시집 『77편, 그 사랑의 시』는 ‘사랑’을 테마로 묶인 사랑의 시집이지만, 저자는 시와 산문을 떠나서 사랑에 관한 지극한 얘기를 하고 싶어 한다. 그것은 영원에 대한 그리움의 여정이며, 반복되는 운명 같은 것이 아닐까 한다.

목차

서시 - 누군가에게·10

1부

눈 내리는 아침엔·16
그리움에 지치거든·17
편지·18
이별의 말·20
통영에서·21
보석·22
목련꽃 1·24
너, 없음으로·25
너를 보았다.·26
푸르른 봄날엔·27
그리운 이 그리워·28
라일락 그늘에 앉아·30
너의 목소리·31
태평양엔 비 내리고·32
이별 후·34
바람의 노래·36
언제인가 한 번은·37
이별의 날에·38
첫눈 내리면·40

2부

결별·44
사랑하는 사람아·45
첼로를 위하여·46
봄 하루·47
부탁·48
파경破鏡·49
바람 소리·50
연서·51
기다림·52
그 한 밤·53
보낸 후 1·54
보낸 후 2·55
꽃잎·56
원시遠視·57
결별 후·58
푸르른 하늘을 위하여·60
봄날에·61
왜 비켜 가지 않는가·62
5월·63

3부

님은 가시고·66
멀리서·68
종적·70
텅 빈 나·72
그 길을 따라·74
나를 돌려주세요·76
역설·78
봄은 무엇 하러 오는가.·80
푸르른 날에·81
나는 무엇입니까·82
당신의 피리·84
문밖에서·85
그렇게 끝났습니다·86
참다운 거짓·88
천년의 잠·90
겨울밤·92
6월·94
홀로가 아니랍니다·96
바위 하나 안고·98

4부

먼 사람·100
돌비석·101
발자국·102
먼 후일·103
어이할거나 2·104
봄밤은 귀가 엷어·105
사막·106
동백꽃 피는·108
아카시아·109
아득히·110
신기루·112
사랑한다는 것은·113
정인情人·114
소식·115
또 하루·116
이별·117
춘설·118
등燈·119
너를 찾는다·120

저자소개

오세영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42년 전남 영광에서 태어나 전남의 장성과 광주, 전북의 전주에서 성장했다.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교수를 역임했다. 1968년 박목월에 의해 『현대문학』 추천을 받아 등단했다. 시집 『사랑의 저쪽』 『바람의 그림자』 『마른 하늘에서 치는 박수소리』 등 29권, 학술서 및 산문집 『시론』 『한국현대시분석적 읽기』 등 24권이 있다. 만해문학상, 목월문학상, 정지용문학상, 소월시문학상, 고산문학상 등과 국가로부터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시집 『밤하늘의 바둑판』 영역본은 미국의 문학비평지 Chicago Review of Books에 의해 2016년도 전 미국 최고시집(Best Poetry Books) 12권에 선정되었다. 영어, 불어, 독일어, 스페인어, 체코어, 러시아어, 중국어, 일본어 등으로 번역된 시집들이 있다. 한국시인협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예술원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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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서시

누군가에게


봄이 어떻게 오던가.
실없이 부는 훈풍에 실려 오던가. 아롱아롱 아지랑이 숨결에 묻혀 오던가. 밤새 속살거리는 실비를 타고 오던가. 새벽부터 짖어대는 딱새들의 울음소리로 오던가. 얼음 풀린 갯가의 차오르는 밀물로 오던가. 먼 남쪽 푸른 바닷가에서 온 완행열차의 기적소리로 오던가. 막 도착한 그 열차는 실어온 동백꽃잎들을 축제처럼 역두에 뿌리고 떠나는데……
봄이 어떻게 오던가.
먼 산 방울방울 눈 녹는 소리로 오던가. 바싹 깊은 계곡 얼음장 깨지는 소리로 오던가. 묵은 옷들을 빨래하는 아낙네의 방망이질 소리로 오던가. 살픗 내리는 가랑비에 와르르 무너지는 산사태로 오던가. 가슴에 하이얀 손수건을 단정히 찬 신입 초등학생들의 그 경쾌한 등굣길로 오던가. 거리의 좌판대에 진열된 봄나물의 향기로 오던가.
봄이 어떻게 오던가.
밤새 앓던 몸살이 그친 이 아침, 온몸에 피어오르던 열꽃들로 오던가. 첫 고백을 들은 처녀의 속살거리는 귓속말로 오던가. 그네의 맑은 눈동자에 어리는 별빛처럼, 노을처럼 오던가. 첫 아이를 가진 어머니의 부풀어 오르는 젖살처럼 오던가. 먼바다를 건너 온 사내들의 푸른 힘줄에서 불끈 솟구치는 혈류로 오던가.
봄이 온다는 것은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불러 준다는 것이다. 이름이 없으므로 아무것도 아닌 것에, 이름이 없으므로 있는 것이 아닌 것에, 이름을 불러 주어 이제 그를 그 아무것이, 그 무엇이 되도록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꽃이라 불러 주고, 나비라고 불러 준다는 것이다. 처녀라 불러 주고 사내라고 불러 준다는 것이다. 처녀라 불러 주어 처녀가 되는 처녀와 사내라 불러 주어 사내가 되는 그 사내. 봄이 온다는 것은 그 무엇이 된다는 것이다. 새록새록 눈 녹는 소리에 여기저기 언 땅을 밀치고 솟아오르는 새순들.
봄이 온다는 것은
누군가가 흔들어 깨워준다는 것이다. 잠들어 아무것도 아닌 것을, 잠들어서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을 누군가가 깨워서 이제 존재하는 것으로, 의미를 갖는 것으로 살아 있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아침에 늦잠 든 아이를 어머니가 흔들어 깨우듯 잠든 돌멩이는 흐르는 물이 깨우고, 잠든 나무는 따뜻한 봄볕이 깨우고, 잠든 절벽은 산사태가 나서 깨운다. 흔들어 깨워서 마음이 되는 나의 마음, 봄이 온다는 것은 누군가가 흔들어 깨워 의미를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바람에 하나씩 눈 뜨는 나무의 잎새들.
봄이 온다는 것은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것이다. 무심해서 아무것도 아닌 것을, 무심해서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을 그리움은 누군가를 고귀한 것으로 만들어 준다. 흐르는 물속의 돌멩이는 먼 하늘의 흰 구름을 그리워하고, 갓 피어난 여린 새싹들은 태양을 그리워하고, 무너진 절벽은 감싸 안을 수풀을 그리워한다. 봄이 온다는 것은 누군가를 ‘당신’으로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아른아른 취해 아지랑이 먼 하늘을 황홀하게 우러르는 꽃들의 눈빛.
봄이 온다는 것은
아득히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다. 그리움만으로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를, 그리움만으로는 그 무엇도 아닌 의미를 이제 내 것으로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아니 당신의 것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내가 곧 당신이 된다는 것이다. 사랑함으로써 비로소 내가 되는 나. 봄이 온다는 것은 아득히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다. 가지에 물오르듯 아아, 초록으로 번지는 이 슬픔.


1부

눈 내리는 아침엔


눈 내리는 아침은 아름다워라.
창밖은
눈이 부신 순은純銀의 정원,
하늘나라 만개한 벚꽃잎들이
일시에 흩날려 쌓임이던가.
길 잃은 별들이 실수로 내려
온 천지 환하게 밝힘이던가.
아득한 전설 속의 공주님처럼
그대
홀연 은하에서 찾아 왔거니,
앳되고도 순결한 그 하얀
웨딩드레스는
신이 당신의 화실에서 펼쳐 드신, 빈
화폭 같구나.
눈 내리는 아침은 신비롭나니
나 이제 이 지상에서
가장 경건하고도 아름다운 그림 한 폭을
그대의 가슴에 담고 싶어라.
하이얗게 눈 덮인 이
아침엔………


그리움에 지치거든

그리움에 지치거든
나의 사람아,
등꽃 푸른 그늘 아래 앉아
한 잔의 차茶를 들자.
들끓는 격정은 자고
지금은
평형을 지키는 불의 물,
청자 다기茶器에 고인 하늘은
구름 한 점 없구나.
누가 사랑을 열병이라 했던가.
들뜬 꽃잎에 내리는 이슬처럼
한 모금,
마른 입술을 적시는 물.
기다림에 지치거든
나의 사람아,
등꽃 푸른 그늘 아래 앉아
한 잔의 차를 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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