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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동의 서

파동의 서

고현심 (지은이)
황금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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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동의 서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파동의 서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8151338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5-11-28

목차

1부 파동波動의 거울
시간의 가장 처음 ― 파동의 서 1·12
검은 화면 ― 파동의 서 2·13
귤빛 병상 ― 파동의 서 3·15
침묵의 무게 ― 파동의 서 4·17
가슴에 핀 검은 꽃 ― 파동의 서 5·18
초음파의 사유 ― 파동의 서 6·19
손과 눈빛 1. 2 ― 파동의 서 7·20
작은 호흡 ― 파동의 서 8·23
영상의 한계 ― 파동의 서 9·24
마음의 창문 ― 파동의 서 10·25
장기臟器들의 노래 ― 파동의 서 11·26
생명의 합창 ― 파동의 서 12·28
척추에 숨은 도요새 하나 ― 파동의 서 13·30
파동의 거울 ― 파동의 서 14·32
유한有限의 서명 ― 파동의 서 15·33

2부 또다른 시간
거울 앞에서 ― 파동의 서 16·36
어느 환자의 고백 ― 파동의 서 17·37
거울 ― 파동의 서 18·39
시간의 문턱 ― 파동의 서 19·40
경계 너머 ― 파동의 서 20·41
낙엽 애상 ― 파동의 서 21·42
침향沈香 ― 파동의 서 22·43
나무 ― 파동의 서 23·45
경계 위에서 ― 파동의 서 24·47
함께 건너기 ― 파동의 서 25·48
또 다른 시간 ― 파동의 서 26·49
다시 시작 ― 파동의 서 27·51
초음파의 고백 ― 파동의 서 28·52

3부 마음 머무르는 자리
어머니의 여름·54
하루를 여는 문·56
어머니가 그리운 날·57
노래를 찾는 사람들 ― 카노푸스 사람들의 이야기·58
바다의 노래 ― 파도에 전하는 드림사운드 소리·60
생자生子 이생진 1·62
퐁낭의 속삭임·64
언젠가는·66
노루발·68
연극·69
그런가 보다·70
낙엽과 색소폰과 중년·72
미술관 그늘 호랑거미 ― 이왈종 미술관 살이·74
식탁의 시간들·75
어쩌다 살아가는 이유·76
꿈꾸는 위족·78

4부 섬의 노래
서귀포 문섬·80
천지연 ― 물의 맹세·82
자구리 1·84
바람의 풍경·85
삼소굴 풍경·86
가을비는 내리는데·88
바람도 때론 앓는다·89
동백 향유香油·90
용눈이·91
세모에 피는 장미·92
차에서의 사색·93
포구의 그림자·94
햇살 품은 봄·96
출항·98
바람은 잠들지 않는다·100
숲의 고요 1·101

해설 | 강영은_누가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는가―파동波動의 시학, 돌봄의 윤리·102

저자소개

고현심 (지은이)    정보 더보기
제주도 서귀포시 위미에서 태어나 조선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영상의학과 전문의)했습니다. 2016년 월간 『문예사조』에 「서귀포 바닷가」 외 2편을 발표하면서, 신인상으로 등단했습니다. 솔동산문학·위미문학회 동인, 서귀포문인협회(부지부장)·서귀포문화원(부원장)과 제주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현재 서귀포 열린병원 영상의학과장으로 복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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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1부 파동波動의 거울

시간의 가장 처음

― 파동의 서 1

아직 이름 없는 원이
심장을 연습하며
세상의 문을 두드린다

나는 엿듣는다
검은 화면에서 울려오는 소리

태초에 태어나지 않은 아가의 첫 시가
흔들리는 파동마다
비밀처럼 기록되고 있다

나는 엿듣는다-
시간의 가장 처음에서
은밀하게 타진해오는 생명의 언어를


검은 화면
― 파동의 서 2

빛을 가린 방
한 사람이 조용히 누워 있다
얇은 숨결
차가운 젤이 피부 위로 번진다

탐촉자가 천천히 지나가자
검은 화면 위
잔물결 같은 파동이 번진다

간, 췌장, 비장, 신장 ―
고요한 세계가 서서히 드러난다

나는 그곳에서
말 없는 언어를 읽는다
숫자도 흑백의 영상도 아닌
살아 있는 고요

간, 췌장, 비장, 신장 ―
고요한 세계를 더듬을수록
나는 한 존재의 고독과 마주한다

그 고독은
삶이 스스로를 지켜낸 흔적이었다


귤빛 병상
― 파동의 서 3

가을이 깊어간다
귤 향이 문득 방안을 감싼다

햇빛에 그을린 얼굴 위로
귤빛이 천천히 번진다

통증은 익어가는 귤처럼
느리게 또 깊게
진통제 한 알로 버티던 계절
가지 끝이 조용히 흔들린다

수확이 끝나고서야
그는 병원으로 왔다
간에 주먹만 한 덩어리
눈이 노랗게 물 들어간다

초음파실 어둠 속
나는 그의 간을 따라
빛과 그늘의 경계를 더듬는다
나는 귤을 까듯이 마음을 벗기다
눈물 한 알 떨어뜨렸다

내 친구 같은 그
입술이 붓는다
말 한 조각,
아직 따지 못한 귤처럼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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