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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서점

사라진 서점

이비 우즈 (지은이), 이영아 (옮긴이)
인플루엔셜(주)
1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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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서점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사라진 서점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아일랜드소설
· ISBN : 9791168342187
· 쪽수 : 492쪽
· 출판일 : 2024-07-30

책 소개

더블린의 신비한 서점을 둘러싼 기묘한 이야기가 과거와 현대를 오가며 펼쳐진다. 2023년 영미권 최고의 화제작 《사라진 서점》이 드디어 한국의 독자들을 찾아왔다. 1920년대 파리와 더블린을 배경으로 역사적 사실과 소설적 상상을 우아하게 섞은 소설이다.

목차

프롤로그

사라진 서점

에필로그

작가의 말

저자소개

이비 우즈 (지은이)    정보 더보기
아일랜드 출신 작가. 캐나다와 프랑스 등 해외에서 20대를 보낸 후 고향 아일랜드 골웨이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작가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본명 이비 고헌(Evie Gauhan)으로 《스토리 컬렉터The Story Collecter》를 비롯한 세 권의 소설을 독립 출간했는데, 과거와 현실을 오가며 환상과 현실을 절묘하게 결합한 마술적 사실주의에 출판사와 눈 밝은 독자가 주목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우즈는 네 번째 소설인 《사라진 서점》을 영국 초대형 출판사 중 하나인 하퍼콜린스와 계약하는 데 성공한다. 전자책과 오디오북으로 먼저 소개된 《사라진 서점》은 아마존UK 베스트셀러 1위, 선데이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른 후 종이책으로도 출간되어 2023년 영국 서점가를 뜨겁게 달구었다. 미국에서는 아마존 킨들 차트와 월스트리트저널 베스트셀러에서 1위를 달성하며 그해 최고의 화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필명인 이비 우즈는 작가 클라리사 핀콜라 에스테의 글중 “숲(woods)으로 가세요. 숲으로 가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당신의 삶은 결코 시작되지도 않을 것입니다”라는 인용문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그는 집필에 앞서 사전 조사와 취재를 철저히 하는 성실한 작가이기도 하다.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 조사한 자료와 이야기들을 모으면 또 한 권의 책이 될 거라고 스스로 말할 정도이다. 이비 우즈의 전작들 역시 독자의 성원에 힘입어 새롭게 계약되어 영국에서 차례로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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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아 (옮긴이)    정보 더보기
서강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사회교육원 전문 번역가 양성 과정을 이수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상황과 이야기』, 『사라진 서점』, 『우주를 삼킨 소년』, 『스티븐 프라이의 그리스 신화』, 『고전 신화 백과』, 『엽란을 날려라』, 『익명의 소녀』, 『익명작가』, 『쌤통의 심리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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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추운 겨울날 비 내리는 더블린 거리는 어린 아이가 어슬렁거릴 만한 곳이 아니지만, 소년은 그 매혹적인 서점의 유리창에서 얼굴을 떼지 못했다. 안에서는 불빛이 반짝이고, 알록달록한 책 표지들이 모험담과 탈출기를 약속하며 소년을 유혹했다. 진열창 안에는 진기한 물건이며 아기자기한 장식품으로 가득했다. 장난감 열기구들은 천장에 닿을 듯하고, 오르골 속 기계 새와 회전목마 들은 아름다운 소리를 내며 빙글빙글 돌았다. 서점에 있던 여자가 소년을 발견하고는 손을 흔들어 불렀다. 소년은 고개를 저으며 살짝 얼굴을 붉혔다.
“그러면 지각하는데.” 소년은 유리창 너머 여자에게 입 모양으로 말했다.
여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빙긋 웃었다. 아주 상냥한 사람 같았다.
“그럼 1분만.”


아버지는 공무원이었고, 배움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성실한 사람이었다. 책은 그저 종이에 적힌 글이 아니라, 다른 장소, 다른 삶으로 통하는 입구라고 아버지는 입버릇처럼 말했다. 나는 책과 그 안에 담긴 무한한 세계를 사랑하게 되었고, 이는 오롯이 아버지 덕분이었다.
“고개를 기울이면 말이다.” 한번은 아버지가 말했다. “옛날 책들이 비밀을 속삭이는 소리가 들린단다.”
나는 송아지 가죽 표지에 종이가 누렇게 바랜 고서 한 권을 책장에서 찾아냈다. 책을 귀에 바짝 붙인 채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작가가 내게 말하려 하는 중요한 비밀이 들린다고 상상하면서. 하지만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적어도 말은.
“뭐가 들리니?” 아버지가 물었다.
나는 귓속이 소리로 가득 메워지도록 기다렸다.
“바닷소리가 들려요!”
마치 소라 껍데기를 귀에 댄 것처럼 종잇장들 사이로 공기가 소용돌이쳤다. 아버지는 빙긋 웃으며 한 손으로 내 뺨을 감쌌다.
“종이들이 숨을 쉬고 있는 거예요, 아빠?”
“그렇단다, 이야기가 숨 쉬고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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