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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8360297
· 쪽수 : 270쪽
· 출판일 : 2021-11-3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추천의 글 1
추천의 글 2
추천의 글 3
Chapter 1
모래성
내 고향 발포
모래 위에 세운 집
할머니의 사랑
나의 어머니
아버지의 재혼
언니 노릇
아픈 손가락
상처 입은 기억
Chapter 2
주님의 이끄심
구원의 감격
차 키(Key) 주세요
정금 같이
구국기도원에서
소원 있어요
기도대로
3월에 내린 폭설
제사를 없애다
고성댁
진작 믿을걸
동창회
Chapter 3
고난의 언덕 너머
당신은 나의 운명
엄마가 되기까지
상상더하기
무지개 약속
왕자님이에요
그 이름, 아들
꿀 보이스
아빠가 TV에 나와요
우리 집이에요
Holly Sprit for you
Chapter 4
찬송으로 드리는 기도
시인이 되다
찬양사역자가 되다
21일 금식
울 곳이 필요해요
교회 설립
천황봉에서
영적 전쟁
대단한 기도발
폭풍우 속에서
시간의 주인
21세기 한•미 요셉운동
인도 선교
10달러
나는 목사예요
Chapter 5
깃발을 꽂다
깡패 보스가 되다
미쳤어요
연락 주의보
이름 모를 소년에게
목사의 주머니는 번지수가 없다
기로에 서서
무공해 사랑
뭣이 중한디
다시 기도의 손을 들고
여호와 이레
나는 행복한 사람
에필로그
저자소개
책속에서
눈물이 찔끔거리는 걸 애써 참으며 시어머니를 모시고 예약된 병원엘 다녀왔다. 집에 와서야 정작 다친 내 손가락은 치료할 생각도 못했다는 걸 인식했다. 오후에는 집 근처 어린이집 연장반 담임을 맡고 있어서, 피멍이 들고 퉁퉁 부은 손가락을 어깨 높이로 치켜들고 출근했다. 손가락 상태를 본 사람마다 X레이 촬영을 해 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들을 하신다. 나는 오래전에도 비슷한 사고를 당한 적이 있었다. 피멍은 손톱이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빠진다는 선행경험을 믿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한데 6개월이 지난 후에도 손가락 마디에 가끔씩 통증이 느껴지고 울퉁불퉁해진 손톱은 여전히 제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내게는 정작 아픈 손가락이 따로 있다. 바로 여동생 ‘미향’이다.
‘미향’은 나와 9살 터울이다. 이 아이는 초등학교 입학 전 막내 고모가 미국으로 데리고 가셨다. 미국인과 결혼한 고모는 아이가 없었다. 그래서 큰 오빠인 내 아버지께 딸을 하나 양녀로 달라고 애원을 해서 데려간 것이다.
어느 부모가 자식이 많대서 귀하지 않은 자식 있겠는가? 내 어머니와 아버지는 몇 달을 고민한 끝에 그 동생을 더 넓은 세상에서 잘 키워 보겠다는 고모의 간청에 따라 미국으로 딸려 보냈다.
- 아픈 손가락
1년 후 아버지의 첫 기일이 돌아왔다. 아침부터 친정에선 전화가 빗발쳤다. 허나 나는 일부러 시간을 끌고 있었다. 물론 낮에 행사도 있었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오후 늦은 시각에 가족들과 함께 시화 친정집에 도착했다. 현관에 들어서니 아버지의 첫 제사에 참석하기 위해 오신 일가친척들이 다 모여 있었다. 병풍을 세워둔 거실 중앙엔 상다리가 휘어질 만큼 제사음식이 정성스럽게 가득 차려져 있었다.
나는 들어서자마자 작심하고 제사상 앞에 앉아 모인 친척들을 향해 입을 뗐다.
“모두 우리 아버지를 위해 이렇게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버지를 위해서 우리 먼저 하나님께 예배드립시다.”
거실 가득 양쪽으로 모여 앉았던 사람들이 하나둘 일어나서 방으로 들어가고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모두 아버지를 위해서 함께 예배 먼저 드리고 제사하라고 다시 사람들을 불렀다.
- 제사를 없애다
팔다리에 쥐가 나면 뻗치고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의 통증을 느낀다. 아들도 목과 어깨와 팔이 뻣뻣해져서, 오므리지도 못하고 고개를 돌리지도 못하고 눕지도 못했다. 책상에 앉아서 이불을 쌓아 올려놓고 엎드린 채로 하루하루 진통제와 근육이완제에 의지하여 버티고 있는 중이다.
진료실에서 의사의 얼굴을 한번 보고, 아들 얼굴과 내 얼굴을 번갈아 보면서, 중간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난감해 하던 남편이 발걸음을 재촉하는 나를 불러 세운다.
“어떻게 할 거예요?”
“뭘 어떻게 해요? 내 아들 목숨을 경험도 없다는 저 사람들한테 어떻게 맡겨요? 기도해야죠.”
나는 집 근처에 있는 한빛영성원에서 날마다 남편과 함께 기도를 했다. 자정이 다 될 무렵 집에 오면, 아들의 목에 손을 얹고 매일 안수기도를 하였다. 아들은 무릎을 꿇고 기도를 받았다. 친분이 있는 목사님께 기도부탁을 하고 원장님께도 안수기도를 받았다. 일주일이 다 되어도 아무 차도가 없다. 토요일 밤에 기도를 마치고 집에 와서 아들의 목에 손을 얹고 간절히 기도했다.
“엄마! 풀어졌어요. 목이 돌아가요.”
“어디보자. 할렐루야! 하나님이 고쳐주신 거 믿니?”
“네!”
- Holly Sprit for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