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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

봄날은 간다

허문준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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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봄날은 간다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8360761
· 쪽수 : 206쪽
· 출판일 : 2021-12-30

책 소개

소설가 허문준의 첫 번째 사색. 책은 과거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예술, 자연, 영화, 책, 사회 등 여러 분야를 망라하며 현재의 기억에도 충실한 사색에 잠긴다. 특히 삶에 예술을 투영하는 다양한 글에서 소설가로서의 열정을 느낄 수 있다.

목차

작가의 말

1부 찔레꽃머리

3월은
첫사랑
감성 시대
예술의 경계
未完成의 美完性
한국의 美
반 고흐를 생각하며
봄날은 간다
해당화
바닷가 솔밭
가을 단상
밈의 추억
11월
가을 편지
가을밤 서정
황혼은 아름다워라
혼자 걸어도 외롭지 않다
11월은

2부 별이 빛나는 하늘
식물도감을 산 이유
모든 것은 기적이다
톺아보기
시간 죽이기, 시간 살리기
우리가 가야 할 길
인생은 컨베이어 타는 것
고독
파동과 교감
fact는 없다
또 다른 얼굴
뭐가 중헌디?
동일성, 무지의 다른 이름
4차 산업

3부 한뉘
커피숍에서
행복
우리 엄마 목소리
영원히 머물고픈 소중한 기억
사소한 것의 경이
웃는 소
한식의 유래와 미래
이름
고맙구려
추도사의 유머
단감
습관
의중
4등의 행렬
일상의 가치
애도

4부 아제아제 바라아제
접시꽃 한 떨기
아름다움보다는 생명
꽃이 피움
부처님 오신 날
Blue와 空
파리의 죽음에 대한 관조
어느 비 오는 날의 산책
깜상은 어디로 갔을까?
홍은동 버스의 기억
물의 접면
봄seein
보다, 알다, 깨닫다
바라캇의 ‘찰나와 영원展’을 보고
진화, 유전, 윤회

저자소개

허문준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49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경남고와 서울대 공대를 졸업했으며 한화 그룹에서 23년간 근무했다. 이후 개인 사업을 해 오다가 2017년 은퇴 후 작가 수업을 시작했다. 이후 자전소설 《무지개가 있는 풍경》과 장편소설 《두 줄기의 강》을 출간했다.
펼치기

책속에서

내가 황혼의 아름다움을 감동 깊게 느꼈던 곳은 강화도에 있는 적석사 낙조대에서다. 더욱 절경이었던 것은 시야가 망망대해가 아니라 물과 뭍이 서로 물고 물리고 저 멀리 바다가 펼쳐지는 보기 드문 지형이었기 때문이다. 망망대해에 구름 없는 맑은 하늘에 해가 지는 풍경도 간결미가 있어 좋아 보이지만, 일출과는 달리 황혼은 구름들이 적당히 하늘에 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런데 적석사의 낙조대는 하늘과 땅과 바다와 섬들과 저수지가 함께 어울려 창세기 카오스의 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으니 얼마나 아름다웠겠는가! 거기다 아름드리 붓으로 붉은색, 주황색, 노란색으로 칠을 한 황혼은 나의 넋을 빼앗을 수밖에. 그 색을 꽃색이라 해야 하나 핏빛이라 해야 하나. 가슴 두근거리게도 가슴 저리게도 한 그 붉은빛. 더없이 견딜 수 없어 열꽃을 피우는 열병 같기도, 수억 년을 인고한 가이아의 분노가 지각의 뚜껑을 열어젖히고 쏟아내는 화산탄과 용암 같기도 하다. 그 빛은 침묵을 타고 무슨 메시지를 보내는 걸까.
그리고 서서히 어둠 속에 묻혀가는 빛. 음예 속에 몸이 잠긴다.
- 황혼은 아름다워라


난 전시회에 간 날이었다. 너른 전시장에는 대상, 금상, 은상 리본을 번득이며 경염의 열기가 뜨거웠다. 한 분, 한 분 느낌을 나누다가 한구석에 놓여 있는 손바닥만 하게 납작한 화분이 눈에 띄었다. 그 화분에는 난이 심겨져 있지 않았는데 자세히 보니까 녹색의 표면을 이끼가 덮고 있었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난들을 잊어버린 채 나의 신경은 이끼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자세히 보니 바닥에 깔린 녹색 잎 사이로 머리카락 같은 줄기 끝에 좁쌀만 한 꽃이 피어 있었다. (그 뒤에 알아본 결과 그것은 꽃이 아니라 홀씨를 담는 포자낭이었다.)
아무도 눈길 주지 않는 구석에서 생명은 보석처럼 빛났다! 그것은 작으면서 힘차 보였고, 그늘진 곳에서도 반짝였고, 침묵 속에서 속삭였다. 그것은 마치 모든 생명은 평등하다고 주장하는 것 같았다. 그렇다. 수백만 원 하는 난이나 이름 없이 구석에 놓여 있는 이끼나 생명이란 가치에는 동등한 것이었다. 유레카! 그 후로 집의 난이 한 분, 두 분 사라지기 시작했다. 작년 겨울 풍란을 얼려 죽인 후 이제는 난이 없다. 다른 관상목도 정리했다. 집 안에 관상식물이 없어졌지만 집 밖에는 녹색 생명이 지천으로 널려 있다. 소유의 탐욕을 벗어나 자유롭게 탐미하고 교감하기로 했다.
- 아름다움보다는 생명


나는 그 순간을 평생 잊지 못했다. 간혹 또렷하게 그 장면이 재현됐다. 그 당시 나는 2,3미터 지근에서 그 장면을 목격했는데 짧은 순간이었지만, 많은 갈등을 하고 있었다. 내 지갑 속에는 저 아이의 차비를 낼 수 있는 돈이 있었다. 저 아이가 내리기 전까지 내가,
“차장 아가씨, 여기 저 아이의 차비 받아요.”
하면서 태울 수도 있었는데. 그리고서 그 차장에게,
“어린아이에게 무슨 짓이요. 1원짜리는 돈 아니요?”
하며 한바탕 싸울 수도 있었는데. 머뭇거리다가 놓쳐버린 실기를 지금껏 내 인생 중 가장 비겁한 행위로 후회하고 있다.
- 홍은동 버스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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