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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8364776
· 쪽수 : 262쪽
· 출판일 : 2022-08-29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첫 번째 참꽃 개꽃
갈모봉 산들바람 | 명밭골 | 배우가 떠난 무대 | 참꽃 개꽃 | 굴렁쇠와 통테 | 양촌리에는 지금도 | 아홉 켤레 신발 | 솔베이지의 나라
두 번째 기계를 이겼다
잉어깨나 낚았지 | 사냥감이 되어 | 건망증 | 기계를 이겼다 | 사라진 일기장 | 귀신을 만나다 | 독학파 | 쓸데없는 걱정
세 번째 슝 할매·풀빵 할매
슝 할매 | 벗어도 걱정 | 애물단지 | 봄꽃 예찬 | 이발요금 | 고무신 | 풀빵 할매 | 카르페 디엠
네 번째 아내의 자리
울보 제자 근조 | 많이 묵어 | 아버지의 책상 | 우리들의 영웅 | 아내의 자리 | 보리동생과 피아노 | 요구르트 헌금 | 힘내세요
다섯 번째 나이야가라
나이야가라 | 제2의 마라톤 | 색소포니스트 | 포효 | 행정의 달인 | 착하다 | 불타는 금요일 | 빙글빙글 도는 의자
여섯 번째 고맙다 스팸
죄 없는 귀 | 건강하세요 | 누죽걸산 변사또 | 목계지덕 | 삼십육계 줄행랑 | 안 됩니다 | 룰 메이커 | 고맙다 스팸
박인목의 작품세계
저자소개
책속에서
멋있게 나이들고 싶은 이들에게 바치는 정담情談 박인목 작가의 인생 찬가 평범한 사람들의 따스한 이야기 속에 들어있는 인생의 지혜 소들이 풀을 뜯는 동안 우리는 산딸기를 찾아 산속을 이리저리 헤맸었다. 산세는 험했고 폐광에서 파내졌던 돌덩이들 사이로 독충들이 우글거려 조심스러웠다. 어렵사리 산딸기나무를 찾아 그 달착지근한 맛에 정신이 없었을 때, 머리를 빳빳하게 쳐들고 혓바닥을 날름거리는 독사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걸음아 날 살리라고 도망치다 넘어져 무릎을 깼던 그곳이 이쯤일까 저쯤일까.
― 본문 「갈모봉 산들바람」 중에서
물살을 거슬러 조금씩 이쪽으로 퍼덕거리며 다가오는 그놈! 꽤 컸다. 드디어 줄이 약간 느슨하다고 느낀 순간 “하나둘” 하며 힘껏 낚아챘다. 너무 세게 낚아채는 바람에 놈은 낚싯바늘에 꿴 채로 강둑 위에 나둥그러졌다. 나는 엉겁결에 셔츠를 벗어 놈을 뒤집어씌웠다. 놈의 덩치를 감추기에는 남방셔츠가 한참 모자랐다.
― 본문 「잉어깨나 낚았지」 중에서
남의 일기장을 보면 안 된다는 것 때문에 망설이다가, 내 일기장에 대한 뭔가 단서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야릇한 유혹에 빠져들었다. 역시 거기에는 내게 불만 가득한 표현들이 군데군데 있었고, 그 글자들은 살아 꿈틀거리며 내 눈을 콕콕 찔러왔다. 나는 머리가 하얘지면서 온몸에 소름이 돋음을 느꼈다. 순간 나는 그의 일기장을 꾸겨 들고 대문을 나섰고, 엉겁결에 언덕배기에 있는 공중변소에 던져 버리고 말았다.
― 본문 「사라진 일기장」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