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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외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91168418455
· 쪽수 : 672쪽
· 출판일 : 2024-06-24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드디어 좆같은 그날이 왔다. 징병일. 그래서 오늘 아침 일출이 그토록 아름다웠나 보다. 내가 보는 마지막 일출일지도 모르기에.
나는 무거운 캔버스 배낭끈을 단단히 조이고, 지금까지 집이라 부르던 석조 요새의 널찍한 계단을 터벅터벅 올라갔다. 소른게일 장군 집무실로 이어지는 복도에 도착했을 때쯤에는 힘들어서 가슴팍이 오르내리고, 폐는 불타는 것 같았다. 6개월 동안 격렬한 체력 훈련을 받은 결과가 이 정도였다. 15킬로그램의 배낭을 지고 6층 계단을 간신히 오르는 능력.
제대로 좆됐다.
침착해. 침착해야 산다.
나는 음치라서 그럴싸하게 허밍을 하지도 못했으니 신경을 분산시키기 위해 노래를 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나는 학자다. 아카이브만큼 차분해지는 곳도 없다. 그래서 나는 그곳을 떠올렸다. 사실. 논리. 역사.
‘네 마음은 이미 답을 아니까 기억을 불러오기만 해.’ 아빠는 언제나 그렇게 말했다. 몸을 돌려서 망루로 되돌아가지 않으려면 내 두뇌의 논리적인 면을 작동시켜야 했다.
“대륙에는 두 개의 왕국이 있고, 우리는 400년 동안 전쟁 중이다.” 나는 서기용 시험을 준비하느라 머릿속에 때려박아서 쉽게 불러낼 수 있는 기본적인 자료를 읊었다. 그러면서 한 걸음, 한 걸음 난간다리 위를 이동했다. “우리 고국인 나바르가 더 큰 왕국으로 여섯 개의 독특한 지역이 자리하고 있다. 가장 남쪽이면서 가장 큰 지방인 티렌더는 포로미엘 왕국의 크로블라 지방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한마디를 뱉을 때마다 호흡이 가라앉고, 심장 뛰는 속도가 안정되며, 어지러움이 줄어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