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8550834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22-10-31
목차
4 축사_섬세한 언어감각의 스펙트럼_김지원(시인, 전 한국크리스천문학가협회장)
6 시인의 말
1부?백목련 피는 기도
14 가을은 또 떠나가고
15 겨울새 이야기
16 무섬다리
17 백자, 가을을 품다
18 백목련 피는 기도
20 아름다운 것들
22 지난밤 그 꿈을 그릴 수 있다면
23 연산홍 속의 큰어머니
24 파주코지 사진인의 집
26 푸른 신호등
27 부활론
28 눈 내린 날에는 음악을 들어요
29 지리산 산수유마을
30 산불
32 그날의 추억은 살아있다
34 일출, 그 위대한 시원(始原)
2부?늦어버린 시간에 대한 변명
36 봄을 그리는 수채화
37 갤갱이 꽃들은 밤을 기다리고 있다
38 그 나라 그곳에 가고 싶다
39 놓쳐버린 시간에 대한 변명
40 유월의 햇살은
42 이팝나무 몸에서는 쌀밥 냄새가 난다
44 소나기
45 신발 꿈을 꾸었습니다
46 영주 부석사 그리고 선비
48 유월 오는 소리는 하얗다
50 옛날 옛적에
51 늦가을 일기
52 우리들의 울타리엔 경계가 없다
54 망초는 추억을 찾아 간다
55 봄을 기다리며
56 한강은 거꾸로 흐르고 있다
58 현수막 걸어놓은 사람들
60 가을빛 회화
61 빛을 찍다
62 금계국
64 창세기 숲에는 시가 산다
3부?봄을 찍다
66 봄을 찍다
67 개나리
68 앵두
69 청매실
70 이슬방울
71 초가을
72 친구
73 달
74 첫눈
4부?아침 묵상
78 아침 묵상
80 시로써 아침을
81 거룩을 입으라
82 나아드 향유의 노래
84 송구영신 예배
85 다윗의 믹담 기도
86 빛 안에 서서
87 사랑나무 한 그루 나눠가져요
88 새벽기도
90 호렙산 기도회
91 첫눈 내린 아침
92 시계가 멎은 교회
93 성전을 장식하며
94 그대 빛을 꽂는 복된 손길이여
95 헌화의 기도
96 가을을 위한 기도
97 부활, 생명의 기쁨 축제
98 의로운 죽음 앞에 무릎을 꿇고
5부?꽃이 된 당신에게
102 자아, 오늘은 가을에 미쳐보자
103 꽃이 된 당신에게
104 우리 함께 날다
106 자연을 담다
108 자연을 담다 2
110 꽃빛 바다 출항하는 화예가족들에게
112 한국예총 화예 작가의 노래
113 평창, 꽃으로 날개를 펼치다
114 흙에서 생명을 캐어내듯
115 하모니 데몬 100회를 기념하여
116 목련 피는 날
117 한우리회 창립에 부쳐
118 가을바람의 노래
119 화공 회장님 가시다
해설
122 계절과 꽃, 그리고 믿음의 서정적 발현_김종회(문학평론가, 전 경희대 교수)
저자소개
책속에서
**아름다운 것들
망초꽃 사글 거리는 들녘에
싸랑부리 덩달아 피워 올린 꽃망울
뽀얀 별이 날아와 한들거린다
논두렁 풀숲, 하야니 베일 덮은 삐비꽃
새들새들 헤픈 마음 하늘에 풀어 놓고
지나는 나비들에도 온몸 흔들어 대는데
돌 틈에서 기어 나와
가냘픈 목 힘껏 밀어 올린 민들레
담 넘어 소식 궁금하여 꼭 다문 봉오리
활짝 열어 재끼고 넘겨다 본다
뱀딸기 요염한 입술에
은밀한 신호 보내는 작은 새
말없이 서 있던 엉겅퀴는 시퍼런 가시를 세운다
꽃 향에 취한 바람은 비틀거리다
청밀 밭 속으로 숨어들었다
물결치는 푸른 바다
들길에 서면 나도 한 송이 풀밭의 작은 풀꽃이다
**옛날 옛적에
여름밤
샘물 한 바가지 퍼 올려 윗몸 벗은 언니의 등에 끼얹으면
달빛은 깔깔대는 비명으로 서늘하게 퍼져 불을 밝혔지
길 건너 옥수수 밭
은밀하게 날아오는 휘파람 소리에
화들짝 놀라는 언니의 얼굴은 봉숭아 꽃처럼
화사하게 피어오르고
멍석 핀 마당에 모깃불 휘젓는 할머니의 이야기
끝이 없는 여름밤
다래 터져 소캐꽃 피는 소리 여울지는 목화밭에는
쏟아지는 은하수 강물 속에 직녀랑 견우랑 함께 내려와
풀벌레 소리와 어울려 춤을 추는 밤은 깊어가고
봉창 너머로 바라보는 단발머리 소녀는
백로지 네모 칸 속에 침을 묻혀가며
빽빽하게 별을 주워 담고 있었단다
**가을빛 회화
황혼 녘 숲은 가을빛 자욱하다
서늘하니 번져가는 물감들
붓을 든 바람이 온몸 휘둘러 선명한 색깔들 덧칠한다
이별 예감하는 미치도록 화려한 그림 주인은 누구일까
시간의 잔해 속에 기억하는 핏빛 아픔 찍어 바르는 희열로
정지된 기억마다 진해지는 빛깔 쏟아놓고
푸른 기억들 지워가는 몸부림이다
때로는 아쉬운 연모 한 점 찍어놓고
바람길 따라 훌훌 떠나야 하는 흐느낌이다
어쩌면 잊어야 하는 아픔 사이로
뚝뚝 떨어지는 몸부림일 수도
보랏빛 애절한 풀꽃 송이 점점이 풀어놓은
저 섬세한 안타까움을 어찌할 것인가
돌돌거리는 계곡 하늘 깊게 흐르는 물가
바위 위에 앉은 나는
온몸에 가을 물감 묻힌 채 일어설 줄 모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