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아

5 시인의 말

제1부 마음이 가는 길

12 삶에서 1
13 삶에서 2
14 삶에서 3
15 삶에서 4
16 삶에서 5
17 내가 나를 잊지 않고 있을 때
18 고마운 산
20 그 마음까지도 알고 사는 이는?
22 저 상한 단풍잎들과 무엇이 다르랴
24 감사합니다
25 걸음마 시작하는 아가에게
26 좋은 추억으로 남아야 훌륭한 부모라는데
28 벌어먹고 살아보겠다는데
30 마음이 가는 길로

제2부 귀향

32 삶에서 6
33 삶에서 7
34 삶에서 8
35 가을날에
36 나이 먹어 늙는 것도 서러운데
38 거룩한 당신의 손
40 귀향(歸鄕)
42 그 길 홀로 갈 수 있겠느냐
44 삶에서 9
45 삶에서 10
46 삶에서 11
47 삶에서 12
48 삶에서 13
49 서로 다른 이름 앞에서
50 어느 씨앗의 소망

제3부 내가 아는 그 사람들

54 오히려 더 감사하지요
56 흙 앞에서
58 그 하늘만큼은
60 그런 사람이 그립다
62 그리운 이에게 묻고 싶습니다
64 풀잎
65 기다려 산다는 것은
66 나뭇잎
67 남 일, 내 일 아니라고
68 내가 아는 그 사람들
69 누구라도 아픔 다 겪고 살기에
70 누군가에게는 그런 사람되어 주어라
71 눈물로 눈물을 알면
72 더불어 가는 그 길
74 돌아오는 그날까지
76 슬픈 것들은, 정말로 슬픈 것들은
78 어떤 슬픔
80 사랑하는 사람아

제4부 모퉁이 길

84 영산홍 축제를 보며
86 조금만 더 기다려줘 보면
87 힘든 세상 누이야
88 그래서 뭐가 달라진 게 있던가요
90 삶에서 14
91 아버지의 밥
92 버팀의자
93 나의 노래
94 지난 세월 앞에서
95 모퉁이 길
96 나무
98 시인(詩人)
99 나의 서러운 저녁들을 위하여
100 나는 나를 찾아 알고 싶다
101 뭘 위해 살다 가는지?
102 삶에서 15
103 빈잔
104 슬픈 파도(波濤)
106 이슬을 바라보며
108 어느 산사 앞에서

해설
109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_정성수(시인, 전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걸음마 시작하는 아가에게


아장아장 뒤뚱뒤뚱 걷는 아가야
걷는 일, 두려워하지 마라
넘어지는 일, 무서워하지 마라
걷다가 넘어지는 일
두렵고, 무서워할 일 아니란다
앞으로, 앞으로만 걸어라
정작 부끄럽고 창피한 일은
넘어져 그 자리에서
울고만 있는 일이란다
아장아장 뒤뚱뒤뚱 걷는 아가야
넘어지면 일어서고
또 넘어지면 일어서
씩씩하고 당당하게 걸어라
걸어나가라, 아가야
아장아장 뒤뚱뒤뚱 걷는 아가야
티없이 맑게만 걷는 아가야

**그 길 홀로 갈 수 있겠느냐


그 길 홀로 갈 수 있겠느냐
가다보면 몸 지치고, 마음 외로워질 텐데
돌봐줄 사랑하는 이 하나 없이
그 길 홀로 갈 수 있겠느냐

누구든 한세상 살아가면서
사랑하는 이 하나, 곁에 두고 가지 않더냐
가다가 몸 지치고, 마음 힘들면
몸 쉬어가게 하고, 마음 내려놓게 하며
늘 먼 길에서도, 가까운 길에서도
염려해 주고, 챙겨주며 가지 않더냐

또 가다가 아픈 일, 상처받는 일 생기면
사랑하는 이 곁에서
마음 다독이고, 몸 추스르게 해
가던 길 더 힘차게 가게 하고
늘 앞서가면서도, 뒤서가면서도
믿어주고, 격려해 주며
모든 일, 사랑으로 감싸 가지 않더냐

그런 그 길을 홀로 갈 수 있겠느냐
돌봐줄 사랑하는 이, 하나 없이
진정 그 길 홀로 갈 수 있겠느냐

**슬픈 것들은, 정말로 슬픈 것들은


슬픈 것들은
정말로 슬픈 것들은
더뎌도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서툴러도 자신에게 불평하지 않고

슬픈 것들은
정말로 슬픈 것들은
느려도 자신에게 부끄러움 갖지 않고
불편해도 자신에게 싫은 내색 짓지 않고

슬픈 것들은
정말로 슬픈 것들은
자신을 자신 속에서
밀어내지 않는 것들입니다

슬픈 것들은
정말로 슬픈 것들은
자신을 자신 속에서
오히려 더 깊숙이 들어앉히는 것들입니다
자신이 중심이 되어 살게 하는 것들입니다

그리고
슬픈 것들은
정말로 슬픈 것들은
자신의 눈물을 찬찬이 닦아내는 것들입니다
자신의 눈물을 아름답게 아는 것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