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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비평
· ISBN : 9791168612945
· 쪽수 : 548쪽
· 출판일 : 2024-04-25
책 소개
목차
서문: 연결신체학을 향하여
1부 트랜지셔널 아시아의 정동 지리: 트랜스 퍼시픽에서 트랜스 아시아까지
젠더·어펙트 연구 방법론과 역사성 (권명아)
아이누의 히로인과 전쟁의 정동 (나이토 치즈코)
타이완 가자희와 한국 여성국극 속 과도기적 신체와 정동적 주체 (첸페이전)
2부 손수 장인들의 테크놀로지와 대안 정동
크래프트의 실천지리 또는 ‘해녀’와 ‘아마’의 정동지리 (권두현)
팬덤의 초국적 기억정치와 정동 (이지행)
연결된 엄마들, 확장된 목소리, 새로운 정치 주체의 탄생 (최서영, 최이숙)
3부 연결된 ‘과거’와 역사적 정동: 이야기, 종교, 미학의 정동 정치
어머니의 신체와 연결성 (강성숙)
일제하 일본인 사회사업과 조선인 (소현숙)
일본 내셔널리즘과 미와 멸망의 정동(情動) (이지현)
4부 정동적 정의와 존재론적 전회: 부정의에 맞서는 대안 이론과 실제
비접촉시대에 돌봄노동자의 삶과 노동의 위태로운 기술로서 정동적 부정의 (정종민)
나이 듦과 장애 (이화진)
가정폭력과 반려동물 학대의 문제 및 개입 (박언주, 김효정, 류다현)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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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책속에서
이 여성들의 무감정함은 장애, 부채, 질병 등과 같이 사회적인 소수성의 지표로도 그려지지만, 이 표상에서 그녀들의 소수성은 뛰어난 역량의 원동력이 된다. 컴퓨터에 능숙하며 타인의 감정에 대한 반응 역량이 부재한 존재로 20대 여성을 표상하는 방식은 새로운 세대 페미니즘에 대해 이해하거나 파악하는 데 실패하고 이른바 ‘온라인 페미니즘’, ‘메갈’, ‘탈코르셋’ 등 몇 가지 클리셰로 환원하면서, 새로운 세대 페미니즘에 대해 이해하거나 파악하는 데 실패한 한국 사회의 특정 역사적 국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 20대 여성들의 정치화에 대한 이해에 실패함으로써 “20대 여성들은 차별받지 않는다”, “오히려 20대 여성은 경쟁에서 남성보다 우위에 있다”는 식의 역차별론이나 이 연장에서 등장한 “20대 남성신약자론”과 같은 백래시에 휘말려 들어가 버렸다.
_권명아, 「젠더·어펙트 연구 방법론과 역사성」
「실성화미」의 ‘퀴어성’은 위의 연구자들이 주목한 ‘하층민의 섹슈얼리티’와 동일한 것처럼 보이지만, 역설적이게도 바로 이 ‘향토적 욕망’은 서구의 대표적 퀴어이론의 ‘진보성’에 반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소설이 1990년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소설에 묘사된 ‘과도기적’ 신체는 여전히 본 주제의 중요한 요소이지만, 소설의 속성 때문인지 관련 논의는 ‘여성 간 욕망’의 표현 방식에 더 집중된다. 그러나 전술한 연구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타이완의 민족 서사를 대표하는 향토든, 진보적 가치를 대표하는 1990년대의 퀴어 및 젠더 인권 담론이든, 「실성화미」 속 쇠퇴한 가자희 극단 내 동성 간 에로티시즘을 포괄하기에는 부족하다. 다시 말해, 계급의 문제는 여전히 타이완의 국가 건설 및 젠더 인권 서사에서 판단 유보 상태이며, 위에서 논의한 ‘계급’은 거의 민주화 이후의 ‘향토’와 동일하므로 그에 대한 식별 및 명명 작업이 시급하다. 이 작품을 레즈비언 소설로 분류하고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동성애적 욕망의 중요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동시에 가자희에서의 동성 친밀성의 역사적 특수성을 모호하게 만들며 이를 퀴어 또는 향토적인 것으로 오인하는 것은 사실상 퀴어 읽기에서 ‘성 정체성’을 중점적으로 강조하는 경향을 보여주는 것이다.
_첸페이전, 「타이완 가자희와 한국 여성국극 속 과도기적 신체와 정동적 주체」
지역의 사회적-문화적 환경은 종종 낭만적 풍경의 형태로서 발견된다. 이 발견은 대개 관광을 통해 매개되지만, 영화와 드라마 등의 광학적 미디어 또한 마찬가지의 기능을 담당한다. 광학적미디어를 통해 해녀들을 사로잡은 생명정치의 전략과 전술은 감성주의적 형태를 취한다. 한국의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와 일본의 드라마 〈아마짱〉이 여기에 해당한다. 두 작품은 소재적 관점에서 해녀를 다루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각각의 작품이 발산하는 감성은 다분히 이질적이며, 심지어 상반된다. 〈아마짱〉의 감성은 명랑한 것이고, 〈우리들의 블루스〉의 감성은 신파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작품 모두 토착적으로 풍경화된 해녀의 몸이 아니라, 해녀의 일을 통해 그 감성을 표출한다는 점에서 행위적 현실에 뒤얽힌 감성주의적 관점에서의 비교를 요한다. 특히 그 일이 ‘칠성판’을 짊어진 채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감성주의적 관점은 생명정치적 관점과 분리될 수 없다.
_권두현, 「크래프트의 실천지리 또는 ‘해녀’와 ‘아마’의 정동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