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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비평
· ISBN : 9791168611436
· 쪽수 : 548쪽
· 출판일 : 2023-05-30
책 소개
목차
서문: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 젠더·어펙트 연구는 무슨 일을 하는가
1부 서사의 역사와 아상블라주: 마주침의 어펙트
<오징어 게임> 어펙트, 마주침의 윤리와 연결성의 에톨로지 (권명아)
‘실내 우주’의 SF 에톨로지 (권두현)
연결성의 에톨로지로 본 ‘새끼 서 발’ (강성숙)
2부 귀와 눈과 피: 전체와 부분 너머의 신체적 연결성과 어펙트
‘데프(Deaf)의 영화’를 찾아서 (이화진)
신체에 각인된 전쟁 (소현숙)
해외입양인의 가족 찾기 표상 (김이진)
3부 ‘ 싸우다’의 어펙트: 전쟁, 냉전, 스포츠 속에서 부대끼는 여자들
‘아이돌’과 전쟁의 정동 (나이토 치즈코)
미디어 속 여성 스포츠의 서사와 재현 (김은진)
냉전의 감정 동원 (첸페이전)
4부 능동인 수동, 수동인 능동: 몸 둘 바(處身)와 어펙트
팬데믹 시대, 그녀들은 왜 새벽에 일어났을까? (최이숙)
가정폭력맥락에서의 빚과 빚짐에 대한 시론 (박언주)
페미니즘은 그 이름이 페미니즘이 아니더라도 (이소영)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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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책속에서
기훈이 믿을 만한 가부장으로 재생하는 과정은 단지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자본(신용)’을 회복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이 신뢰자본 획득 과정에 여성들은 그 누구도 포함되지 않는다. 즉 이러한 서사 속 결국 파산 상태에서 믿을 만한 가부장으로 재생한 기훈의 성장은 신용회복이라고 하는 투기자본주의 사회의 핵심 자본을 획득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드라마는 이 과정이 ‘돈’의 문제가 아니라 ‘도덕’의 문제라는 점을 메시지로 강조하면서 수용자에게 윤리적인 불편함을 소거시키면서 투기자본주의 게임을 도덕화된 감정으로 수용하도록 만든다. 또 이 게임 서사는 사실상 남성만이 접근 가능한 신뢰자본의 세계를 정당화하면서 여성을 배제한다는 점에서 젠더화된 신뢰자본을 도덕화해 정당화하는 기능을 한다.
_권명아, 「<오징어 게임> 어펙트, 마주침의 윤리와 연결성의 에톨로지」
식물은 오늘날 또 다른 컨테이너 테크놀로지의 매개를 거치는 과정에서 탈물질화되어 그 조형성만을 추상적으로 남기기도 한다. 오늘날 SNS로 일컬어지는 미디어 테크놀로지는 배경화된 식물을 다시 한번 형상으로 출현시킨다. 식물은 SNS를 통해 복제되고 증식했다. SNS 가운데서도 인스타그램은 식물을 인간에게 한층 가깝게 접근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식물이라는 컨테이너 테크놀로지는 인스타그램의 격자 프레임이라는 디지털 컨테이너에 재매개됨으로써 배경 또는 용기로서의 비가시적 특징 대신 개체화된 형상으로서의 조형성을 뚜렷하게 드러낸다. 비닐 온실이 식물에게 부가한 것이 바로 이러한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한 조형성이다. 그것은 특히 식물과 이질적인 존재로서 실내의 각종 사물들과의 어울림 속에서 포착되고 강조되었다.
_권두현, 「‘실내 우주’의 SF 에톨로지」
이제까지 살펴본 것처럼 신필름에서 제작한 농인 소재 영화들은 장애를 무력하고 의존적이며 열등한 것으로 낙인찍거나 동정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분위기가 우세했던 1960년대 당시의 시대적 한계 안에 있다. 그러나 농인과 청각장애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배어있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만종〉이 수어 영화로서 다시 위치되어 ‘농인의 영화’를 탐색하는 길잡이가 되는 것처럼, 영화가 재현하는 삶의 이야기 못지않게 영화가 삶을 전달하는 방법이 지금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비장애 중심적인 사회에서 관행적으로 제작되어온 영화를 장애의 렌즈를 통해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는 텍스트 안에 존재하는 ‘불구’를 확인하고 그 영화의 재현이 얼마나 장애 차별적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특정한 신체와 감각, 인지력을 ‘정상적인 것’으로 생산해온 권력의 역학을 그동안 영화 산업과 영화 연구가 도외시해왔음을 문제 삼고, 제작 현장과 관람 환경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더 나은 영화 연구’48로 나아가는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서이다.
_이화진, 「‘데프(Deaf)의 영화’를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