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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한국사회비평/칼럼
· ISBN : 9791168730571
· 쪽수 : 244쪽
· 출판일 : 2023-05-08
책 소개
목차
추천의 말
프롤로그
용어 설명
1 혐오와 차별이 일상인 학교
2 등 돌린 부모, 생계형 노동자가 되는 아이들
3 강요되는 인고의 시간, 진단에서 정정까지
4 그들 곁의 앨라이
5 가려진 존재들, ‘사회적 합의’는 정말 아직인가
에필로그
리뷰
책속에서
변 하사의 사망 직후, 비로소 여러 언론에서는 트랜스젠더에 관한 기사를 앞다퉈 보도했습니다. 그해 2월에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트랜스젠더를 대상으로 진행한 혐오차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저희는 단발적인 보도에서 나아가 트랜스젠더가 침해받고 있는 기본권을 심층 취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트랜스젠더가 자신의 성정체성을 구체화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청소년 시기에 가정이나 학교에서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고 보았습니다. 직접 청소년 트랜스젠더들을 만나고, 관련 단체 활동가와 의료인, 법조인 등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이들의 학습권과 보호권, 생존권 등을 집중 조명하기로 했습니다. (프롤로그)
한국의 학교가 얼마나 공고한 성별 이분법을 바탕으로 두고 있는지는 이 책을 읽는 누구나 자신의 학창 시절을 잠깐만 돌아봐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일단 남자학교나 여자학교로 입학 자체를 지정 성별로 구분하는 게 대표적이다. 남녀공학이라 하더라도 남자/여자로 나누어 분반하는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교복도 마찬가지다. 최근엔 성별 구분 없이 생활복을 입는 경우도 생겼지만 대개의 학교는 치마와 바지, 셔츠와 블라우스 등으로 성별에 따라 입어야 하는 교복을 구분한다. 성별 이분법적 사고는 이러한 시스템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생들의 언행, 교과서나 수업의 내용 등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난다. (1장 혐오와 차별이 일상인 학교)
어머니의 추궁에 우현씨는 “나는 여자가 아닌 것 같다”고 털어놨다. 내심 어머니가 도와줄 거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다른 여자애들하고 성향이 조금 다르다고 네가 남자라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를 부정했다. 평소 입버릇처럼 ‘나는 진보’ ‘무엇이든 다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사람’이라고 자부하던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어릴 때 나도 여자가 되고 싶었지만 어른이 되고 보니 아니었다. 남성의 사회적 지위가 탐난다고 이런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여성은 여성의 자리가 있다.” 우현씨의 ‘우발적’ 커밍아웃은 그렇게 없던 일이 됐다. (2장 등 돌린 부모, 생계형 노동자가 되는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