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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학 > 사회학 일반
· ISBN : 9788932027265
· 쪽수 : 297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그림자를 판 사나이
1장 사람의 개념
태아
노예
군인
사형수
2장 성원권과 인정투쟁
주인과 노예
외국인의 문제
오염의 메타포
3장 사람의 연기/수행
가면과 얼굴
명예와 존엄
4장 모욕의 의미
인격에 대한 의례
배제와 낙인
신분과 모욕
사회의 발견
“사람이 되어라”
굴욕에 대하여
5장 우정의 조건
순수한 우정과 순수한 선물
가부장제를 보완하는 국가
증여와 환대
공동체에 대한 두 개의 상상
6장 절대적 환대
신원을 묻지 않는 환대
보답을 요구하지 않는 환대
복수하지 않는 환대
7장 신성한 것
죽은 자의 자리
서바이벌 로터리
부록 장소에 대한 두 개의 메모
장소/자리의 의미
여성과 장소/자리
감사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태아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인간의 태아는 분명히 인간이지만, 사회 안에 들어오지 않았기에 사람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이는 법적으로나 관습적으로나 그러하다. 법은 인간 생명이 출생과 더불어 사람의 지위를 얻는다고 명시한다. 출생이란 태아가 어머니의 자궁 바깥으로 나와서 모체와 분리되는 것을 말한다. 그 전까지 태아는 모체의 일부로 간주된다. 이는 태아를 죽이는 행위가 살인죄를 구성하지 않음을 함축한다. 관습은 태아의 지위에 대한 법의 이 같은 판단을 지지한다. 유산된 태아를 위해 아무런 애도의 의례를 행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그 증거이다.
현대의 사형제도는 이와 대조적으로, 범죄자를 격리된 장소로 끌고 가서 소수의 입회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히 안락사시키는 방법을 택한다. 범죄자가 이미 사회 바깥에 있다는 생각은 그를 좀더 ‘인간적으로’ 대우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그는 사람이 아니라 단순한 생명에 불과하기에, 그의 고통은 어떤 상징적인 가치도 갖지 않으며, 그에 대한 마지막 배려 역시 ‘동물 복지’를 논할 때와 유사하게, 불필요한 고통을 줄이는 문제에 집중된다.
외국인에 대한 환대의 철회는 그들에게 ‘돌아갈 곳이 있다’는 생각에 의해 정당화된다. ‘우리나라에서 받는 대접이 못마땅하다면 자기네 나라로 가면 된다.’ 하지만 삶의 터전을 한번 바꾸었다가 다시 바꾸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외국인’이라는 말 속에 함축되어 있는 다른 장소는 종종 허구적인 것으로 밝혀진다. 나는 두 가지 예를 들고 싶다. 하나는 재일조선인들의 ‘조선’이고, 다른 하나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원주민들의 ‘홈랜드’인 반투스탄Bantustan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