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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운동 > 사회운동 일반
· ISBN : 9791168731479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25-05-02
책 소개
목차
서문
우리의 목소리를 읽어라
첫 번째 이야기: 이민지
연대는 아름다운 침범
두 번째 이야기: 김소결
TK의 콘크리트는 TK의 딸이 부순다
세 번째 이야기: 최혜수
사람을 죽이는 배에서 사람을 살리는 배로
네 번째 이야기: 김예지
집회에서 내 편을 봤어요
다섯 번째 이야기: 윤혜경·이채현·노정현
학생들은 왜 거리로 나왔나? (예문여고 시국 선언 비하인드)
여섯 번째 이야기: 한준아
집회에 최적화된 인재, 페미니스트 덕후 영어 교사
일곱 번째 이야기: 김유진
평범한 술집 여자의 자유발언 비하인드
여덟 번째 이야기: 김희승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조직화해야겠구나
아홉 번째 이야기: 조은영
치유하는 저항, 광장의 간호일지
열 번째 이야기: 소진희
촛불 들던 소녀에서 탄핵 집회를 이끄는 활동가로
열한 번째 이야기: 신이서
수다 떨기도 연대의 방법이라면
에필로그
열두 번째 이야기(집담회)
리뷰
책속에서
편집자의 말
모두를 경악케 한 12·3 내란의 밤 이후, 계속되는 우울과 불면으로 지쳐가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책(인터뷰집) 제안을 하나 받았습니다. 꽤 긴 메일이었는데, 미처 다 읽기도 전에 '이 책은 반드시 하게 되겠구나', '또 일을 벌이게 되겠구나'라는 강한 직감이 들었지요. 이 제안에 유독 눈길이 갔던 건, 청년 여성들의 집회 참여에 대한 상찬('2030 여성의 발견', '응원봉 부대' 같은 호명들)이 불편하게 느껴진다는 이야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언론의 관심은 딱 거기까지가 아닌가 싶어요. 그냥 '우와, 여성이 많다!'에 그치는. 여성이 왜 압도적인 정치적 주체가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더 이상 묻지 않는다는 데 문제의식을 느껴요. 다시 한번 대상화되는 느낌이랄까요?"(저자의 메일)
"백날 지워봐라, 우리가 사라지나"라는 제목도 저를 흔들었습니다. 사실 제 마음 깊은 곳에서도 그런 목소리가 비집고 올라왔었거든요. 청년 여성은 언제나 여기에 있었는데, 왜 마치 하늘에서 뚝 떨어진 존재인 것처럼 이야기될까. 막상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는 않으면서, 탄핵 집회 현장에서 밤낮없이 힘쓰는 이들의 노고를 제대로 조명하지는 않으면서 몇 마디 간편한 단어나 호들갑스러운 감탄사로 청년 여성들을 칭송하는 언설들이 어딘가 공허하게 느껴졌던 이유를 깨닫게 해주는 아주 근사한 제목이었습니다. 어쩌면 그 역시 청년 여성의 목소리를 '백날 지우는' 방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여기에 저항하는 저자와 인터뷰이, 그러니까 우리 청년 여성들의 '실천'입니다. 스스로를 '무명'으로 소개하는 3명의 저자들이 직접 마이크를 만들어 또 다른 '무명'인 13명의 인터뷰이들에게 쥐여주었고, 그들이 들려준 것을 풍부하게 기록했습니다. 단순한 집회 참여 경험이 아닌, 청년 여성 한 명 한 명의 눅진한 생애사로. 그러니, 이들의 '시간'과 '궤적'을 충분히 느껴주시면 좋겠습니다. 지금 이 시기에 가장 필요한 프로젝트를 기획해주신 저자분들, 그리고 소중한 시간을 내어 기꺼이 함께해주신 인터뷰이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백날 지워졌던 이들의 이야기에 감응해주실 독자분들을 기다립니다.
편집자 임세현
"언론과 학계 등 여기저기 여성에 대한 이야기가 넘쳐났지만, 정작 여성들의 얼굴은 또렷해지지 않았다. 여성의 목소리가 없는 자리에서 일방적으로 치켜세워지는 일만으로는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지금 가장 필요한 일은 여성 자신이 스스로에 대해 직접 말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다. 여성 개개인의 삶이 광장으로 연결되는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다. 그래서 나와 친구들, 그러니까 '2030 여성'인 우리가 직접 나서 여성들에게 묻기로 했다. 우리는 스스로 마이크를 만들어 우리가 만난 여성들에게 쥐여주었다."
―〈서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