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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69192316
· 쪽수 : 668쪽
· 출판일 : 2024-08-20
책 소개
목차
1장 루시
2장 〈아르고스호〉를 타고
3장 숨겨진 유물
4장 ≪타임스≫의 1면에서
5장 벤트너의 묘비
6장 어디엔가, 세상 밖 어디엔가
7장 일 년 후
8장 폭풍이 불기 전에
9장 폭풍우가 지나간 후에
10장 실종
11장 레이디의 손목에 남은 자국
12장 여전히 실종
13장 뒤숭숭한 꿈
14장 피비의 청혼자
15장 주의 깊게 지켜보며
16장 로버트 오들리, 작별인사를 하도록 통고받다
17장 캐슬 여관에서
18장 로버트가 예기치 않은 손님을 맞이하다
19장 대장장이의 실수
20장 책에 써진 글
21장 미시즈 플로슨
22장 꼬마 조지이, 학교에 가다
23장 교착상태에 빠져
24장 클라라
25장 조지의 편지들
26장 뒤로 돌아가서 하는 조사
27장 무척 멀리, 하지만 너무 멀지는 않게
28장 다른 쪽 끝에서 시작하며
29장 묘지에 숨어서
30장 보리수 길에서
31장 근거를 준비하며
32장 피비의 탄원
33장 하늘의 빨간 불빛
34장 소식을 가져온 사람
35장 마님이 진실을 말하다
36장 폭풍우 이후에 온 조용함
37장 닥터 모스그레이브의 충고
38장 산 채로 묻히다
39장 유령이 출몰하는
40장 죽어가는 사람이 말해야만 하는 것
41장 원상복구
42장 평화롭게
역자후기
책속에서
1장-루시
오들리 코트는 멋진 해묵은 수목들과 비옥한 목초지가 무성하게 펼쳐져 있는 분지에 낮게 위치하고 있었다. 당신이 지나쳐 갈 때 무슨 일로 당신이 이곳에 왔는지 소 떼들이 궁금한 듯 바라다보는 초원 옆 양쪽으로 붙어 있는 오래된 참나무 가로수 길을 따라가다 보면 마주치게 되는 곳이다. 이곳에 큰길이 나 있지 않은 이유는 이 저택에 볼 일이 있지 않는 한 이 방향으로 올 일이 전혀 없기 때문이리라.
이 가로수 길의 끝에는 오래된 아치와 시곗바늘이 하나뿐이어서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만드는 바보 같은 시계탑이 있었다. 이 아치를 통과하면 오들리 코트의 정원으로 곧장 들어갈 수 있었다.
철쭉 무더기가 점점이 박혀 있는 편평한 잔디가 펼쳐져 있었다. 오른쪽에는 채마밭과 낡은 담장으로 둘러싸인 과수원이 있었고 키가 크진 않아도 군데군데 빽빽이 자란, 어디에서나 꼬리에 꼬리를 문 담쟁이, 노란색 꿩 비름과 짙은 색 이끼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왼쪽으로는 자갈이 폭 넓게 깔린 길이 있었는데, 수년 전 이곳이 수녀원이었을 때 과묵한 수녀들은 그 길 아래쪽으로 손에 손을 잡고 걸어 다녔었다. 그 길은 내한성 화초들과 덤불장미로 가득 찬 옛날 풍의 꽃밭과 경계를 이루고 있었다.
오들리 저택은 아치와 마주보면서 사각형 대지의 세 면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 저택은 매우 오래되었고 매우 불규칙하고 무질서하게 뻗어 있었다. 창문들은 한결같지가 않았다. 몇몇은 작았고, 몇몇은 컸으며, 몇몇은 무거운 석재 창살과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를 가지고 있었고, 다른 것들은 이와는 달리 불어오는 산들바람에도 덜거덕거리면서 부서질 것 같은 격자창이었고, 또 다른 것들은 마치 어제 새로 덧붙인 것처럼 최신식인 것도 있었다. 키가 큰 굴뚝들은 삼각형 모양으로 뾰족한 박공 뒤로 여기저기 솟아 있었는데 무질서하게 뻗어 있는 담쟁이가 아니었더라면 오랫동안 직분을 다해서 세월에 의해 쓰러질 것 같아 보였다. 담쟁이들은 담장 위로 기어오르고, 지붕 위까지 꼬리를 물고 올라가 굴뚝 주위에서 자기들끼리도 엉키어 굴뚝을 받쳐주고 있었다. 현관문은 마치 위험한 방문객들로부터 숨어서 비밀을 지키길 원하는 것처럼 건물 귀퉁이에 있는 작은 탑의 구석에 끼워져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문이었다 ? 해묵은 참나무로 되어 있었고 큰 사각형 머리를 한 쇠못이 박혀 있었는데, 문 두께가 너무 두꺼워 철제 고리 쇠로 두드릴 때 둔탁한 소리가 났다. 방문자는 두드리는 소리가 저택에 전해지지 않을까봐 담쟁이넝쿨 속 구석에 매달려 땡그랑 소리를 내는 종을 울리고 싶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