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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좋은부모 > 교육/학습 > 언어/외국어 교육
· ISBN : 9791169192491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24-10-10
책 소개
목차
추천사
머리말
감사의 글
Part 1 제발, 단어 공부 좀 시키지 말아주세요!
제1장 말은 단어가 아니라 생각의 단위로 만들어진다
1. 단어가 모여서 문장이 된다는 생각부터 버려라
2. 말은 생각의 표출이고, 생각의 단위가 따로 있다
3. 단기기억의 원리: 단어 조합으로는 처리 못 한다
4. 단어들을 덩어리로 묶어야 처리용량이 커진다
제2장 단어는 문장 만드는 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1. 단어는 관계 속에서 비로소 문법을 갖게 된다
2. 아이들은 이미 문장 처리능력을 갖고 있다
3. 잠재의식이 작동해야 잘 익혀진다
4. 잘 못하는 아이라고 단어로 내려가면 절대 안 된다
5. sight words는 없다! 제발 청크로 익혀줘라
6. 벽에 단어 카드 붙이지 않기: 문장을 붙이자
7. 단어와 문법에 대한 고정관념이 바뀌어야 한다
제3장 문장을 만들 때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일
1. 어순의 의미: 그저 단어들의 순서?
2. 더 중요한 어순의 의미: 구(생각단위)의 순서
3. 한국어와 영어의 구 조합 순서 차이
4. 구순감각과 정보구조: ‘Think in English’
제4장 동사중심 학습이 중요하다
1. be 동사부터 말고, 타동사부터 익히게 하자
2. 유사한 의미의 동사는 유사한 구조를 취한다
3. 동사 대체활동으로 문장생성감각을 키우자
- Highlights
Part 2 4문형 패턴 학습으로 문법감각 먼저 길러주세요
제1장 문법지식이 아니라 문법감각이 중요하다
1. 진정한 영어학습의 시작은 언제부터일까?
2. 영어권과 우리나라는 학습환경이 완전히 다르다
3. 성취감을 빨리 맛보아야 흥미가 생긴다
제2장 문법은 추상화다
1. 문법은 원래 어려운 것이다
2. 문법책 지식으로는 유창하게 말할 수 없다
3. 문법은 추상화 작업의 산물이다
4. 문법용어들의 함정에 빠지면 안 된다
5. 제3형식 기반으로 작명된 주어, 동사, 목적어
6. 문법감각은 어린이도 쉽게 기를 수 있다
7. 문법감각의 시작은 패턴 인식이다
8. 패턴 습득이 먼저인 증거: 과잉일반화
제3장 문법 없는 문법지도: 4문형 패턴 학습
1. 패턴의 시작은 ‘묻고 답하기’다
2. 묻고 답하는 4문형의 매우 단순한 패턴
3. 목적어/보어는 중요하지 않다: 주목의 초점
4. 4문형으로 묻고 답하는 대화문 활용하기
5. 문형에 주목하게 하는 4개의 사인(sign)
6. 규칙 자체보다 사용 이유를 먼저 이해하게 하자
7. 대조적 4문형 대화문을 활용한 시제 비교활동
8. 음악을 활용한 4문형 학습
9. 4문형 학습은 청크 단위로 듣게 해준다
- Highlights
Part 3 우리에겐 맹점투성이 파닉스, 낭독으로 뛰어넘자
제1장 꼭 파닉스부터 해야 할까?
1. 파닉스를 해야 읽을 수 있다?
2. 악명 높은 영어의 불규칙한 철자-소리 관계
3. 영어 파닉스가 개발된 이유는 높은 문맹률 때문
4. 영어 파닉스는 모국어 학습자를 위한 것이다
5. 발음지도의 최소대립쌍 활동이 파닉스보다 낫다
제2장 파닉스보다 중요한 낭독(Read-Aloud)
1. 파닉스 규칙을 모르는 것이 오히려 낫다
2. 모국어로 익힌 감(感)을 활용하자
3. 낭독은 영어학습의 만능키다
4. 읽을거리는 ‘아이에게’ 재밌어야 한다
5. 스토리 읽기는 반드시 하향식(top-down)으로
6. 낭독할 때 주의할 것들
제3장 손쉽게 떼는 알파벳: 생활 속 알파벳 활용
1. 아이들은 알파벳을 이미 거의 다 알고 있다
2. 알파벳 쓰기는 미술시간처럼
- Highlights
Part 4 아이와 부모가 함께 성공하는 영어교육을 위하여
제1장 어린이 영어는 ‘공부’가 망친다
1. 꿈을 키워주면 스스로 한다
2. 어릴 때 영어를 시작할수록 빨리 배운다?
3. 공부시키는 곳 말고 영어와 재밌게 노는 곳에 보내라
4. 재미있을 때 감이 잘 익혀진다
5. 잘못된 정성이 아이의 흥미를 죽인다
6. 어린아이들에겐 하향식 접근이 최선이다
7. 기본을 살피고, 기본으로 돌아갈 줄 알아야 한다
8. 더 잘하는 아이들이 있는 곳에 함부로 보내지 마라
9. 말 잘하는 아이가 영어도 잘할 수 있다
10. 외국어에 특혜를 주면 모국어가 약해진다
제2장 제발 사춘기까지만이라도 진정한 배려를....
1. 말 잘 듣는 아이를 조심하라
2. 어려서 하는 과도한 ‘공부’는 뇌를 망가뜨린다
3. 아이들은 때가 되어야만 이해하는 것들이 있다
4. 강압적으로 공부시켜서 성공했다?
5. 아이에 대한 존중으로 아이와 부모 모두 성공하자
6. 마무리: 숲을 먼저 보고 나무를 보자
- Highlights
집필 후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Part 1
제발, 단어 공부 좀 시키지 말아주세요!
제1장 말은 단어가 아니라 생각의 단위로 만들어진다
영어를 시작하면 단어를 많이 외워야 하고, 단어를 많이 알면 말도 잘하게 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그럴 수 없는데, 영어를 시작하면서 단어부터 많이 외우는 것은 가장 안 좋은 방법인데, 어쩌다 이런 착각을 하게 되었는지 안타깝다.
과거 교양영어를 가르칠 때 “How are you?”로 간단한 실험을 한 적이 있다. “‘너 요즘 어떻게 지내?’가 영어로 어떻게 되죠?”라고 하자 망설임 없이 이 대답이 나왔다. 그래서 “자, 그럼 남자라고 치고 ‘쟤는 요즘 어떻게 지내니?’를 영어로 하면 어떻게 되죠?”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속으로 초를 세었다. 정적이 흘렀고 누군가의 입에서 “How is he?”라는 대답이 나오기까지 3초 정도가 걸렸다. 교양영어 수업을 맡은 반마다 해봤는데 다 마찬가지였다. 당시 교육대학교는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몰라서 입학생 수준이 거의 전국 최고에 달해 있을 때였다. 그런데 이 간단한 문장 하나 말하는 데 3초 정도를 머뭇거린 것이다.
그럼 왜 ‘How are you?’는 0.1초 만에 나오는데 ‘How is he?’는 3초씩이나 걸렸던 걸까. ‘How are you?’는 워낙 잘 알고 많이 쓰다 보니 하나의 덩어리로서 기억에 입력되어 있지만, 그동안 사용해본 적이 없는 ‘How is he?’는 갑자기 세 개의 단어를 우리말 문법과는 다른 영어 문법에 맞춰 조합해서 내보내야 했기 때문이다. 단어를 하나하나 조합해서 문장을 만들어 내보내게 되면 늦어질 수밖에 없다.
영어를 전혀 못한다는 사람들도 ‘Thank you.’, ‘I love you.’ ‘Happy birthday to you.’ 같은 말은 쉽게 할 줄 안다. 그것은 단어를 조합해서 문장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냥 각 문장을 통째 하나의 덩어리로 저장하고 마치 단어 한 개를 내보내듯 말하기 때문이다. 또한 통째로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원어민이 말할 때 곧바로 알아듣는다. 우리말에서 한 문장이 하나의 덩어리로 기억되는 대표적인 예가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같은 속담이다. 결국 단어가 아니라 표현 덩어리가 많이 쌓여야 말을 잘하게 된다.
영어학습과 관련하여 위 예시는 단순하지만 중요한 의미가 있다. 첫째는, 단어를 문법에 맞춰 하나씩 조합해서는 유창한 발화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둘째는, 영어학습을 처음 시작하는데 아이에게 단어를 서둘러 많이 외우게 하려는 어른들의 시도는 전혀 효과적이지 못하고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왜 그러한지 이해하려면 인지과학을 조금 알아야 한다. 넓고 깊은 이해가 아니라 거의 상식수준의 인지과학만 알아도 크나큰 시행착오를 피할 수 있다.
1. 단어가 모여서 문장이 된다는 생각부터 버려라
단어가 모여서 문장이 되고, 영어를 배우기 시작하면 단어를 부지런히 외워야 하고, 단어를 많이 알면 영어로 문장을 만들고 말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우리나라의 영어교육을 망친다. 특히, 연령과 관계없이 영어학습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우게 만든다.
사람들이 단어를 조합하여 문장을 만든다고 생각하게 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먼저, 눈에 보이는 단어들의 시각효과에 속아서 생긴 고정관념을 들 수 있다. 글로 된 영어 문장들을 보면 단어들이 결합하여 문장이 된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단어들이 간격을 두고 나열되어 있으니 단어들이 모여서 문장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전혀 불합리해 보이지 않는다.
문법책들도 한몫 거든다. 단어의 품사들을 일찍부터 가르친다. 그리고 문장은 주어, 동사, 목적어 등으로 구성된다는 것을 가르친다. 의문문, 부정문 만드는 법을 가르치고 나아가 능동태, 수동태, 가정법 등을 가르치는데, 모든 설명이 단어들의 나열과 위치 변화 그리고 형태 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 설명 자체가 틀린 것이 아니라 이런 식의 설명이 자칫 학습자들로 하여금 문장을 만드는 과정에 대해 온통 단어중심의 사고를 하게 만드는 게 문제다.
단어중심 사고를 하는 부모는 아이가 단어를 외우고 문법을 배워야 왠지 마음이 놓인다. 또, 학원에 대해서는 일단 단어를 많이 외우게 하는 것이 필수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는 아직 한참 어리건만 부모에겐 멀지 않아 보이는 대학입시 생각도 작용할 것이다. 게다가 주변사람들이 다 하는데 나만 안 하고 있다는 것도 불안해서 견디기 쉽지 않은 일이다.
실상은 매우 다르다. 말은 단어를 조합해서 내보내는 것이 아니다. 또, 영어 문장 만드는 법은 우리말과 매우 달라서 단어를 알아도 문장을 바르게 만들 수 없고, 문법을 좀 알아도 그 지식만으로는 단어들을 신속하게 조합해서 유창하게 입 밖으로 내보내지지 않는다. 뇌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
2. 말은 생각의 표출이고, 생각의 단위가 따로 있다
여러분이 아래의 문장을 천천히 읽거나 말한다면 어떻게 할까? 본말과 조사까지 나누지는 않더라도 (1)에서처럼 단어를 하나하나 끊어서 말할까, 아니면 (2)에서처럼 단어를 몇 개씩 묶어서 말을 할까?
“많은 사람들이 단어가 모여서 문장이 된다고 생각한다.”
(1) 많은 / 사람들이 / 단어가 / 모여서 / 문장이 / 된다고 / 생각한다.
(2) 많은 사람들이 / 단어가 모여서 / 문장이 된다고 / 생각한다.
아무리 천천히 한다고 해도 틀림없이 (2)처럼 묶어서 읽거나 말을 할 것이다. (1)처럼 읽거나 말하면 매우 부자연스럽게 들린다. ‘말’ 같지 않다. 실제로 우리 뇌는 그렇게 말을 만들지 않는다. 그런 식으로는 유창하게 말을 하는 게 불가능하다.
말은 우리가 가진 ‘생각’을 표출하는 수단이다. 따라서 말은 단어들이 하나하나 결합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생각단위(thought group)’라고 부르는 덩어리가 결합하여 만들어진다. 위 (2)에서 문장을 나눈 것은 생각을 가장 작은 단위로 나눈 것이다. 빗금 ‘ / ’은 곧 ‘생각의 마디’를 표시한 것이다. 모국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은 생각단위의 크기를 쉽게 키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위 문장에서 ‘단어가 모여서 문장이 된다고’를 묶어서 한 단위, 즉 한 호흡에 읽거나 말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