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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9571753
· 쪽수 : 332쪽
· 출판일 : 2024-06-19
책 소개
목차
01. 코하루의 애환
02. 혼돈의 시대
03. 빨치산의 습격
04. 저승사자 밤손님
05. 밤과 낮이 다른 세상
06. 나를 죽이고 대원들을 돌려보내라
07. 전쟁이 일어나다
08. 붉은 완장 찬 사위
09. 평양에서 출발한 기차
10. 의용군으로 잡혀간 안동철
11. 인천상륙작전에 참전한 해병 조태웅
12. 우희의 피난살이
13. 전우의 시체를 넘어서
14. 거제도 포로수용소
15. 후퇴하는 인민군
16. 제주도 신병훈련소
17. 전쟁터로 간 신병들
18. 해병의 고지전투
19. 살기 위해 죽여야 하는 전쟁터
20. 반대 속에 이루어진 휴전
저자소개
책속에서
서로의 교전이 아니라 빨치산의 일방적인 공격에 토벌대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다. 대항해 싸울 수도, 물러날 퇴로도 없는 진퇴양난이었다. 지용호 봉화경찰서장은 부하 경찰과 대한청년단 군청 서기로 구성된 대원들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용호 경찰서장은 큰소리로 말했다.
“나는 봉화 경찰서장 지용호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질 테니 다른 사람들을 돌려보내라.”
총지휘를 맡은 청량산 빨치산 대장 권정봉은 봉화경찰서장의 협상 제의 소리를 듣고 사격중지 명령을 내렸다. 그는 무기를 획득하고 봉화경찰서장만 제거하면 되지 일반 경찰이나 동원되어 나온 민간인들을 굳이 죽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좋다. 경찰서장은 손들고 앞으로 나오라.”
“나 이외의 사람들은 모두 돌려보낸다는 약속부터 해라.”
“그래, 좋다. 남로당 제8지구당 위원장 권정봉 이름으로 약속한다.”
지용호 봉화경찰서장은 손을 들고 천천히 일어섰다. 경찰 마크가 달린 검은 제모에 번쩍거리는 금테와 모자챙에 금실로 장식된 경찰서장 모자가 하늘에 뜬 반달 빛을 받아 번쩍였다. 공비들은 총과 죽창을 들고 우르르 몰려들었다. 그리고 지용호 서장이 들고 있던 권총과 허리에 찬 권총집을 빼앗아 무장해제를 시키고, 포승줄로 서장의 손을 묶었다. 토벌대 대원들은 자신들을 살리고 스스로 빨치산의 포로가 되는 경찰서장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지용호 경찰서장은 한 점 흐트러짐이 없었다. 그는 포승줄에 손이 묶이면서도 빨치산의 두목 권정봉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지난 몇 년 동안 그렇게 추격하며 잡으려고 애쓰던 빨치산 대장 권정봉의 얼굴을 처음 대하는 순간이었다. 그동안 지용호 경찰서장에게 밤낮 쫓기기만 하던 빨치산 권정봉 대장이 바로 앞에 있었다. 운명이 참 얄궂었다. 잡으려고 밤낮 쫓던 빨치산 대장 권정봉의 포로가 되다니? 지용호 경찰서장은 허탈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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