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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9571760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24-06-19
책 소개
목차
01. 상이군인
02. 지옥의 국민방위군
03. 마지막 공비
04. 전사통지
05. 배고픈 군상
06. 서울로 간 처녀들
07. 부조리한 사회
08. 부정선거
09. 5.16군사정변을 막아섰던 사나이
10. 거지가 된 깡패
11. 고리대금업자가 된 머슴 최태출
12. 아들들이 물려받은 전쟁
13. 물밑으로 사라진 고향
14. 후손들이 잘 사는 나라를 위하여
15. 갈등
16. 텅 빈 농촌
17. 고향
저자소개
책속에서
“맨날 수십 명씩이나 찾아오니 우리는 어떠케 장사하란 말이껴?”
“우리도 먹고살아야 하잔니껴. 전쟁하다 다쳐도 나라에서 안 도와주니 이러케라도 살아야 하잔니껴.”
“당신들 입장은 이해하지만, 하나둘 이래야지, 길거리에 마구 부상당한 상이군인 천지인데 우리한테 이러케 어거지 쓰면 우리는 어떠케 장사를 하란 말이야. 당신들 때문에 손님이 오다가도 가버리잔나.”
기어코 백기철은 반말을 했다.
“우리가 일선 가서 전쟁하며 죽고 부상당할 때 니들은 군대 기피하여 후방에서 떼돈 벌며 잘 먹고 잘 살고 있잔나.”
상이군인 오익수도 감정이 폭발하여 마음속에 있던 말을 하며 달려들었다.
“누가 군대에 가라 캣나. 너도 나처럼 기피하여 군대 안 갔으면 빙신 안 됐을 거 아이가?”
“빙신? 야! 이 새끼야, 너 지금 빙신이라 캤나?”
“그래, 이 빙신아, 어떠케 다쳤거나 빙신은 빙신이잔나.”
백기철도 이판사판으로 나가고 있었다. 오익수는 더 참을 수 없었다. 오른쪽 쇠갈고리 손을 쳐들고 달려들었다. 백기철은 같이 달려들어 싸울 수도 없어 피하면서 소리쳤다.
“야! 이 빙신 새끼야! 꺼져, 내 맘만 먹으면 뒷골목에서 니놈을 묵사발로 맹글어 성한 다리 한쪽도 불그잤뿔 수도 있어. 이 새끼야.”
백기철은 장터 깡패들을 동원할 수 있다는 말을 에둘러 하면서 오익수를 위협했다. 돈으로 깡패를 사서 아무도 없는 으슥한 뒷골목에서 해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돌려서 하는 백기철의 말을 오익수는 모를 턱이 없었다. 오익수는 악에 받쳐 계산대 책상을 뒤집어엎었다. 가게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모여들어 구경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