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9574891
· 쪽수 : 108쪽
· 출판일 : 2026-05-19
책 소개
목차
여는 글
5학년부터 4학년까지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덧붙이기는,
‘사람은 왜 사람인가?’
뭐 다를 거도 없어? 새를 생각하면, 뭐 날지도 못하잖아?
그때에 인간의 유일한 언어유희. 사고(思考), 논리(論理)의 도락…… 문장(文章)의 묘미.
(여는 글)
2박 3일, 내가 ‘설국(雪國)’을 읽은 게 여고 입학고사를 치르고, 아직 중학교는 졸업하지 않고 휴면에 든 누에처럼 잔뜩 웅크려 기나긴 겨울방학을 보내던 그해 늦은 겨울이었던 것 같다. 나는 그 이야기 등장인물들의 면면과 그 행적, 특이나 시마무라와 고마코의 연애가 재미있었을 법도 한데 그 사랑의 무대가 되어준 눈 덮인 온천 취락에, 여기저기 스멀거려 끝없이 피어오르는 증기에 둥실둥실 부유하듯 더욱 빠져들었다. 차가움과 따스함의 극한 대비는 정서의 가늘었지만 깊은, 그 사이를 비스듬히 열었다. 사사로움, 유한한 것들과 얽히며 허무주의는 오히려 은하수를 우러러 무한의 영원을 모색한다. 헛수고, 난데없는 이 허무가 근거 없던 두려움의 발원지였을까……? 그 이후 한동안 나는 만나는 사람마다 족족 ‘설국’은 겨울철에 읽도록 장려하곤 했다. 가뜩이나 소리 없이, 아닐까? 소곤소곤 눈 내리는 밤에 커다란 창가에서.
눈 덮인 가평에서의 2박 3일은 짧게 지나갔다. 그 2박 3일은 그보다 짧은 시간보다 길지 않았으며, 그보다 긴 시간보다 짧지 않았다. 내가 거기에서 보낸 그것은 이미 시간이 아니었다. 내가 ‘설국’을 읽도록 장려했던 ‘겨울철’은 이미 시간의 겨울을 말하고 있지 않았다. 그 2박 3일은 시간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공간의 세계였다. 짧지도 않고 자그마한, 내게는 겨울날에 소리 없이, 아닐까? 소곤소곤 눈 내리던 2박 3일의 소설, ‘설국’이 그렇듯 거기에 영원(永遠)이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