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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동물과 식물 > 해양생물
· ISBN : 9791170629047
· 쪽수 : 352쪽
· 출판일 : 2023-08-10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 빛의 세계를 만나다
1부 깊이 보기
1장 눈으로 본다는 것
2장 결국은 해양생물학자
3장 첫 번째 섬광의 수수께끼
4장 해양 탐사를 떠나다
5장 어둠 속을 헤엄치는 물고기
6장 빛의 지뢰밭 한가운데
7장 해군의 기밀 프로젝트
2부 어둠을 알려거든
8장 진화의 이름으로 벌어지는 일
9장 자연 다큐멘터리를 찍다
10장 탐사와 심해용 카메라
11장 물고기가 볼 수 없는 빛을 찾아서
3부 이해한다는 것
12장 바다는 언제나 빛나고 있다
13장 크라켄의 정체를 밝히다
14장 훔볼트오징어에게 말 걸기
마치며 : 지구를 사랑한다면 낙관주의자
감사의 글
리뷰
책속에서
어느 날 누군가가 아름다운 노란 장미라며 감탄했다. “잠시만요, 뭐라고 하셨어요? 노란 장미요?” 내 시력이 얼마나 안 좋아졌는지 갑자기 깨닫게 된 나는 충격의 아드레날린이 솟구쳤다. 멎어있던 뇌의 분석 능력에 시동이 걸렸고, 나는 내가 실제로 볼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얼른 가늠해 보았다. 답은 ‘별로 없다’는 것이었다. 나는 장미꽃을 볼 수 없었다. 그저 내 고정관념 속의 빨간 장미처럼 생겼으리라고 상상했을 뿐이었다. 병실 문도 볼 수 없었다. 사람들이 드나드는 소리의 방향에 따라 머릿속으로 그 자리에 문을 그려 넣었을 뿐이었다. 얼굴 앞에 들이민 내 손도 보이지 않았다. 내가 손을 든 것을 알고 있으므로 손이 거기에 있음을 아는 것뿐이었다.
스위니 교수가 불을 끄고 플라스크를 빙글빙글 흔들었다. 그러자 마법이 일어났다. 플라스크 가장자리를 따라 반짝이는 액체의 소용돌이에서 눈부신 푸른 빛이 뿜어져 나와 그녀의 얼굴을 비췄다. 나는 숨이 턱 막혔다. 그런 것을 보면 누구라도 이렇게 질문하게 될 것이다. 어떻게 빛을 내는 걸까? 그리고 그것은 내가 대학원을 다니며 답해야 할 질문이 되었다. 그렇게 난 생물발광의 마력에 걸려들었다.
대개의 심해 어종은 작다. 작은 몸집이 식량이 부족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유리하기 때문이다. 앨퉁이의 몸길이는 기념주화 지름만 하고, 샛비늘치도 주머니칼보다 크지 않다. 무시무시한 독사고기도 대개는 30cm가 채 되지 않는다. 아무리 흉포하게 생겼더라도 그 섬뜩한 얼굴의 주인이 자두만 하거나 심지어 자두 씨만한 물고기라면 귀여울지 모른다. 그러나 이 아귀는 가지만큼 컸다. 아귀류가 대개 그렇듯이 거대한 입에는 바늘처럼 뾰족한 이빨이 빼곡했고, ‘에스카’라는 발광 미끼도 달려 있었다. 그런데 이 미끼는 만화에나 나올 법한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