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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한국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70960461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23-09-15
책 소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급히 출발하려는 찰나 인도변 가장자리에 벽처럼 빽빽하게 조성된 수풀이 요란하게 흔들렸다. 그쪽으로 시선을 돌리기도 전에 검은 그림자가 무시무시한 기세로 튀어나왔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알아챌 틈도 없었다. 시꺼먼 형체가 채윤을 덮쳤다. 동시에 무지막지한 고통이 머리를 강타했다. 시야가 흐려졌고 다리가 풀렸다. 채윤은 그대로 쓰러지며 의식을 잃었다.
“설마…… 이게…… 그…… 한원시 연쇄살인사건인가요?”
“맞습니다. 채윤 씨는 한원시 연쇄살인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입니다.”
물속에 빠진 것처럼 귀가 먹먹했다. 최지한이 계속 뭐라고 말했지만 한쪽 귀로 들어와 한쪽 귀로 빠져나갔다. 날 공격했던 자가 전국을 공포에 떨게 만든 연쇄살인마라고? 내가 연쇄살인범의 사냥감이 됐다고? 내게는 절대 이런 불상사가 찾아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나와는 상관없는 일인 줄 알았는데……. 도무지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악몽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아니, 이 모든 게 악몽이었으면 싶었다.
— 놈을 봤어?
갑자기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지?
— 네? 놈이라뇨? 무슨 말씀이세요?
— 연쇄살인범 말이야.
대뜸 사건 얘기를 꺼내 김이 팍 샜다. 동시에 부아가 치밀었다.
— 인터뷰는 사절이에요. 차단합니다.
차단 메뉴로 손가락을 뻗는데 메시지가 떴다.
— 난 아니야.
— 그쪽은 뭐가 아닌데요? 다른 건 몰라도 매너가 없는 사람이라는 건 잘 알겠네요. 이 새벽에 대뜸 메시지를 보내는 게 엄청난 실례라는 건 모르시나 보죠?
— 널 죽이려 했던 건 내가 아니라고.
난해한 문장이 아닌데도 곧바로 독해가 되지 않았다. 실눈을 뜨고 글자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고개가 사선으로 삐딱하게 기울어졌다. 이윽고 행간의 의미가 오롯이 파악되자 채윤은 얼어붙었다. 요동치는 눈동자로 재차 메시지를 곱씹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