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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3190425
· 쪽수 : 424쪽
· 출판일 : 2025-07-23
책 소개
목차
◎ 햇빛에도 향이 있다 * 11
◎ 인생을 반송하고 싶다면 * 53
◎ 편지지 위를 걷는 손들 * 93
◎ 로맨티스트 금원철 * 151
◎ 과거의 영광 * 197
◎ 글월의 크리스마스 * 253
◎ 누구에게나 부치지 못한 편지가 있다 * 303
◎ 에필로그: 우리는 항상 서로에게 감동을 주려 노력했다 * 365
◎추신:
차원을 넘어 온 손님들 * 395
- 부치지 못한 편지 * 403
- about. 편지 가게 글월 * 408
저자소개
책속에서
효영은 주택가를 천천히 걸으며 하늘의 색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지금처럼 노을이 지고 슬슬 배가 고파지는 시간을 효민 언니는 ‘놀이터에서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라고 불렀다. 어릴 적 저녁 먹기 전까지 놀이터 미끄럼틀이나 정글짐에 모여 있던 애들이, 하나둘씩 엄마가 부른다며 집으로 흩어지는 시간이 딱 이맘때였다.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올 시간이라는 걸, 언니도 아는지 모르는지.
손님이 배낭에서 비닐봉지를 하나 꺼내 효영에게 건넸다. 먹기 좋게 자른 오이가 든 봉지였는데, 아이스팩을 함께 넣어두어서 시원했다.
“산에서 먹으려고 싸둔 건데, 등산객들 나눠주려고 많이 챙겼어요. 이건 손도 안 댄 거라…….”
뭐라도 주고 싶다는 손님의 마음이 눈에 선해 거절할 수가 없었다. 손님이 글월을 떠나자, 효영은 봉지에서 오이를 하나 꺼내 아삭! 씹었다. 입안 가득, 싱싱한 여름이 부서졌다.
무슨 바람인지 효영은 다른 사람들의 글자도 구경했다. 서로 다른 글자체는 물론, 자기를 표현하는 표식도 전부 개성이 넘쳤다. 목록을 보고 있자니 세상에 이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말’을 지니고 산다는 게 신기하게 느껴졌다. 대학에 입학하고 한창 시나리오를 작업하는 일에 재미를 느끼던 시절, 학교로 가는 만원 지하철에서 문득 사람들의 머리를 바라본 적이 있었다. 저 수많은 이들의 머릿속에 어떤 기억이, 어떤 취향이, 어떤 아픔이 남았을지를 떠올리면 자기가 쓴 시나리오가 도대체 몇 사람에게 울림을 줄 수 있을는지……. 그 막막함에 겁이 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