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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71257522
· 쪽수 : 560쪽
· 출판일 : 2024-11-01
책 소개
목차
발단 … 009
제1장 추문 … 031
제2장 탈출구에서 사라진 남자 … 049
제3장 화려한 살인 … 077
제4장 조지와 다마코 … 123
제5장 플루트 문답 … 151
제6장 인간문화재 … 185
제7장 노 가면을 쓴 여자 … 213
제8장 탈출구의 모험 … 241
제9장 현장부재증명 … 279
제10장 욕조의 귀족 … 309
제11장 밀실의 열쇠 … 333
제12장 도깨비의 암굴 … 371
제13장 아아, 끔찍하도다! … 397
제14장 밀실을 열다 … 427
제15장 대붕괴 … 465
제16장 살인 리허설 … 493
대단원 … 519
작품 해설—구시대의 욕망이 만들어낸 지하 세계 … 555
리뷰
책속에서
후지산 기슭 가까이 있는 명랑장은 시나가와의 본가만큼 호화롭지는 않았다. 하지만 러일전쟁 후 얼마 되지 않아 정계에서 은퇴한 후루다테 다넨도 백작은 그 후 명랑장에 머무는 일이 많아졌고 결국 이곳에서 임종을 맞이했다. 죽기 직전까지 여러 명의 애첩들을 거느리고 있었다는 백작이니, 명랑장의 후궁도 그 수가 상당했을 것이다.
아무튼 앞서 언급한 회전 벽이나 도주용 탈출구 등 비밀 설계가 많은 데다 방금 언급했듯 줄줄이 방이 이어진 구조를 가진 명랑장은 언제인가부터 미로장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물론 그것은 뒷담화이고 험담이기도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후루다테 다넨도 백작에게는 선견지명이 있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비밀 설계는 그렇다 치고, 줄줄이 이어진 방의 구조는 훗날 여관으로 만들기에 안성맞춤이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 명랑장에는 한 가지 피비린내 나는 에피소드가 있다. 그리고 그 사건이 이제부터 이야기하려는 긴다이치 고스케의 탐정담과 깊은 관련이 있으므로 우선 그 일부터 간단하게 이야기해보도록 하자.
그 남자는 맞은편, 즉 입구의 오른쪽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어서 창고 입구에서 보면 오른쪽 옆모습밖에 보이지 않았는데, 뭔가에 겁을 먹은 것인지 그 옆모습은 무서울 정도로 일그러져 있었다. 안와에서 당장이라도 튀어나올 것처럼 크게 부릅뜬 눈은 앞에 있는 정체불명의 무언가를 파악하려는 듯 집념 어린 응시를 계속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눈이 아무것도 보지 않고 그저 단순한 유리체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은 누구라도 금방 알 수 있었다.
후루다테 다쓴도 백작은 일찍이 화류계의 호남자라고 일컬어졌고, 말 그대로 백마 탄 왕자님이기도 했으며 또 패션으로도 유명했다. 그렇게 점잔 빼는 멋쟁이의 마지막으로 이 무슨 어울리는 정경이란 말인가. 언제 어떤 경우라도 인간의 죽음을 우스갯거리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어떻게든 떠벌리고 싶어 할 만큼 그것은 뭔가 별난 최후였다.
그녀는 알아차렸을 것이다. 이 늙은 형사가 자신에 대해 심상치 않은 적의와 모멸적 감정을 갖고 있다는 것을. 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노의 가면처럼 새침한 냉정함을 그녀는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것 같다.
“그게 무슨 뜻인가요? 그분이 그저께 밤 여기 오셨다는 건가요?”
“부인은 아까 그 남자…… 아, 실례, 후루다테 씨의 시체를 보셨죠.”
“네……. 그게 무슨……?”
“이거 놀랍군요. 그럼 부인은 그 남자, 아니 피해자가 왼팔을 웃옷 아래에서 벨트로 몸통에 묶어 외팔이 남자 흉내를 낸 걸 모르고 계셨단 말씀이십니까?”
시즈코의 얼굴에 처음으로 동요의 기색이 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