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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독일소설
· ISBN : 9791171311439
· 쪽수 : 252쪽
· 출판일 : 2024-11-15
책 소개
목차
두 세계
카인
예수 옆에 매달린 도둑
베아트리체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야곱의 씨름
에바 부인
종말의 시작
작품 해설
작가 연보
독후감― 윤성근(작가)
책속에서
하나의 세계는 아버지의 집이었다. 그러나 그 세계는 심지어 더더욱 협소했으며, 실질적으로는 단지 나의 부모님만을 포함하고 있었다. 그 세계의 대부분은 내가 익히 알고 있던 것이었고, 어머니와 아버지라고 불렸으며, 사랑과 엄격함, 모범과 학교라고 불렸다. (…) 한편, 또 다른 세계 하나는 우리 집 한가운데서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그 세계는 완전히 달랐다. 냄새가 달랐고, 말하는 게 달랐고, 약속하고 요구하는 게 달랐다. 그 두 번째 세계에는 하녀와 일꾼들, 유령 이야기와 추잡한 소문들이 있었다. 그곳은 기괴하고 유혹적이며 끔찍하고 수수께끼 같은 일들, 도살장과 감옥 같은 것들, 술주정뱅이와 악다구니하는 여자들, 새끼를 낳는 암소와 넘어뜨려진 말들, 도둑질과 살인과 자살 이야기 등, 온갖 것들로 흘러넘쳤다.
데미안과 짧은 대화를 나누었던 그 날, 마침내 자유를 되찾았다는 확신이 들고 더는 재발할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자, 나는 곧바로 내가 그토록 자주 그리고 간절히 바랐던 일을 실행에 옮겼다. 나는 고백했다. 나는 어머니에게 가서, 자물쇠가 부서지고 돈 대신 가짜 돈으로 채워져 있던 저금통을 보여주었고, 내가 저지른 잘못으로 인해 얼마나 오랫동안 사악한 박해자에게 구속되어 있었는지 이야기했다. 어머니는 모두 다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저금통을 보았고, 나의 변화된 눈빛을 보았으며, 나의 변화된 목소리를 들었고, 내가 회복되었으며, 어머니의 품으로 되돌아왔다는 것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