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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72132682
· 쪽수 : 236쪽
· 출판일 : 2025-05-30
책 소개
목차
서문 • 5
1부 그냥 하는 마음
마흔, 멈춤 • 17
사과의 요정 • 22
만만 • 25
그러는 사이에도 세상은 돌아가지 • 29
벽 너머에 사람이 있음 • 34
노을을 빼먹지 않으면 • 38
오억만 • 42
이름을 몰라야 사탕인 경우 • 46
그래도 힘내요 • 50
2부 삶 쪽으로
청수사 • 57
안 좋은 꿈은 아니고 슬픈 꿈 • 61
우리가 깜빡 생을 잊는 동안 • 66
돌아올게 • 70
엄마의 과거 • 71
두 고모 • 76
너의 동쪽 뺨 • 81
끙끙대기 방 • 85
달의 기분 • 90
1년 뒤의 비행기 티켓 • 94
기운을 팔아요 • 98
내 마음속에 당신이 있는 한 • 104
걱정은 선반 위에 • 108
3부 우울할 때 쓰는 사람
디지털미디어시티역 • 115
몇 가지 거짓말 • 119
쿤 • 124
빨간 코트 • 129
사랑 이야기 모임 • 134
사랑은 듣기 • 138
아이들은 언젠가 춤을 춘답니다 • 142
저녁의 시선 • 146
거기서 거기 • 148
봄은 고요하지 않다 • 150
은밀한 열광자 • 151
일기들 • 155
쑥스러워서 • 160
그 사람이 혼자 울던 밤 • 162
고독한 미식가 • 167
4부 사랑의 얼굴
개구리 놀이터 • 175
기나긴 화목을 견디는 방법 • 179
상실감 • 185
머리 땋기 • 190
이름을 닮은 사람 • 195
제이의 비행 • 199
촛불 같은 이웃 • 204
두고 온 편지 • 208
바다에 채찍질하지 않기 • 212
초대 없는 행사 • 217
한바탕 꿈이라면 • 221
지금은 믿을 수 없겠지만 • 226
고유한 불행 • 230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고쳐 쓰는 일이 만만하진 않다. 고치지 않아도 되는 마음이라면 얼마나 편할까. 하지만 마음을 고치는 도중에만 보이는 풍경들이 있다. 그 풍경을 굳이 봐야 하나. 보는 게 의미가 있을까. 있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우니까. 어떤 아름다움은 고통을 지불했을 때만 찾아오니까. 물론 적당한 고통이어야 할 것이다. 너무 큰 고통은 아름다움을 느낄 힘마저 빼앗아 버린다. 마음이 너무 크게 해지기 전에 미리미리 고쳐두는 일이 그래서 필요한 것 같다.
돌아보면 이 시절 또한 찬란히 젊었구나 할 것을 알면서, 30대가 끝난 뒤 나이 듦에 대한 감각 때문에 종종 침울해진다. 얼굴의 주름이나 늘어가는 군살 따위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40대라는 숫자가 주는 압력에 짓눌릴 때가 있다. 사십이라니. 아무것도 해놓은 게 없는데 사십이라니. 무얼 상상하든 그와는 다른 것을 주는 인생의 법칙에 걸맞게 나의 마흔 또한 뜻밖의 형태로 다가왔다.
봄꽃이 지고 더위가 찾아올 무렵 중증 우울 에피소드가 시작됐다. 모든 것, 그야말로 모든 것이 멈추었다. 다니던 직장, 가꾸었던 관계, 반복되던 일상, 계획한 일들, 누리고 느끼던 감정들, 생을 떠받치는 크고 작은 의지 전부가. 걸려 넘어지다, 라는 표현은 그럴 때 쓰는 것임을 경험했다. 40대의 문턱에 나는 완전히 걸려 넘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