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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유럽여행 > 유럽여행 에세이
· ISBN : 9791172246686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5-06-13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장 지진과 함께한 바로크 도시들
1. 사보카Savoca/포르짜 다그로Forza D’Agro/타오르미나Taormina
2. 에트나 화산 도시 카타니아Catania
3. 신화가 살아있는 시라쿠사Siracusa
4. 바로크의 진수 마르자메미Marzamemi/노토Noto/모디카Modica
2장 지중해의 진주 몰타Malta
1. 루쪼의 어촌마을 마르사실로크Marsaxlokk
2. 시간 속의 도시 임디나Mdina
3. 우연히 만난 몰타의 아름다움 멜리에하Mellieha
4. 떠나기 아쉬웠던 중세 기사의 도시 발레타Valletta
3장 신들과 여행하는 이야기 속의 도시들
1. 발 디 노토 바로크의 막내 라구사Ragusa
2. 고대 로마인의 초대 빌라 로마나Villa Romana
3. 신들과의 대화 아그리젠토Agrigento
4. 영화 대부의 씨앗 코를레오네Corleone
5. 트로이의 유산 세제스타Segesta
6. 열정적인 비너스의 키스 에리체Erice
7. 시간을 숨겨놓은 왕의 산 몬레알레Monreale
8. 아름다운 관용의 도시 팔레르모Palemo
저자소개
책속에서
대성당 광장에는 분수가 있고, 분수 중앙에는 오벨리스크를 등에 지고 있는 코끼리 조형물이 보인다. 오벨리스크는 이집트에서 가져온 것을 조형물 설계자인 지오반니 바티스타 바카리니(Giovanni Battista Vaccarini)가 18세기에 재사용한 것으로 추정한다. 오벨리스크는 상부 끝은 뭉뚝하고, 십자가가 달려 있다. 이 코끼리상은 카타니아의 공식 문장으로 쓰이고, 카타니아인들은 리오트루(Liotru)라는 애칭으로 부른다고 한다.
12세기에 노르만 지배 시절 지어진 이 성당은 1693년 대지진으로 손상을 입어 18세기에 지오반니 바티스타 바카리니(Giovanni Battista Baccarini)의 설계로 바로크 양식으로 재탄생하였다. 전면 파사드는 3단으로 각 단은 장식성이 뚜렷한 코린트식 기둥이 받치고 있다. 중앙에는 성녀 아가타가 한민족이 일본과 늘 논쟁거리가 되는 욱일승천 형태의 아우라가 장식되어 있다. 정문 입구에는 고뇌하는 표정의 바오로와 베드로가 지키고 있다. 지붕 위에는 역시 성녀가 십자가를 받치고 있는데, 십자가가 크리스마스실에서 보던 것처럼 가로 막대가 하나 더 있다.
오후 6시가 넘은 시각이라 미사가 진행되는 것 같아서 수녀님께 이야기했더니 후문으로 들어가면 된다고 일러 주길래 들어가 잠시 미사에 참여하고 나왔는데 알고 보니 결혼식 미사였다. 해프닝을 뒤로하고 위쪽에 있는 성당의 광장으로 가니 그곳에서 본 성당의 미사를 하고 있었다. 성당은 멜리에하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있으며 조금 전에 내려다본 장소보다도 높은 곳인데, 이곳에서 바라다본 석양 경치는 굳이 바닷가의 일몰이 아니라도 얼마든지 아름다운 세상을 볼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듯하다.
멋진 석양을 등지고 떠나면서 오늘 일정을 마무리했다. 평소보다는 늦은 시간이지만 여유 있게 주차한 곳으로 내려오는 도중 조금 전 보았던, 그리고 우리가 혼인 미사에 참여했던, 결혼식의 주인공들이 사진 촬영 중이었다. 필자도 실례를 무릅쓰고 허락을 받아, 행복한 모습의 새로 탄생한 부부를 축하하는 마음을 담아 촬영했다.
에리체 주차장을 목표 지점으로 설정한다는 것이 딴생각하면서 조작했는지 세제스타로 잘못 설정되어 한참을 가다, 아내가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해서 안전지대에 세우고 점검해 보았더니 역시 아내 말이 맞았다. 다시 설정하고 출발하니 애초에 25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1시간 넘게 걸리고, 시간을 허비한 만큼 다른 일정도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더 나쁜 것은 어제 나쁜 날씨 때문에 제대로 에리체를 체험 못 했는데 오늘 아침도 상황이 어제보다는 조금 나았지만, 선명한 경치를 볼 수 없었다.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 그것뿐이겠거니 하고, 에리체 골목 투어로 아쉬움을 대신했다. 이곳의 유명한 마리아 할머니 과자점에서 과자를 사서 맛을 보기로 했다.
다음날에 밝혀질 일이지만 필자와 아내는 그것을 먹어보고 경악했다.